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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연결 사회를 위한 무선 인터넷, 와이파이(Wi-Fi) 6

남시현

[IT동아 남시현 기자] 와이파이(Wi-Fi)로 불리는 무선 인터넷이 상용화된 지도 어느덧 20년이 흘렀다. 그런데 처음부터 와이파이가 우리 삶에 밀접하게 관련됐던 것은 아니다. 1999년 9월 등장한 802.11 'b' 규격의 무선 전송 속도는 11Mbps(초당 1.3MB), 4년 후 등장한 802.11 'g' 규격도 54Mbps(초당 6.7MB)에 불과하다.

하지만 2009년에 출시된 802.11 'n'부터 이론상 최대 속도가 600Mbps(초당 75MB)로 수직 상승하더니, 802.11 'ac'에 이르러 6.9Gbps(초당 862MB)를 달성하기에 이른다. 802.11 n 규격부터는 답답하더라도 쓸만해 지기 시작한 것이다.

무선 인터넷 자체가 워낙 느리다 보니, 지금까지 와이파이가 발전해온 방향도 속도에 초점을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시대에 진입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5년간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고, 컴퓨터에서 이용하는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802.11 ac가 제공하는 속도와 연결성도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서, 공공 와이파이가 지나치게 끊기거나 아예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 대표적이다. 이는 802.11 ac 공유기가 제공하는 최대한도를 벗어나 과부하가 걸렸을 때 발생하는 문제다. 그러다보니 인터넷 속도가 빠른 것도 중요하지만, 와이파이 도달 범위도 넓고, 거리에 따른 끊김 현상도 적은 환경을 구축하는 게 새로운 과제다.

새롭게 정리된 와이파이 등급, 이제부터는 와이파이 + 숫자로 구분

802.11 ax는 와이파이 6로, 802.11 ac는 와이파이 5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래서 2018년 10월, 무선 인터넷 규격을 지정하는 IEEE(전기 전자 기술자 협회)와 와이파이 얼라이언스(Wi-Fi Alliance)는 지금 사용 중인 802.11 ac를 대체할 차세대 규격, 802.11 ax를 공개했다. 보다 효율적인 트래픽 관리와 초연결 사회에 맞는 전송 성능 향상이 주요 골자다.

그리고 와이파이가 세계적으로 대중적인 기술로 자리 잡은 만큼, 더 많은 사람이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802.11 ax를 '와이파이 6', 802.11 ac를 '와이파이 5', 802.11 n을 '와이파이 4'로 부르자고 제안한다.

와이파이 6는 속도가 아닌 안정성 확보가 핵심이다.

1개의 1,148Mbps 2.4GHz와 2개의 4,840Mbps 5GHz를 지원하는 에이수스 랩터 GT-AX11000

새로운 무선 인터넷 규격으로 확정된 802.11 ax(이하 와이파이 6)는 지난 5년간 802.11 ac(이하 와이파이 5)에서 노출된 여러 문제를 수렴하고, 개선한 버전이다. 그리고 최대 속도를 높이기보다는, 안정성을 끌어올려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속도를 향상한다.

일반적인 2~4개 안테나를 장착하는 와이파이 5 공유기의 기대 성능은 866Mbps (초당 113MB)에서 최대 1.73Gbps(초당 216MB)다. 이론상 최대 6.9Gbps까지 속도를 낸다. 와이파이 6의 이론상 최대 속도는 9.6Gbps(초당 1.2GB)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장애물에 따른 전송 속도 감소가 적고, 지원되는 안테나 수도 늘어남에 따라 실질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속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와이파이 6 공유기인 에이수스(ASUS) 랩터 GT-AX11000가 5GHz 영역에서 4,840Mbps(초당 605MB) 전송을 지원하는 점만 봐도 그렇다. 최대 속도는 1.4배 정도만 늘었으나, 안정성과 안테나 수를 늘려 실 체감 속도가 향상된 것이다.

안정적인 도달 범위 확보를 위해 2.4/5GHz 2개의 주파수를 사용한다.

에이수스 랩터 GT-AX11000 설정 화면, 2.4GHz와 5GHz를 각각 설정한다.

와이파이 5는 속도 향상을 위해 5GHz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다. 5GHz 주파수를 사용하면 속도는 빨라지지만, 장애물을 관통하는 성능이 떨어진다. 콘크리트 벽이 없이 트인 장소라면 빠른 속도로 활용할 수 있으나, 가정집이나 사무실이라면 1~2개 콘크리트 벽만 거쳐도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다.

이런 문제점이 있어 와이파이 5 공유기도 2.4GHz를 지원하지만, 와이파이 4 규격의 2.4GHz를 사용하므로 매우 느리다. 반면 와이파이 6는 도달 범위는 짧지만, 속도만큼은 빠른 5GHz 주파수, 상대적으로 느리지만, 관통력이 좋고 도달 범위가 넓은 2.4GHz 주파수를 모두 사용한다.

그래서 5GHz가 원활하게 연결되는 근거리에서는 유선 랜 수준의 속도로 무선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고, 5GHz가 미치지 않는 콘크리트 벽 2~3개 이상 거리에서는 2.4GHz로 연결해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다.

최대 8개의 다중 이용자에게 데이터를 배분하는 MU-MIMO 기능

장착 안테나가 8개라 8x8 MU-MIMO를 원활히 지원한다.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시대에는 스마트폰과 노트북뿐만 아니라 가전제품도 인터넷에 연결된다. 그만큼 인터넷 연결이 필수인 기기가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와이파이 6는 MU-MIMO(다중 사용자 입력 및 출력, Multi-User Multiple Input & Multiple Output)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와이파이 4, 5도 MU-MIMO를 사용하지만, 다운로드 방향만 지원해 한계가 명백하다. 와이파이 5 공유기는 최대 4대의 기기에 데이터를 보낼 수는 있지만, 기기가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확인하기 위해 일일이 통신해야하고, 이에 따른 입력 지연이 발생한다.

하지만 와이파이 6부터는 최대 8개 기기가 다운로드 방향과 업로드 방향으로 통신한다. 공유기는 기기가 필요한 정보를 사전에 확인해 전달하고, 기기도 필요한 데이터를 정리해서 다운로드해 자연스럽게 입력지연도 줄어들고, 전체 통신 속도도 빨라진다.

직렬로 전송하던 데이터를 병렬로 전송해 효율을 높이는 OFDMA

OFDMA(직교 주파수 분할 다중 접속)에 대한 설명, 병렬과 직렬 차이다.

와이파이 6는 OFDMA(직교 주파수 분할 다중 접속, 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 Access) 기술을 활용한다. 와이파이 5는 데이터를 직렬로 전송해 각 기기가 순차적으로 데이터를 받는다. 반면에 와이파이 6는 병렬로 데이터를 전송해 트래픽을 적절히 분산함과 동시에 안정성을 확보한다.

하나의 공유기가 전송해야 하는 트래픽을 여러 채널로 분산해 전송하는 만큼 장점도 크다. 데이터 소모가 적은 사물인터넷 기기는 대역폭을 조금만 할당하고, 스마트폰이나 텔레비전 같은 기기는 대역폭을 많이 제공해 효율을 높인다.

장점은 많지만, 아직까지 넘어야할 산이 많아

와이파이 6를 쓰려면 공유기, 지원 기기, 회선 모두 조건이 맞아야한다.

와이파이 6는 와이파이 5에서 드러난 단점을 개선한 버전인 만큼, 보다 편리하고 안정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와이파이 6를 활용하려면 까다로운 조건들을 충족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와이파이 6 지원 공유기를 구매하는 것이다. 와이파이 6 공유기는 에이수스나 넷기어, 티피링크 같은 전문 브랜드에서 판매 중이니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와이파이 6를 활용할 수 있는 기기가 너무 적다. 스마트폰 중에서는 삼성 갤럭시 S10e, S10, S10 플러스, 5G 모델이 와이파이 6를 지원한다. 노트북은 인텔에서 출시한 'Wi-Fi 6 AX200' 칩셋을 탑재한 제품만 와이파이 6를 활용할 수 있는데, 국내에도 출시된 제품이 몇 개 없다.

그런데 와이파이 6 공유기와 지원 기기를 갖췄어도, 2.5/5/10 기가 인터넷을 사용해야 원활한 속도가 나온다. 1 기가 인터넷보다 더 빠른 회선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http://www.bica.or.kr)에서 인증하는 초고속정보통신 건물 : 특등급 이상만 가능하다.

결국 와이파이 6가 와이파이 5처럼 보급되려면, 국가 단위 인프라가 받쳐줘야 한다. 아직까지 대다수 가정집은 0.5 기가 인터넷이 한계니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무선 인터넷 속도가 20년 만에 약 5,000배가량 빨라진 것을 생각한다면, 와이파이 6가 생활화되는 것도 머지않아 보인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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