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서범석 "AI 기반 의료, 진단 넘어 치료가 목표"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2016년에 열린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은 인공지능(이하 AI)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예전에 인간이 하던 상당수의 직무를 AI가 대체하게 된다는 예측이 다수 등장했는데, 이로 인한 실업자 증가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AI 관련 연구를 하는 단체 및 기업들의 의견은 좀 다르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오히려 해당 직종 종사자들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및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의료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루닛(Lunit) 역시 그 중의 하나다. 이들은 의료현장에 AI를 도입함으로 인해 환자들이 느끼는 신뢰도를 높임과 동시에 의사들의 가치 역시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루닛 서범석 대표가 말하는 AI 의료의 이모저모에 대해 들어봤다.

루닛 서범석 대표
루닛 서범석 대표

본인 및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본인은 카이스트 생명공학과와 서울대 의대를 거쳐 의사가 되었지만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것 보다는 관련 기술에 훨씬 관심이 많았다. 루닛은 카이스트 출신의 기술자 6명이 2013년에 공동창업한 기업으로 본인은 2016년에 합류했다.

루닛은 기술 중심의 기업이다. 회사 설립 이후 국내외 각종 컴퓨터 비전 및 의학 관련 대회에 참가해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등의 대기업들을 제치고 우승한 경험도 많다. 회사 설립 초기에는 이미지나 사진 등의 이용에 AI를 접목시키는 컴퓨터 비전 쪽에 초점을 맞췄으나 인류에 기여하고자 하는 창립자들의 의향 때문에 의학 쪽으로 전향했다. 본인이 루닛에 합류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루닛이 이룬 대표적인 성과는 무엇인가?

합류 초반부터 AI 기술과 의학의 융합에 따른 효과, 그리고 그 적용과정에 대해 면밀하게 연구했다. 그리고 이를 위한 각종 빅데이터 구축 및 이를 효과적으로 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마케팅도 빼놓지 않았다. 그 결과물로 내놓은 것이 엑스레이와 AI 기술이 결합된 흉부(폐질환) 및 유방 촬영술 소프트웨어다.

루닛의 AI 기술을 적용, 흉부 엑스레이 영상에서 폐 결절 의심 부위를 검출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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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의 AI 기술을 적용, 흉부 엑스레이 영상에서 폐 결절 의심 부위를 검출할 수 있다
< 루닛의 AI 기술을 적용, 흉부 엑스레이 영상에서 폐 결절 의심 부위를 검출할 수 있다>

엑스레이는 3D 오브젝트를 2D 이미지로 바꾸는 형태라 기존의 분석방식으로는 20~30%의 폐암환자를 놓칠 정도로 한계가 분명했다. 루닛의 솔루션이 결합되면 예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주요 포인트를 짚어주므로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굳이 말하자면 엑스레이 내비게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의 반응은 어떠한가? 경쟁사와의 차별화 요소는?

흉부 촬영술 소프트웨어는 작년에 국내에서 인허가를 받아 판매를 시작했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5군데 의료기관에서 이미 도입했고 20여곳 정도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족도는 높다. 그리고 최근 공개된 유방 촬영술의 경우는 유방암 검진에 큰 도움이 될 솔루션으로, 기술적 난이도가 더 높다.

경쟁사 대비 가장 큰 차이점은 정확도다. 이게 입증이 되지 않으면 국가에서 인허가를 받을 수 없다. 루닛의 개발진들은 학술적 깊이가 깊어서 논문도 많이 발표하고 있다. 지금은 질병의 진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앞으로는 치료행위에도 AI를 적용하고자 한다. 특히 암 치료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각 환자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약제 조합을 할 수 있는 AI를 연구 중이다.

AI를 의료에 도입하는데 우려의 목소리는? 이를 극복할 방안은?

AI 기술이 환자에게 피해를 끼칠 것이라는 걱정은 적은 편이다. 오히려 의사들이 직업을 잃을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더 많다. 이미 AI의 정확도와 성능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기존의 의사를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의사의 가치를 더 높여주며, 환자들이 느끼는 신뢰도 역시 향상될 것이다.

다만, 인공지능의 경우는 실험을 하다가 설계대로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 변수가 많은 만큼, 원하는 만큼의 정확도를 얻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이를테면 국내에서 결과가 좋아도 해외에선 기후나 인종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대한의 빅데이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는가?

우선 진료현장에서 활동중인 교수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제품을 상업화하는 단계에서 후지필름이나 필립스 등의 의료기기 장비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소프트웨어 개발하는 단계부터 서비스를 하는 과정까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Azure)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하는데, MS에서 해외의 병원을 우리에게 소개해 주는 등의 지원도 해 주고 있다.

MS는 타 플랫폼 업체에 비해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지원이 좀더 적극적이고 탑재된 솔루션도 다양하기 때문에 우리 같은 중소기업이나 의료 관련 업체에서 이용하기에 좀더 유리한 것 같다. 실제로 병원 등의 의료현장에서 MS 애저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루닛을 이끌고 있는 백승욱 의장(왼쪽)과 서범석
대표(오른쪽)
루닛을 이끌고 있는 백승욱 의장(왼쪽)과 서범석 대표(오른쪽)
< 루닛을 이끌고 있는 백승욱 의장(왼쪽)과 서범석 대표(오른쪽)>

해외 진출 상황은?

해외 시장에 기대가 크다. 의학은 통합의 정도가 높아서 국가가 달라도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타국에 비해 절차가 간단한 남미와 중동에 우선 진출했고, 시작한지 반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납품 실적을 올렸다.

마지막으로 고객 및 독자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AI는 포텐셜(잠재성)이 크며, 아직 보여주지 않은 것이 많다. 특히 의료분야에 AI가 본격 적용되면 예전에는 아예 없던 새로운 의료행위를 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환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루닛은 환자와 의사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AI 솔루션을 추구한다. 궁극적으로 인간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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