스타트업 해외진출의 이정표, '엔슬 글로벌 밋업' 성료
[IT동아 김영우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건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인물, 그리고 새로운 기업이다. 특히 참신한 콘텐츠와 제품으로 무장한 스타트업 기업들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사회적 공감을 얻고 있다. 하지만 아이디어가 좋아도 자금이나 마케팅 능력의 부족으로 뜻을 펴지 못하는 스타트업이 많다는 건 아쉬운 일이다.
이러한 스타트업에게 큰 도움이 되는 파트너가 바로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라고 불리는 스타트업 육성 전문기관이다. 이들은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 자금을 지원하거나 각종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한다. 그리고 창업진흥원 등의 정부기관에서도 이러한 스타트업 및 액셀러레이터를 지원하고 있다.
< 엔슬 글로벌 밋업 참석자들>
4일,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엔슬 파트너스(ENSL Partners)는 해외 각국의 액셀러레이터 관련 대표 인사들을 초청,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들 상대로 강연 및 정보교환(네트워킹)이 이루어지는 ‘엔슬 글로벌 밋업(ENSL Global Meet-UP)’ 행사를 서울 CKL 기업지원센터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선 러시아, 인도네시아,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등 각국의 액셀러레이터 대표자들이 강연했으며, 국내 스타트업 기업인 수십명이 참여해 관심을 끌었다.
< 말레이시아 썬웨이 이노베이션 랩스의 매티즈 길트잔 디렉터>
가장 먼저 단상에 오른 건 말레이시아 썬웨이 이노베이션 랩스(Sunway Innovation Labs)의 매티즈 길트잔(Matthijs Geert-Jan) 디렉터였다. 썬웨이 그룹은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대기업으로, 건설, 숙박, 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썬웨이 이노베이션 랩스는 썬웨이 그룹에서 세운 스타트업 지원 단체다. 말레이시아 진출을 하고자 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있다면 썬웨이의 역량을 통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리웬 디렉터는 강조했다. 특히 멘토링은 물론, 테스트배드로서의 활용도 가능하며, 엔젤(초기 투자자)로서의 역할도 겸하고 있으므로 말레이시아를 발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노린다면 자신들이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러시아 악셀러레이터의 안젤리카 쉬슈노바 CEO>
러시아 악셀러레이터(Aksellerator)의 안젤리카 쉬슈노바(Anzhelika Sheshunova) CEO와 슬라바 시멘추크 공동창업자가 뒤이어 설명을 이어갔다. 그들은 러시아 시장이 국토의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성장세가 강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러시아 국내 스타트업들의 경쟁이 아직 치열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도입한다면 대단히 빠른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스타트업에 러시아 진출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전했다. 우선 러시아에서 함께할 파트너의 배경을 면밀히 파악해야 하며, 어떤 만남을 가지건 무조건 시간 엄수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른바 ‘와일드머니’라고 불리는 러시아의 유전이나 광업 분야의 자산가들이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이들이 좋은 엔젤 투자자가 되어줄 수도 있다는 조언도 전했다.
< 홍콩 프로페시 캐피탈의 융얏밍 CFA>
홍콩 프로페시 캐피탈 유한회사(Prophecy Capital Limited)의 융얏밍(YUNG YAT MING) CFA도 단상에 올라 홍콩 진출을 노리는 국내 스타트업을 위한 조언을 했다. 그는 특히 프로페시 캐피탈이 다른 액셀러레이터와 달리 투자금 회수(Exit)를 중심으로 한 업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와 관련한 방법을 잘 알려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과 아시아 지역을 연결하는 관문으로서 홍콩이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기업공개(IPO)를 할 때 상대적으로 적은 매출로도 원활하게 상장이 가능한 곳이 홍콩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 엔비디아 인도네시아 지역 디렉터인 애드리안 아디 레스모노>
엔비디아(Nvidia)의 인도네시아 지역 디렉터인 애드리안 아디 레스모노(Adrian Ardy Lesmono)가 뒤를 이어 인도네시아 시장의 이모저모를 소개했다. 그는 인도네시아가 한국에서도 잠재성이 높은 시장으로 유명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국민 소득 수준이 낮은 편이긴 하지만 인구가 많으며, 특히 전체 인구 중 청년층 이하의 비중이 68%에 이르고 모바일 기기의 보급률이 높은 점도 이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구수와 국토의 크기에 비해 물류 산업이 약하기 때문에 이 점을 파고들면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는 아직도 오프라인 산업의 비중이 큰 편이라 언어의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자신에게 연락하면 이와 관련한 조언을 해 줄 수 있다고 밝혔다.
< 태국 프라이빗 이퀴티 컴퍼니의 나와락 퐁삭 기술 디렉터>
태국 프라이빗 이퀴티 컴퍼니 유한회사(Private Equity Company Limited)의 나와락 퐁삭(Nawalak Pongsak) 기술 디렉터는 태국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강조했다. 태국은 농업 및 제조업이 주력이지만 관광업의 비중 역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며, 최근에는 관광 관련 스타트업이 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태국의 E-커머스 시장에서 알리바바나 아마존 등의 외국 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등, 외국의 스타트업이 진입하기에 좋은 환경이 구축되었다고 밝혔다. 한국의 스타트업이 태국 진출을 노린다면 법률이나 문화, 투자유치 등에 대한 조언을 자신이 해 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큰 점에 주목해 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한편 이날 행사 후반부에는 해외 진출을 노리는 스타트업 기업인들이 단상에 올라 해외 액셀러레이터들을 상대로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메모리를 적게 차지하면서 인공지능 처리 속도를 높이는 가속 솔루션을 개발한 '소이넷', 인공지능 기반의 B2B 거래용 플랫폼을 선보인 '캐스팅엔', 개인화된 아이의 정보를 이용한 맞춤형 육아용 앱인 맘들(Momdl)을 선보인 '올이지널', 해외송금에 특화된 핀테크 기업 '핀샷', 그리고 맞춤형 가구 제작 플랫폼을 선보인 '메르베스'등이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 해외 액셀러레이터들의 관심을 끌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