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작지만 튼실한 비즈니스 스캐너, 브라더 ADS-1700W
[IT동아 김영우 기자] 업무 전산화가 일상화되면서 각종 문서 역시 대부분 디지털화 되었다. 종이로 된 문서를 주고받을 일이 예전보다 크게 줄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종이 문서가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다. 사업 파트너와 회의를 하면서 브로슈어나 초대장을 전달하는 일은 아직도 잦고, 업무 중에 흔히 주고받는 명함 역시 아직까지 많이 이용하는 물리적 형태의 문서 중 하나다. 그리고 역사가 긴 기업이나 단체의 경우는 아직도 상당량의 종이 문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종이문서의 이용 빈도는 적어졌지만 중요성이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보관이 번거롭고 전산 업무에 이용하기가 불편하다는 단점은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이용하는 것이 종이 문서를 디지털화 하는 스캐너다. 요즘은 프린터와 스캐너 기능이 일체화된 복합기를 이용하는 기업이 많아 단독 스캐너가 그리 필요하지 않을 것 같지만, 휴대성이 높으면서 무선 네트워크 기능을 가진 소형 스캐너는 고객 대면이 잦은 몇몇 사업장에서 아직 수요가 있다. 이번에 소개할 브라더(Brother) ADS-1700W도 바로 그런 제품이다. 작은 크기에 무선 네트워크, 양면 스캔, 카드 스캔 등의 실용적인 기능을 갖춘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휴대성 강조한 비즈니스 스캐너
브라더 ADS-1700W의 가장 큰 특징은 휴대성이 좋다는 것이다. 제품의 크기는 용지 급지대를 접은 상태에서 300 x 103 83mm로, 어른 팔뚝 정도다. 무게도 소형 노트북 1대 정도 수준이 1.4kg이라 가지고 이동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다만, 배터리는 내장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용하려면 AC 어댑터를 연결해야 한다.
본체 후면에는 AC어댑터를 연결하는 전원 포트 및 PC와 연결하는 마이크로 USB 포트(2.0, 3.0 겸용), 그리고 스캔한 결과물을 곧장 저장할 수 있는 USB 저장소용 포트가 달려있다. 그리고 내부에는 와이파이 기능을 품고 있어 케이블 연결 없이도 무선 네트워크로 결과물을 전송하거나 외부 제어가 가능하다.
양면 스캔, 카드 스캔 지원, 속도도 O.K.
상단을 덮고 있는 커버를 열면 그 부분이 자연스럽게 용지를 넣는 급지대가 된다. 표준 용지 기준 A4 규격 이하라면 대부분 호환되며 최대 865mm 길이의 긴 용지도 스캔할 수 있다. 용지를 양쪽에서 잡아주는 가이드가 달려있고 이 가이드의 폭을 조절할 수 있어 용지 비뚤어짐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여러 장의 용지를 넣으면 순서대로 빨아들여 스캔하는 ADF(자동 문서 급지대) 기능도 지원하는데, 일반 용지 기준 최대 20매를 급지 가능하다. 상단에 넣은 용지는 스캔을 거쳐 하단으로 배출된다. 양면 스캔을 지원하므로 한 번의 스캔으로 2매의 스캔 파일을 생성할 수 있다.
스캔 속도도 빠른 편이다. 제조사에서 밝힌 속도는 25ppm/50ipm인데, 실제로 A4 문서(해상도 300dpi 기준)를 컬러 스캔해 보니 1매당 약 5~6초 만에 스캔을 끝내고 2~3초 정도의 데이터 전송 및 파일 생성 시간을 거쳐 작업을 마치는 것을 확인했다. 양면 스캔을 하더라도 스캔 속도의 차이는 없지만 이 경우는 파일 생성 시간이 2~3초 정도 더 걸린다.
기본 스캔 해상도인 300dpi 보다 높은 600dpi로 스캔할 경우는 스캔 시간 역시 2배 정도 더 걸린다. 하지만 300dpi 모드로도 충분히 좋은 품질이므로 일반 업무에서 굳이 600dpi 모드를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참고로 브라더 ADS-1700W의 광학적 최대 해상도는 600dpi지만, 소프트웨어적으로 해상도를 높여 최대 1200dpi 해상도의 결과물을 생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실질적은 품질은 600dpi와 차이가 없으므로 활용도는 제한적이다. 스캔 속도는 600dpi와 같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일반 용지용 급지대 외에 외에 플라스틱 카드 스캔 전용 슬롯을 갖췄다는 점이다. 이는 전면 좌측에 위치하며, 최대 1.02mm 두께, 55 x 90mm 크기의 신분증이나 신용카드 등을 스캔 하기에 적합하다. 상단의 급지 선택기(스위치)를 카드 스캔 모드(오른쪽)로 바꾼 뒤, 전면의 슬롯에 카드를 꽂으면 자동으로 빨아들여 스캔 한 후 다시 나온다. 용지와 마찬가지로 양면 스캔이 되므로 한 번에 카드 앞뒤를 동시에 스캔한다.
터치 스크린과 네트워크, 모바일도 지원
제품 상단에는 급지 선택기(용지/카드) 외에 터치 입력을 지원하는 컬러 LCD, 그리고 4개의 버튼(전원, 홈, 돌아가기, 취소)이 달려있다. 주로 쓰는 기능(PC로 스캔, USB로 스캔, 네트워크로 스캔 등)의 바로가기가 화면에 배치되어 있으며 스마트폰 이용에 익숙하다면 무리 없는 조작이 가능할 것이다.
스캔 직후에 결과물을 활용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PC 저장 및 USB 저장 등의 일반적인 방법 외에 네트워크 상의 FTP로 전송하거나 이메일로 바로 보내기(이메일 주소록 최대 300개 등록 가능)도 가능하며, 구글 드라이브나 원드라이브, 드롭박스 등의 클라우드 저장소에 결과물을 바로 전송하는 것도 가능하다. 때문에 이 제품을 이용할 때는 되도록 와이파이를 통한 인터넷 접속 상태에서 이용하는 것을 권한다.
그 외에도 브라더 ADS-1700W는 빈 페이지를 감지해 건너뛰는 기능, 틀어진 문서를 자동으로 보정해서 스캔하는 기능, 텍스트의 방향을 인식해 역방향으로 삽입된 문서라도 정방향으로 보정한 결과물을 생성하는 기능 및 배경색을 제거하는 기능(신문지 및 변색된 용지를 스캔할 때 유용) 등 다수의 고급 기능을 지원한다. 이러한 부가기능은 브라더에서 제공하는 프린터/스캐너전용 소프트웨어인 ‘Brother iPrint&Scan’을 통해 설정할 수 있다. 물론 외부 스캔 소프트웨어나 윈도우 기본 내장 스캔 소프트웨어로도 스캐너를 구동할 수 있지만 위와 같은 고급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되도록 브라더 제공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것이 무난하다.
그 외에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제공하는 Brother iPrint&Scan 모바일 앱을 설치하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브라더 ADS-1700W에 접속해 스캔한 문서를 모바일 기기에 저장할 수 있다. 다만, 같은 이름의 PC용 소프트웨어에 비하면 기능이 단순해서 문서 크기, 스캔 유형(컬러 / 흑백), 양면 스캔 여부 등의 기본적인 기능만 쓸 수 있다.
소프트웨어 지원도 충실한 편
PC용 Brother iPrint&Scan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스캔한 원고는 JPEG, PNG, BMP 등의 이미지 파일 외에도 PDF, TXT, RTF 등의 문서 파일로도 저장 가능하다. 스캔한 종이 원고에 포함된 텍스트를 판독해 편집 가능한 전자 문서를 생성하는 OCR(Optical Character Reader) 기능을 지원한다. 따라서 외부 문서 편집 소프트웨어를 이용, 스캔한 문서 파일의 텍스트를 편집할 수 있다. 이를테면 PDF 파일은 어도비 애크로뱃 프로 등으로, RTF 파일은 MS 워드 등의 소프트웨어로 편집 가능하다.
좀 더 전문적인 기능을 쓰고자 한다면 제품에 포함된 설치 디스크나 브라더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뉘양스(Nuance)사의 파워 PDF(Power PDF)나 페이퍼포트(PaperPort)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이용해 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이들 역시 스캔 기능을 지원하며 파워 PDF는 PDF 파일의 편집이나 변환 기능, 페이퍼포트는 PC의 문서와 이미지 파일을 정리하거나 관리 / 공유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파워 PDF의 경우는 15일 동안만 쓸 수 있는 시험판으로 설치되는데, 브라더 ADS-1700W 후면에 적힌 일련번호를 입력하면 정품 인증이 되어 제한 없이 쓸 수 있다.
물건은 좋은데 어디에 쓸까?
브라더 ADS-1700W는 상당히 잘 만든 비즈니스용 스캐너다.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지는 않지만 작고 가벼워서 휴대성이 좋고, 양면 자동 스캔, 플라스틱 카드 스캔, OCR, 와이파이 네트워크 기능 등, 현대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요구하는 각종 부가기능도 충분히 지원한다. 물론 스캐너의 기본기라고 할 수 있는 속도나 이미지 품질도 양호하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의 구매가 망설여진다면 이 제품이 '스캐너'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본문 초반에 말한 것처럼 요즘은 꼭 스캐너 단독 기기가 아니더라도 종이 문서를 디지털화 할 수 있는 수단이 여럿 있다. 하지만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 외부 행사를 자주 하는 기획사 등, 이런 제품이 유용한 비즈니스 환경은 분명 있다. 브라더 ADS-1700W는 10명 중 9명에게는 그다지 필요 없겠지만, 1명에게는 기대 이상의 큰 만족도를 줄 수 있는 그런 제품이다. 2019년 3월 인터넷 쇼핑몰 기준, 브라더 ADS-1700W는 적잖은 금액인 30만 원대 후반에 팔리고 있는데, 이게 돈 값을 할 지의 여부는 전적으로 사용자의 환경과 업무 특성에 달렸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