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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에 필요한 빅데이터, 부담 없이 사서 쓰세요" -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민기영 원장

이문규

[IT동아]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민기영 원장

'데이터를 가진 자가 세상을 움직인다'는 말이 현실이 될 만큼 데이터가 중요한 시대다. 하루에도 끊임없이 쏟아지고 쌓이는 수 많은 데이터를 제대로 보관, 관리, 분석, 활용할 수 있으면, 기업을 넘어 국가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은 1993년에 설립된 '데이터 전담기관'으로, 국내 데이터 산업의 성장과 데이터의 사회적 활용을 증대시키기 위해 다양한 공익사업을 추진하는 기관이다. 진흥원은 설립 초기 1990년대에는 부동산, 세무 등의 공공 데이터베이스 구축사업 등을 주도하며 국가정보화 시대로 발돋움하는 바탕이 됐고, 2000년대 들어서는 데이터 품질관리를 선도하며 데이터 활용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데이터 거래·유통과 전문인력 양성에 목표를 두고, 데이터 산업 외 전 산업 분야에서 데이터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에 한국데이터진흥원 민기영 원장을 통해 진흥원의 사업 현황과 한국 데이터 산업의 미래에 대해 들어본다. 

'데이터 산업’의 개념이 아직은 명확하지 않은 듯하고, 데이터 경제 규모도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진흥원은 어떤 활동을 추진하고 있나?

2018년 기준으로 국내 데이터 산업 전체시장 규모는 약 15조 원이고, 정부는 2025년까지 30조 원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때문에 데이터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조성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기존의 데이터 산업이 데이터 '수집/구축/관리'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데이터 '활용'으로 바뀌었다. 전통산업인 제조업, 의료업 등 관련 기업들도 데이터 활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데이터 산업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도 자사의 막강한 하드웨어 제품을 통해 생성되는 데이터에 주목하고, 이를 활용하는 비즈니스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면서 자사를 '데이터 기업'으로 천명한 바 있다.

진흥원 역시 모든 산업분야에서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얻고 혁신을 이루도록 다양한 관련 사업을 추진하며, '데이터 가치사슬의 전체 주기, 즉 데이터 구축/개방→유통/거래→활용'을 활성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추진 중인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인가?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은 국내 데이터의 유통·거래와 활용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 진흥원은 연 6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스타트업, 1인 창조기업,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 구매와 가공에 드는 비용을 상당부분 지원한다.

데이터바우처를 지원받으면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홈페이지 '데이터 스토어'에서 자신/자사에게 적합한 데이터 공급기업을 골라 데이터 구매를 신청할 수 있다. 

현재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데이터 공급기업으로는 국민카드, BC카드, SK텔레콤, KT와 같은 대기업이 있고, 데이터바우처 2차 과제의 심사결과, 구매 바우처 441건, 일반가공 바우처 272건, 인공지능 가공 바우처 176건이 선정되어, 총 889건의 과제가 데이터바우처를 통해 지원받게 된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그동안 가격부담이나 협상력 부재 때문에 데이터를 활용할 기회를 포기했다면, 이 지원 사업을 통해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소기업간의 '데이터 빈부격차'를 줄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또한 데이터가 자산으로 평가되는 시대이니, 대기업들도 보유 데이터를 적절히 거래함으로써 부가가치 창출할 수 있는 이러한 기회를 바람직하게 여기는 분위기다. 결국 데이터바우처 사업은 데이터가 필요한 수요처와 공급처를 연결하고, 거래 사례를 통해 데이터 유통/거래 시장이 태동하는 계기가 되어 대기업에게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한다.

지원사업 규모가 상당히 큰데 현재까지 진행상황은 어떤가?

지난 7월 8일부터 데이터바우처 3차 수요 모집을 시작했다. 3차 모집을 통해 총 556건 내외를 모집할 예정이다. 2차 수요 모집의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지정한 17개 전문 수행기관에서 한 달간 추진됐는데 (5월 20일~6월 21일), 총 980건 모집에 모두 1,259건이 접수되며 기업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 확인할 수 있었다.

진흥원장 취임 전 청와대 업무혁신비서관, 포스코 경영연구원, 씨플랫폼 서비스 대표 등을 두루 거쳤다. 이전 이력이 진흥원을 이끄는데 어떤 도움이 됐는가?

공공과 민간부문 모두를 경험하니 진흥원장 역할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데이터진흥원은 민간부문의 성장과 활약을 공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민간부문의 요구와 특성을 폭넓게 이해해야 하니, 민간 기업에서 근무하며 직접 운영해 본 경험이 진흥원 업무수행에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더불어 정책의 효과성과 공익성 등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했던 공직생활의 경험도 현 공공기관의 수장으로서 균형감 있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데 여러 모로 도움이 된다. 특히 청와대 업무혁신비서관 등 공직에서 주로 낡은 틀과 관행을 깨는 역할이 맡았다 보니, 진흥원 조직을 재정비하고 의식 아래 잠들어 있던 기관 잠재력을 깨우는데 원동력이 됐다.

앞서 데이터바우처 지원 사업 관련해, 수요기업의 주요 사례가 궁금하다.

데이터바우처는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전략수립, 업무효율 향상, 서비스 개발, 제조율 향상 등 해당 기업의 요청과 목적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된다.

일례를 들면, '유동인구 데이터 분석을 통한 효율적인 택시배차 계획수립', '상권분석 데이터를 활용한 브랜드 오픈 최적지 선정',  '생산현장 데이터 수집/분석으로 생산공정 최적화', '미용 데이터로 피부에 꼭 맞는 화장품 추천 서비스' 등이 있다.

'성우·MyVoice 음성제작 서비스'나 '이미지 분석을 통한 주얼리 가상체험 서비스 개발', '자동차 번호판/교통 표지판 자동인식 시스템 개발'과 같은 인공지능 분야 기업의 관심도 매우 높다.

데이터바우처 활용 사례<출처=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데이터바우처는 데이터 활용 시 비용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스타트업 기업이 혁신적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효과를 거둘 수 있어, 향후 데이터 유통/활용 생태계 조성에 크게 기여하리라 판단한다.

향후 5년 이후 데이터바우처 사업의 추진 규모, 그에 따른 발전 모습을 어떻게 예상하며 그리고 있는가?

데이터바우처 사업은 이후로도 몇 년 간은 계속 확대되겠지만, 사실 5년 후라면 데이터바우처 사업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환경이 되길 희망한다. 이 사업은 데이터 유통·거래 및 활용의 활성화를 앞당길 마중물 역할이면 족하다.

또한 이 사업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가 시장에 유통되고, 이를 구매 또는 가공함으로써 기업에 도움이 되는 경험과 사례가 5년 간 쌓인다면, 이런 지원 사업이 없더라도 데이터 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풍성하리라 예상한다.

우리 진흥원은 장기적으로, 개별 사업을 통한 데이터 활용 지원을 넘어, 데이터 유통·거래 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도 각국의 방식에 따라 데이터 유통·거래 생태계 조성에 국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 진흥원도 데이터 거래 가이드라인를 마련하고, 표준화와 품질관리, 분쟁 조정 등을 가미해 데이터 유통·거래를 규율할 성숙한 법제도를 구축하려 연구 중이다. 향후 데이터 거래소로 발전해, 궁극적으로 민간부문의 데이터 유통·거래를 촉진하는 밑거름이 되길 희망한다.

데이터 활용에 가장 큰 걸림은 '정보보호/보안(혹은 그에 대한 편견)'인데, 데이터와 보호/보안의 상호 관계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

데이터 활용과 보호를 서로 대립되는 가치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데이터 활용의 전제조건은 데이터에 대한 충분한 보호다.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관한 국내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조사대상 국민의 64%가 자신이 얻게 되는 혜택에 따라 개인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뢰가 바탕이 된다면 데이터 활용에 상당수가 찬성한다는 뜻이다. 그 신뢰는 데이터에 대한 충분하고 안전한 보호에서 시작된다.

이에 우리 진흥원은 '본인정보 활용지원(MyData)'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데이터를 보다 안전하게 활용하고, 데이터 활용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사업이다. 정보 주체가 기관으로부터 자기 정보를 직접 내려 받아 이용하거나, 제3자 제공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활용체계를 정보 주체 중심으로 전환하자는 취지다.

즉 자기 정보를 누가 어떻게 사용할지, 그에 대한 적정한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지를 따진 후 데이터의 활용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개인의 자기정보 결정권을 강화하고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을 가능하게 한다.

진흥원은 데이터 지원 사업 대상을 주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등으로 보고 있다. 그들에게 데이터 사업이 어떤 가능성이 있고, 그들에게 '데이터 경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데이터 사업은 특히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새로 매장을 오픈하는 기업은 구매 바우처를 통해 상권분석 정보를 활용해 최적지에 매장을 오픈하고 매출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일반 가공 바우처의 경우라면 생산현장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작업자와 기기/제품별 낭비 요소를 최소화하고 생산공정을 최적화할 수도 있다. 또한 인공지능 가공 바우처를 통해 인공지능 이미지 인식 모듈을 적용함으로써, 건축 공사 항목별 지출비용의 특징을 파악하고 비용 예측을 통해 경영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등 규모가 큰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력, 인력 등이 충분치 않은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데이터의 활용이다. 좀더 많은 우수한 중소기업들이 데이터에 주목할 수 있도록 데이터바우처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겠다.

한국 데이터산업진흥원 원장으로서, 우리나라 데이터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길 기대/희망하고 있나?

데이터가 전 산업의 혁신적 성장을 가속화하는 데이터 경제는 우리에게 기회이면서 위기이기도 하다. 데이터 생태계를 잘 조성하여 새로운 가치와 비즈니스를 창출해 데이터 경제를 우리가 선도할 수 있지만, 그 반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흥원은 여러 산업 분야에서 보다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려 한다. 이러한 시도와 노력이 모여 기업 혁신의 성과가 쌓인다면, 데이터 산업과 데이터 경제는 지금보다 훨씬 더 활성화될 것이라 믿는다.

끝으로, 진흥원은 민간 부문의 데이터 유통·거래 촉진과 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데이터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 외에도, 데이터 경제가 개인의 이익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부합한다는 인식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증거를 만들어 가겠다. 정보 주체인 국민의 공감대가 없이는 데이터를 활용한 그 무엇도 불가능하다. 데이터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도 결국에는 국민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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