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균형 잡힌 비즈니스용 공유기, 넷기어 WAC124
[IT동아 김영우 기자] 요즘 유무선공유기는 가정 및 기업 네트워크의 중심이나 다름없다. PC나 스마트폰, 태블릿 등이 익히 잘 알려진 통신 단말기 외에 최근에는 프린터나 TV, 시계 등도 네트워크 접속 기능을 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용 네트워크의 경우는 디자인이나 속도 외에 안정성이나 보안성 등도 중요하므로 공유기의 선택에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소개할 넷기어(Netgear)의 WAC124는 이런 기업 사용자를 위해 나온 비즈니스용 공유기다. AC2000급의 강력한 무선 성능 외에 안정적인 접속을 위한 MI-MIMO 및 빔포밍+ 등의 고급 기술을 지원하며, 관리자와 직원, 손님용 와이파이를 분리해 보안성을 높이는 기능 등, 사무실 및 점포에서 특히 활용성이 높은 다수의 고급 기능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의 트랜드 반영한 디자인, 무난한 구성
넷기어 WAC124는 최근 넷기어 제품군 전반에 적극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유선형의 고광택 블랙 바디를 적용했다. 제품 크기는 소설책 한권 정도와 비슷한 235.51(폭) x 150.76(깊이) x 54.5(높이)mm로 일반적인 공유기 수준이다.
본체 전면 상단에는 전원 및 인터넷 접속 여부, 와이파이, 그리고 USB 접속 여부 등의 상태를 표시하는 4개의 LED가 달려있다. 각 유선 포트별로 접속 상태를 알려주는 기능은 없다. 그리고 제품 바닥에는 벽걸이 형태로 설치 가능한 홈이 2개 달려있으며, 다수의 통풍구가 마련되어 있어 내부의 열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제품 후면에는 외부 인터넷 회선 연결용 1개의 WAN 포트, 그리고 각종 단말기(PC, 프린터 등)에 신호를 분배하는 4개의 LAN 포트가 달려있다. 모든 네트워크 포트가 기가비트(1Gbps)를 지원하므로 기가인터넷 환경에 적합하다.
그 외에 비밀번호 입력 없이 간단히 와이파이 접속을 할 수 있는 WPS 버튼, 본체를 재부팅 하거나 내부 설정을 초기화할 수 있는 리셋(Reset) 버튼, 그리고 전원 버튼 및 전원 포트가 달려있다. 그리고 USB 저장장치(USB 메모리나 외장하드)를 연결해 데이터를 백업하거나 공유 저장소로 쓸 수 있는 USB 2.0 포트도 1개 달려있다. USB 3.0 규격의 USB메모리나 외장하드도 호환되지만 이렇게 하더라도 최대 데이터 전송 속도는 USB 2.0 수준이라는 것이 다소 아쉬운 점이다.
이렇게 넷기어 WAC124에 연결된 저장장치는 해당 공유기에 연결된 PC에서 내장 HDD나 SSD처럼 쓸 수 있으며, 좀더 다양한 기능을 쓰기 위해선 전용 소프트웨어인 'ReadySHARE Vault'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PC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백업하거나 백업한 데이터를 복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AC2000급 무선 성능, 고급 기능도 다수 포함
내부 사양도 충실한 편이다. 800MHz로 구동하는 미디어텍의 MT7621AT 듀얼코어 프로세서 및 128MB 시스템 메모리를 갖추고 있으며, 3개의 외부 안테나, 그리고 1개의 내부 안테나를 통해 넓은 커버리지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여러 장치로 데이터를 스트리밍해 접속자 수가 늘어나도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한 MU-MIMO(Multi User Multiple Input Multiple Output) 기술을 지원하며, 사용자의 방향으로 전파를 집중시켜 음영지역을 최소화하는 빔포밍+(Beamforming+) 기술도 갖춘 것이 눈에 띈다.
무선 관련 사양을 살펴보면 최신 공유기 답게 커버리지에 특화된 2.4GHz 와이파이 및 최대 속도가 높은 5GHz 와이파이를 동시에 지원하는 듀얼밴드 규격이다. 2.4GHz에서 300MHz, 5GHz에서 1733Mbps의 최대 접속 속도를 지원, 합계 AC2000급의 높은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을 처리할 수 있다. 보급형 제품의 경우는 듀얼밴드를 지원하더라도 2.4GHz와 5GHz 와이파이의 SSID(접속목록)이 따로 생성, 용도에 따라 와이파이를 전환 접속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는데, 넷기어 WAC124는 하나의 SSID로 접속해 상황에 따라 2.4GHz와 5GHz 모두가 자동 전환된다. 편의성을 높이는 좋은 기능이다.
편의성과 보안성 동시에 만족하는 AP 3개 생성 기능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PC의 웹 브라우저에서 공유기의 IP 주소, 넷기어 공유기 전용 접속 주소인 www.routerlogin.net을 입력하면 내부 설정메뉴로 접근이 가능하다. 참고로 넷기어 공유기들은 해당 제품이 등록된 사용자의 넷기어 ID로 로그인을 해야 내부 설정 메뉴에 접근이 가능하니 참고하자. 한 번 등록된 제품은 사용자가 직접 등록을 해제할 수 없다. 덕분에 보안성은 높지만 중고로 제품을 거래하기에는 다소 불리하다.
내부 설정 메뉴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장치별, 서비스별 네트워크 우선순위를 최적화해서 원활한 접속이 가능하도록 돕는 QoS(Quality of Service), 보안성이 높은 사내망을 구축할 수 있는 VPN 등, 기업용 사용자에게 유용한 기능은 대부분 갖췄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용도에 따라 관리자용, 직원용, 그리고 손님용 와이파이 등 3개의 액세스 포인트를 각각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외부인에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사내 네트워크(관리자, 직원용)에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게 통제할 수 있다. 이 역시 사무실이나 서비스 점포 등에서 특히 유용한 기능이다.
그리고 이미 기존의 공유기를 쓰고 있는 상태에서 넷기어 WAC124를 추가로 유선 연결해 와이파이를 확장하는 AP(액세스 포인트 모드), 그리고 무선으로만 연결해 와이파이를 확장하는 브릿지(Bridge) 모드도 지원한다. 공간이 넓은 사업장에서 이용한다면 유용할 것이다.
실제로 체험해 본 성능은?
어느 정도의 무선 성능을 갖추고 있는지 직접 테스트해봤다. 약 100제곱미터(약 30평) 남짓의 이층집이며 500Mbps급 기가인터넷을 이용중인 집의 1층 한쪽 방에 넷기어 RAX80를 설치했다. 그리고 벽 2개를 통과한 곳에 있는 1층 맞은편 방, 그리고 2층 등에서 각각 LG전자 V40 스마트폰과 벤치비 앱을 이용해 와이파이 인터넷 속도를 측정해봤다.
테스트 결과, 1~2층 어느 곳에서 측정하더라도 200Mbps 이하로 다운로드 속도가 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이동 중에도 접속이 끊어지는 일 없이 원활한 이용이 가능했다. 중소 규모의 어지간한 사무실이나 사업장이라면 추가로 유선 인터넷이나 공유기를 설치할 필요 없이 넷기어 WAC124 한 대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할 듯 하다.
가격과 성능, 기능 사이의 균형
넷기어 WAC124는 제조사에서 강조한 대로 기업이나 전문가를 위해 나온 유무선 공유기로, 높은 성능 및 다양한 부가기능을 균형감 있게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AC2000급의 무선 성능 외에 USB 공유 저장소 기능, QoS 및 VPN 기능, 그리고 3개의 AP를 분리해서 제공하는 기능 등, 최근의 기업에서 요구하는 어지간한 부가기능은 대부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최근에는 차세대 와이파이인 802.11ax 기술까지 지원하는 고급형 공유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제품은 고가인데다 아직 802.11ax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단말기(노트북, 스마트폰 등)dl 많지 않기 때문에 현 시점에선 효용성이 높지 않다. 가격과 성능, 기능 사이에서 현실적인 타협이 가능한 비즈니스용 공유기를 찾는다면 넷기어 WAC124 구매를 고려해보자. 2019년 5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 10만 원 대 중반에 팔리고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