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알고 보니 호환?’ 그냥 보면 모르는 엔비디아 지싱크 인증
[IT동아 강형석 기자] 디스플레이, PC 모니터 시장에는 최근 '반응형 수직 동기(Adaptive Vertical Sync)'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G-SYNC Compatible)'과 AMD '라데온 프리싱크(RADEON FreeSync)'가 반응형 수직 동기화 기술을 대표하는 기술로 꼽힌다. 그런데 최근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이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면서 대응 제품 수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싱크 호환 기술은 초기 기존 프리싱크 모니터를 중심으로 활용했지만, 최근 삼성과 LG 등에서 엔비디아 인증을 받은 지싱크 호환 대응 모니터를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세를 늘려가는 모습이다. 그 덕에 소비자는 취향에 맞는 게이밍 모니터를 선택해 최적의 게이밍 경험이 가능해졌다.
문제는 프리싱크보다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에 있다. 해당 인증을 받은 모니터의 외관을 보면 지싱크 호환인지 하드웨어(제어 칩) 기반의 지싱크 기술에 대응하는 모니터인지 쉽게 인지하기 어렵다. 제품 포장(패키지)에는 '호환(Compatible)'이라는 문구가 있지만 작아서 쉽게 인지할 수 없고, 오히려 지싱크 로고만 크게 넣어 알리고 있어 혼동을 야기한다.
'지싱크와 지싱크 호환?' 그게 뭔데요?
지싱크와 지싱크 호환 모두 기본적인 틀은 같다. 모니터는 기본적으로 1초에 화면을 표시할 수 있는 주사율을 갖는다. 60Hz 주사율을 갖는다면 1초에 화면이 60회 깜박이게 되고, 144Hz~240Hz라면 이 수치에 맞게 모니터가 깜박이게 된다. 주사율이 높을수록 화면은 더 많이 깜박이고 그만큼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경험할 수 있다.
단순히 화면만 많이 깜박인다 해서 최적의 게이밍 경험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PC 성능에 따라 게임 내 데이터는 느리거나 혹은 빠르게 처리된다. 느리면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게 끊기는 '스터터링' 현상이 나타나고, 빠르면 부드럽지만 상황에 따라 모니터가 쫓아가지 못해 화면이 갈라지는 '티어링' 현상이 발생한다.
지싱크 기술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기술이다. 끊기거나 화면이 잘려 나가거나 하는 상황에 맞춰 모니터 주사율을 동기화 시켜 어떤 상황에서도 부드러운 화면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지 지싱크는 모니터에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지포스)와 처리 상황을 실시간으로 주고 받는 전용 제어장치(칩)를 달았고, 지싱크 호환은 디스플레이 포트의 표준 기술을 활용해 구현한다.
지싱크와 지싱크 호환의 차이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제어장치가 직접 모니터 주사율을 제어하는 지싱크는 화면이 1초에 한 번 깜박여도 움직임을 보상해준다. 그러나 지싱크 호환은 끊김에 의한 보상이 이뤄지는 최소 수치가 존재한다. 모니터마다 다르지만 30~50Hz 구간 내에서 제공하게 된다.
가격도 상이하다. 동일한 구성과 성능으로 설계된 모니터라면 아무래도 별도의 제어장치가 탑재되는 지싱크 쪽이 조금 더 가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차이가 있음에도 엔비디아는 두 기술에 쓰는 지싱크 로고를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특별한 구분 없다는 엔비디아, 구분은 소비자 몫?
이에 대한 엔비디아의 입장은 무엇일까? 엔비디아 코리아 측은 "지싱크와 지싱크 호환은 같은 로고를 쓰는 것은 맞다"며 "같은 로고를 쓰는 것은 지싱크 호환으로도 지싱크에 준하는 경험이 가능함을 의미하기 때문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어떻게 지싱크 호환이 지싱크에 준하는 경험이 가능하다는 것일까? 엔비디아의 입장은 이렇다. 지싱크 호환 인증을 받으려면 해당 모니터가 엔비디아의 까다로운 기준을 만족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자체적으로 지싱크 인증 모니터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 때 모니터는 가변 주사율 대응 범위가 적절한지 불필요한 깜박임은 없는지, 이미지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등 여부를 따진다.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 지싱크 기술의 경험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보여진다.
하지만 지싱크는 여기에 추가적으로 300여 개 이상의 이미지를 시험하고 모든 영역에서의 가변 주사율에 대응하는지를 본다. 추가로 생산 단계에서의 색감 조율과 화면 번짐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주사율을 높이는 등의 조건도 만족해야 한다. 단순히 화면이 끊기지 않고 부드럽게 보여진다는 측면에서는 두 기술이 동일하겠지만 근본적인 성능에서는 차이가 있다.
중요한 것은 지싱크 호환이 지싱크에 준하는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면 굳이 제어장치가 있는 모니터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 지싱크 호환 모니터는 기본적으로 AMD 라데온 프리싱크 기술에도 대응하기 때문에 엔비디아 그래픽카드만 호환되는 지싱크 모니터는 더 필요가 없어진다. 엔비디아는 왜 지싱크 제어장치를 만들어 공급하고 있는 것일까?
지싱크와 지싱크 호환을 뚜렷하게 구분하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제품 내 문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구매 전 혼동이 있을 수 있어서다. 물론, 대다수 소비자들이 구매 전에 제품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겠지만 '지싱크가 좋다더라'라는 이야기만 듣고 관련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라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엔비디아가 안일하게 대응하는 사이, 지싱크와 지싱크 호환을 구분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 되었다. 엔비디아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