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신상공개] 이것만 있으면 몽골·에스키모인 안 부럽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몽골인과 에스키모인의 공통점은? 바로 시력이다. 흔히 몽골인들의 평균 시력이 3.0~4.0 정도이며, 에스키모인들은 평균 4.0 가량의 시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소수 민족은 시력이 동물적이라는 표현이 알맞을 정도로 뛰어나다고 한다. 먼 거리에 있는 피사체를 바라보며 사냥하고 외부의 위협에 대비하기 때문이 아닐까 예상해 본다.
그들과 같은 시력을 가질 수 없겠지만 카메라와 이 렌즈를 조합한다면 불가능은 아니다. 소니가 자사 미러리스 카메라와 호흡을 맞추는 초망원 렌즈 두 가지를 내놨기 때문이다. 하나는 초망원 단렌즈 ‘SEL600F40GM(FE 600mm f/4 GM OSS)’, 다른 하나는 초망원 줌렌즈 ‘SEL200600G(FE 200-600mm f/5.6-6.3 G OSS)’다.
사실, 초망원 렌즈는 인기가 좋은 장르는 아니다. 초점거리 200mm 내외에서는 사용처가 많아지지만 그 이상 영역이라면 덩치와 무게 등에 의해 사용 환경의 제약이 생긴다. 주로 300mm 이상의 초점거리는 조류 혹은 스포츠 촬영에 국한된다. 일부 특종 혹은 보이지 않는 먼 피사체를 촬영하는데 쓰이는 등 목적이 분명하지 않으면 한 두 번 꺼내 쓰다가 보관함에 고이 모셔둔 채 빛을 보지 못하는 물건으로 전락할 수 있다.
그럼에도 다들 초망원 렌즈 하나 정도는 품고 싶어한다. 가끔 사용하는 렌즈라도 잘 쓰면 멋진 사진을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덩치로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것은 덤이다.
중요한 부분은 이 렌즈가 소니의 첫 미러리스 카메라용 초망원 라인업이라는 점이다. 그 동안 소니는 다른 렌즈 라인업을 충실히 확보해 왔지만 200mm 이상 라인업은 전무했다. 그러나 최근 400mm 등을 투입하면서 초망원 영역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아무래도 촬영 성능이 뛰어난 알파9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소니의 전략이 아닌가 예상된다.
SEL600F40GM은 악명 높은(가격으로) 지마스터(G-Master) 렌즈 라인업이다. 초점거리 400mm, 최대 개방 조리개는 f/4다. 초망원 영역에서 화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러 기술과 렌즈를 썼다. 초 비구면 XA 렌즈 1매에 저분산 렌즈 2매, 형석 렌즈 3매도 투입됐다. 이 렌즈를 조합함으로써 색수차를 억제하고 해상력을 확보했다. 나노 AR 코팅, 불소 코팅 등 좋다는 렌즈 코팅 기술은 다 넣었다.
망원의 핵심은 빠른 측거 능력이다. 먼 거리에서 빨리 초점을 잡아야 한다. 이 부분은 XD 리니어 모터로 해결했다. 이 외에 방진방적 설계로 극한 환경에서도 촬영 가능하며, 렌즈와 센서가 닿는 거리가 짧은 미러리스 카메라의 특성을 살려 무게도 3,040g으로 줄일 수 있었다. DSLR용 초망원 렌즈였다면 5~7kg 가량 되었을 것이다.
SEL200600G는 지마스터는 아니고 그냥 지렌즈(G-Lens) 설계가 적용됐다. 줌렌즈로 초점거리 200mm에서 600mm까지 조절 가능하다. 대신 최대 개방 조리개가 f/5.6에서 f/6.3까지로 다소 어두워진다. 하지만 렌즈가 길어지는 초망원 줌렌즈의 특성상 조리개 구성은 어쩔 수 없는 부분.
그래도 최적의 화질을 확보하기 위해 렌즈에는 저분산 렌즈 5매에 비구면 렌즈 1매를 넣었다. 렌즈 전면에는 불소 및 나노 AR 코팅을 적용한 것은 기본. 초망원 줌렌즈의 약점인 측거 능력도 직접 구동 방식 초음파 모터(DDSSM)를 통해 극복했다. 무게는 2,115g이다.
자, 이 두 렌즈가 있으면 몽골 혹은 에스키모인 뺨치는 시력으로 먼 피사체를 보며 사진을 기록할 수 있다. 남은 것은 가격. 600mm 단렌즈인 SEL600F40GM은 엄청난 몸값을 자랑한다. 무려 1,599만 원대. 하지만 200-600mm 초망원 줌렌즈 SEL200600G는 249만 원대라는 비교적 준수한 가격대를 제안했다. 무엇이 좋을까? 선택은 소비자인 우리의 몫이다. 그 전에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가 있어야겠지만 말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