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5.6인치 라이젠 R3 노트북의 교과서, 에이수스 비보북 X512DA
[IT동아 남시현 기자] 노트북을 구매한다면, ▲용도와 크기 ▲지출 가능한 가격 ▲필요한 성능을 따져야한다. 일단 용도와 크기가 가장 중요하다. 평소에 자주 휴대한다면 13~15인치 내외 가벼운 모델이 적합하고, 외부 휴대가 거의 없다면 15인치가 적합하다. 만약 3D 렌더링이나 영상 작업, 게이밍 용도라면 조금 크고 무겁더라도 15인치 이상 고성능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용도와 크기는 가격과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동일한 성능에 2kg대 노트북과 1.2kg대 노트북이 있다면 후자가 1.5~2배 비싸다. 그래서 크기와 무게를 가장 먼저 고르고, 본인이 지출 가능한 가격에 맞는 성능과 부가 기능을 갖춘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작업/게이밍 노트북은 같은 가격에 최대한 높은 성능을 갖추기 위해 무게와 크기를 양보하는 것이다.
노트북은 최소한 용도와 크기만 분류할 수 있어도 선택지가 많이 줄어드니, 크기와 무게를 명심하자.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지출 가능한 가격'이 최우선인 경우가 있다. 용도나 크기와 관계없이 정해진 금액에서 가격 대비 성능비가 가장 높은 제품을 찾아야 하는 경우다.
최저가 노트북보다는, 저렴하더라도 쓸만한 노트북을 고르는 게 좋다.
만약 노트북 구매를 위해 30만 원만 주어진다면, 선택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그나마 인텔 셀러론, 펜티엄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이 있지만, 자체 성능도 낮거니와 32GB 저장 장치와 2GB 메모리, 초저가 패널을 장착한 제품이 많다. 인터넷 강의나 웹서핑만 해도 버벅거릴 정도라, 사실상 보급형 스마트폰을 쓰는게 나을 지경이다.
최저가 노트북을 구매한다면 최소한 30~40만 원대까지는 고려해야 한다. 이 가격대부터 인텔 코어 i3, 라이젠 3 프로세서가 탑재되며, 128GB SSD 및 4GB 메모리가 사용된다. 저장 장치가 부족하지만, 사무 용도로는 충분하다. 가격은 인텔 8세대 i3 노트북이 39만부터 시작하고, 라이젠 3 노트북이 34만 원부터 시작한다. 같은 가격이라면 라이젠 3 기반 노트북에 더 많은 부가기능이 탑재된다.
2세대 라이젠 APU 기반 15.6인치 노트북, 에이수스 비보북 X512DA
에이수스(ASUS) 비보북 X512DA는 AMD 2세대 모바일 프로세서인 피카소를 탑재한 보급형 노트북이다. 모델은 4개 코어 APU인 라이젠 5 3500U를 탑재한 X512DA-BQ475, 3개 코어 APU 라이젠 3 3200U를 탑재한 X512DA-BQ473으로 나뉜다. APU(Accelerated Processing Unit)는 AMD CPU와 내장 그래픽 VEGA GPU가 혼합된 프로세서라는 의미로, 노트북 용으로 특화된 프로세서라고 이해하면 된다.
X512DA-BQ475와 BQ473은 프로세서만 다르며, 제품 구성과 하드웨어 스펙은 동일하다. 가벼운 문서 작업 목적이라면 라이젠 R3 3200U APU를 탑재한 X512DA-BQ473, 포토샵, 영상 편집 작업도 종종 진행한다면 X512DA-BQ475를 추천한다. 다만 두 제품 다 운영체제가 포함되지 않았으므로, 직접 윈도우 10을 설치해야 한다.
디스플레이는 대각 기준 39.62cm, 15.6인치 IPS 패널이 사용된다. 보급형 패널이라 사진 및 영상 규격 표준이 되는 sRGB 색영역을 완전히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비반사 처리가 적용돼 사무 및 문서 작업 용도로는 충분하다. 해상도는 FHD(1,920x1,080)를 제공하며, 좌우 및 상단 방향 테두리를 얇게 만들어 주변부도 깔끔하다.
키보드는 치클릿 타입으로 돼 있다. 치클릿 타입은 키와 키 사이가 떨어져 있어 오탈자를 줄여주고, 키보드 틈새를 막아놔 이물질 유입이 적다. 어두운 곳에서 키보드를 확인할 때 쓰는 LED 백라이트는 제외된 점은 아쉽지만, 숫자 입력을 돕는 넘버패드가 포함돼 이를 만회한다. 또 디스플레이를 젖히면 바닥과 5mm 뜨게 돼 있어 좀 더 편하게 타자를 입력할 수 있다.
터치패드 우측에는 지문 인식 버튼이 위치한다 지문 인식 버튼이 있으면 비밀번호보다 안전하게 노트북을 잠글 수 있고, 해제도 훨씬 빠르다. 사무 작업 시 필요한 보안과 편의성을 동시에 잡았다.
노트북 좌측은 2개의 USB 2.0 포트와 전원 및 충전 표시등이 배치돼있고, 우측으로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과 오디오 포트, USB C 규격 포트 1개, HDMI 포트 1개, USB 3.0 포트 하나와 전원 단자가 위치한다.
USB C 규격 포트는 최신형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원통형 단자로, 유선 인터넷 연결을 위한 랜(LAN) 포트용 액세서리나 USB 포트 수를 늘리는 데 쓰는 USB 허브, 스마트폰 연결, 휴대용 디스플레이 등을 연결하는 데 쓰인다.
의외로 업그레이드 여지가 많다. 기본 포함된 SATA3 M.2 SSD는 128GB지만, 슬롯 형식이라 직접 교체할 수 있다. 이 슬롯은 SATA 3 방식과 NVMe 방식 모두 호환된다. 또 기본 제공되는 SSD를 포함해, 2.5인치 하드디스크 및 SATA 3 SSD를 장착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다.
메모리 확장도 가능하다. 해당 노트북은 4GB DDR4 메모리가 메인보드에 부착돼있는데, 이와 별개로 최대 8GB까지 인식하는 메모리 슬롯이 있어 최대 12GB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메모리를 추가한다면 노트북용 DDR4 메모리 4GB/8GB 모델을 구매해 장착하면 된다.
무선 인터넷은 802.11 ac로 불리는 와이파이 5 연결에 대응하며, 블루투스 4.2를 동시 지원하는 인텔 AC8265 칩세트가 장착돼있다. 이 부분도 필요하다면 무선 랜카드 교체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배터리는 37와트시(Wh) 2셀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돼있다. 완전히 충전된 상태로 최대 절전 모드에 중간 밝기라면 최대 6~7시간, 최대 성능에 최대 밝기로는 1시간 20분 정도 쓸 수 있다.
동영상과 웹 서핑, 문서 작업, 비디오 그래픽 편집 등을 복합적으로 실행해 배터리 소모 시간을 가늠하는 프로그램, 피시마크 : 홈 '배터리 라이프'를 실행해 배터리 수명을 테스트했다. 테스트는 최대 밝기에 '향상된 성능'으로 진행했는데, 약 2시간 39분으로 측정됐다. 복합적인 프로그램을 돌리는 실사용 환경이라면 이 정도 사용할 수 있다.
뒤이어 노트북 성능을 수치로 표기하는 프로그램, 시네벤치 R20 결과를 첨부한다. 해당 테스트에서 AMD 라이젠 3200U 프로세서가 획득한 점수는 714점, 4년 전 130~160만 원대 노트북이었던 인텔 코어 i5-5500U 탑재 노트북보다 근소하게 높다. 최근 출시되는 고성능 제품과 비교하기엔 무리지만, 사무 작업 용도로는 충분하다.
사무용에 충실한 성능과 업그레이드 가능, 그러면서도 40만 원대 초반의 착한 가격
저가형 노트북은 2~3만 원에 외관이나 디자인, 만듦새에서 큰 차이가 난다. 저렴한 제품일수록 USB 3.0 포트가 없다던가, SSD 대신 하드디스크만 탑재됐다는 식이다. 그래서 최저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가장 낮은 가격에서 몇 만원 더 지불하는 게 상책이다. 40만 원 대 노트북에서는 에이수스 비보북 X512DA-BQ473이 최소 기준이다.
물론 에이수스 비보북 X512DA도 백 만원이 넘는 제품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따르지만, 사무 용도로 부족함이 없는 라이젠 3 3200U 프로세서와 128GB SSD, USB C 규격 포트를 포함한 4개의 USB 포트, 넘버패드가 포함된 키보드와 15.6인치 광시야각 IPS 디스플레이를 갖추고도 40만 원대 초반이라는 조건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보급형 제품에서 간과되는 무게도 1.6kg으로 가벼운 편인 데다가, 메모리와 저장 장치 업그레이드까지 가능하다. 이쯤 되면 15.6인치 보급형 시장을 잠식하기 위한 전략 기종이라는 느낌이다. 30~40만 원대 견적으로 쓸만한 사무용, 외부 활동용 노트북을 찾는다면 에이수스 비보북 X512DA만한 제품도 없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