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in IT]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예치금, 이자 못 받는 이유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쿠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들이 많아졌다. 간편결제 시장은 사용자의 편의성과 혜택을 향상해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덕분에 사용자들은 여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간편결제 계좌에 예치금을 미리 넣어두면 포인트나 이자를 주는 서비스다. 서비스에 따라 포인트나 이자 규모는 다르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규모였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해당 서비스에 대해 '유사수신의 여지가 있다'며 예치금에 따른 포인트를 제공하지 않도록 변경했다.

핀테크 업체의 예수금 규모, 출처: 각 사
감사보고서
핀테크 업체의 예수금 규모, 출처: 각 사 감사보고서

< 핀테크 업체의 예수금 규모, 출처: 각 사 감사보고서 >

유사수신이란

금융당국이 언급하는 유사수신이란, 인가 또는 허가 받지 않은 기업이나 기관이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자금을 맡기면 향후 이보다 더 많은 자금 지급을 약속하고 금전을 받는 행위를 의미한다. 즉, 은행이 아닌 곳이 이자나 포인트를 더 많이 주겠다며 사용자들이 돈을 맡기도록 유도하는 행위를 말한다.

현재 예치금을 미리 쌓으면 포인트나 이자를 제공하는 서비스들(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쿠팡 등)은 모두 은행이 아니다. 때문에 이자나 포인트를 미끼로 사용자들이 더 많은 예치금을 적립하도록 유도하면 안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간편결제 회사 입장에서는 좋은 마케팅 수단이 막힌 셈이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좋은 혜택을 잃어버린 셈이다.

내 돈 맡기고 이자 받는 것, 왜 안될까?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들이 올바르게 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금융소비자들이 자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은행은 금융소비자들로부터 예/적금을 명목으로 자금을 받아 이를 대출로 활용, 이자 수익을 벌어 일부분을 금융소비자들에게 다시 지급한다. 간편결제 서비스들도 사용자들로부터 예치금을 받아 사용자들이 실제로 결제하기 전까지 해당 계좌에 있는 예치금을 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다.

중국 핀테크 기업들이 이 선불방식으로 자사 계좌에 사용자들이 충전한 돈과 결제하고 남은 돈 등을 운용해 성장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많은 예치금과 많은 사용자는 많은 결제건수로 이어진다. 이는 기업들이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해당 데이터를 분석해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거나 다른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는 발판으로 작용한다.

한 사례로 중국 간편결제 서비스 알리페이가 출시한 위어바오 금융상퓸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단기 상품을 구조화한 금융상품이다. 소비자가 쇼핑하고 남은 금액을 위어바오로 이체하면 이를 운용해 시중보다 높은 이자를 제공한다. 중국 경제지 카이신에 따르면,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의 선불 예치금은 총 1조 위안(약 168조 원)에 달한다. 이를 운용해 한해 150억 위안(약 2조 5,000억 원)의 이자수익을 거뒀다.

위어바오 상품 개요, 출처: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위어바오 상품 개요, 출처: 우리금융경영연구소

< 위어바오 상품 개요, 출처: 우리금융경영연구소 >

은행과 간편결제 서비스들이 사람들로부터 자금을 받아 수익을 내는 구조는 유사해 보이는데 간편결제는 왜 사용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할 수 없을까?

은행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금융소비자의 자금을 일정부분 보호하지만, 간편결제의 충전금 및 예치금은 그렇지 않다.

일부 재테크 카페에서는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주는 간편결제 서비스가 좋은 재테크 꿀팁으로 언급한다. 때문에 금융당국은 소비나 결제를 위해서 간편결제 계좌에 돈을 충전하지 않고, 단지 이자를 받기 위해 돈을 예치하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은행은 예금자보호법과 BIS자기자본 비율 등 여러 규제를 통해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지만, 간편결제 서비스들은 그렇지 않다.

핀테크의 여러 서비스나 기능들이 규제로 인해 막히는 것은 아쉽지만, '돈'이 걸린 문제는 국민의 생활로 이어질 수 있기에 정부는 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을 보완해 간편결제를 포함한 핀테크 기업들이 서비스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융통성도 필요하다. 현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유미 / 핀다 외부 필진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이데일리에 입사해 기업금융, IT, 국제부, 증권부 등을 담당했다. 2016년 카이스트 MBA 졸업하고, 2017년 여름부터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기획 및 편집 등을 담당 중이다.

정은애 / 핀다 마케팅 매니저
핀다 퍼포먼스 및 콘텐츠 마케팅 담당. 서울시립대학교 통계학과 학사.

*본 칼럼은 IT동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 / 핀다 이유미 외부필자, 핀다 정은애 마케팅 매니저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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