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렉트X11과 사이드카 지원, 패러렐즈 데스크톱 15 정식 출시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운영체제(Operating System, 이하 OS)를 기반으로 동작한다. 흔히 말하는 구글 안드로이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애플 iOS, 리눅스 같은 게 OS 명칭이다. OS가 있어야 데이터와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고, 프로그램과 하드웨어가 호환된다.

그런데 아이폰용 앱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돌아가지 않고, 안드로이드용 앱이 아이폰에서 동작하지 않는 것처럼, OS마다 돌아가는 프로그램도 정해져 있다. 만약 애플 맥OS 기반 컴퓨터에서 윈도우 프로그램을 쓰고 싶다고 해서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 컴퓨터 내부에 윈도우 OS를 추가로 설치하거나, 맥 OS 내부에 가상으로 운영체제를 설치해야만 한다.

윈도우 10 사용자라면 번거롭게 맥OS 프로그램을 찾을 일이 적다. 하지만 맥 사용자는 윈도우 10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최소한 한국에서는 거의 모든 공공기관 및 금융기관이 윈도우를 중심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맥OS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작업에 한계가 있다. 패러렐즈(Parallels)가 겨냥한게 바로 이 시장이다.

윈도우 사용자에게는 생소한 패러렐즈 데스크톱, 하지만 맥 사용자에게는 필수품.

패러렐즈 데스크톱은 맥OS에 윈도우를 가상으로 쓰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패러렐즈 데스크톱은 맥OS에 윈도우를 가상으로 쓰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패러렐즈 데스크톱은 맥OS에 윈도우를 가상으로 쓰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패러렐즈 데스크톱은 윈도우 10 사용자에게는 생소한 프로그램이다. 반면에 맥 사용자라면 한 번쯤 사용해봤을 정도로 유명하다. 대한민국의 컴퓨터 환경은 철저하게 윈도우 중심이라, 맥OS 컴퓨터만으로 못 하는 일이 많다. 당장 한컴오피스의 .HWP 파일을 편집할 수 없다던가, 윈도우용 NTFS 저장 장치도 연결할 수 없다.

애플도 이 점을 인지해 애플 컴퓨터에 여러 OS를 설치할 수 있는 '부트캠프(Boot Camp)'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맥OS 대신 윈도우 10으로 컴퓨터를 부팅할 수 있다. 다만 맥OS 사용 중에 윈도우 프로그램을 쓰고 싶다면 재부팅 해야 한다.

패러렐즈 데스크톱은 맥OS 화면에서 곧바로 윈도우 프로그램을 쓸 수 있게 해주는 가상화 프로그램이다. 재부팅 없이 맥OS와 윈도우 10을 동시에 쓸 수 있어 부트캠프보다 편리하다.

패러렐즈 데스크톱 15 출시, 무엇이 업그레이드됐나?

맥 OS 카탈리나에 대응하는 패러렐즈 데스크톱
15
맥 OS 카탈리나에 대응하는 패러렐즈 데스크톱 15

<맥 OS 카탈리나에 대응하는 패러렐즈 데스크톱 15>

패러렐즈 데스크톱은 맥OS가 판올림 될 때마다 새 버전으로 출시된다. 패러렐즈 데스크톱도 15버전이 출시된 이유도, 올가을 출시될 맥OS 카탈리나(MacOS Catalina, 버전 10.15)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이번 패러렐즈 데스크톱 15의 가장 큰 변화는 ▲ OpenGL 대신 애플 메탈 API로 전환해 다이렉트 X 9, 10, 11을 공식 지원 ▲ 윈도우 10 가상머신 설치 시 모든 엑스박스 게임 실행 가능 ▲ 맥OS 카탈리나에 포함된 태블릿 연동 기능, 사이드카와 애플 펜슬 지원 ▲ 블루투스 연결 지원 ▲ 물리 저장 장치를 가상 OS 내부 디스크처럼 활용 ▲ 80% 향상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및 15% 향상된 3D 그래픽 성능이 있다.

패러렐즈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인 커트 슈무커가 발표를
진행했다.
패러렐즈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인 커트 슈무커가 발표를 진행했다.

<패러렐즈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인 커트 슈무커가 발표를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커트 슈무커(Kurt Schmucker) 패러렐즈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가 직접 발표에 나섰다. 패러렐즈 데스크톱 15의 주요 골자는 지원이 종료되는 OpenGL 대신 애플 메탈 API를 사용했고, 14버전까지 지원되지 않던 다이렉트 X 9, 10, 11을 정식 지원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최신 버전인 다이렉트 X 12는 차기 맥OS 출시에 맞춰 추가될 예정이다.

다이렉트 X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플랫폼에서 작업하기 위한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로, 이것이 쓰이지 않는 윈도우 프로그램 및 게임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중요한 기능이 지원되지 않았으므로 패러렐즈 자체의 실행 파일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패러렐즈 데스크톱 15는 직전 버전까지 쓸 수 없었던 CAD/CAM 프로그램, 오토데스크 3ds 맥스 2020, 루미온, 아크GIS 프로 2.3, 마스터 시리즈를 지원하게 됐고, 플레이 가능한 게임도 많아졌다.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게임도 모두 실행된다.

비즈니스 환경을 위한 가상 신뢰 플랫폼 모듈도
추가된다.
비즈니스 환경을 위한 가상 신뢰 플랫폼 모듈도 추가된다.

업무용으로 패러렐즈 데스크톱을 사용하는 기업, 개인 사용자를 위해 가상 신뢰 플랫폼 모듈(vTPM)도 제공된다. 신뢰 플랫폼 모듈은 컴퓨팅 환경에서 암호화 키를 저장하기 위한 규격을 말하며, 이 기능을 갖춰야 암호화된 키, 패스워드, 디지털 인증서 등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가상 OS로 구현하는 것이지만 윈도우의 볼륨 암호화 기능인 비트로커(BitLocker)를 지원하며, 가상 스마트 카드나 윈도우 헬로 PIN(비밀번호 입력)도 쓸 수 있다. 다만 더 높은 신뢰가 요구되는 안면 인식, 지문 인식은 가상으로 지원되지 않아 제외됐다.

맥 os 카탈리나에 포함된 사이드카를 이용, 아이패드를 윈도 태블릿으로 사용할 수
있다.
맥 os 카탈리나에 포함된 사이드카를 이용, 아이패드를 윈도 태블릿으로 사용할 수 있다.

맥OS 카탈리나에 최적화된 버전답게, 최신 기능에 대한 대응도 잇따른다. 맥OS 카탈리나가 설치된 애플 컴퓨터는 애플 아이패드를 보조 모니터로 사용할 수 있는 '사이드카' 기능이 포함돼있다.

시연에서는 맥북 프로와 애플 아이패드를 사이드카로 연결해 외장 모니터로 만든 다음, 애플 아이패드 프로에 윈도우 10 태블릿 모드를 화상화했다. 애플 펜슬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프로 태블릿이 된 셈이니, 웹툰 작가나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유용할 것이다.

이외에도 블루투스 지원, 터치바 입력 지원, 애플 ID 인증을 윈도우에서 쓸 수 있게 해주는 기능도 추가된다. 애플 ID는 맥 OS 카탈리나가 정식출시된 이후 1~2주 내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가격 정책은 영구 구매, 연간 구독이
있다.
가격 정책은 영구 구매, 연간 구독이 있다.

패러렐즈 데스크톱의 가격은 15 버전 영구 라이선스가 12만 원, 프로 에디션 및 비즈니스 에디션이 연간 12만 원이다. 기존 패러렐즈 데스크톱 버전과 관계없이 15로 판올림할 경우 6만 원에 구매할 수 있고, 프로 버전으로 올릴 경우 연간 6만 원이다.

커트 슈무커는 "패러렐즈 데스크톱 15은 맥OS 카탈리나를 위한 버전이다. 이전 버전인 맥OS 모하비에서도 원활하게 동작하지만, 카탈리나에서 이뤄진 핵심 기능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으니, 카탈리나에서 훨씬 더 좋은 경험을 제공해주리라 본다"며, "다만 발표에서 보여준 모든 기능은 설치할 애플 컴퓨터 CPU와 그래픽 카드 성능에 좌우되므로, 모든 맥OS에서 기대만큼 성능 향상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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