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컴캐스트 손잡고 'T1' 브랜드로 e스포츠 시장 개척 나서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SK텔레콤이 미국의 미디어 기업 '컴캐스트'와 협력해 자사가 보유한 e스포츠 팀인 'T1'을 e스포츠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 시킨다고 25일 밝혔다. 이로써 T1은 SKT T1이 아닌 SK텔레콤과 컴캐스트 산하의 e스포츠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SK텔레콤이 T1의 1대 주주가 되고, 컴캐스트는 자회사인 '컴캐스트 스펙타코'를 통해 지분 투자를 단행해 2대 주주가 되기로 양사가 합의했다. 컴캐스트는 시가총액 약 174조 원, 연 매출 약 110조 원 수준의 글로벌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케이블TV 업체이자, 미국내 1위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다. 컴캐스트 스펙타코는 컴캐스트가 스포츠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로 필라델피아 플라이어, 필라델피아 윙스, 필라델피아 퓨전 등 여러 스포츠와 e스포츠팀을 거느리고 있다.

SK텔레콤 컴캐스트
스펙타코
SK텔레콤 컴캐스트 스펙타코

e스포츠 기업이란 e스포츠팀만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구단을 뜻한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과 스포츠 관계자가 e스포츠 기업을 창단해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e스포츠 기업으로 한국의 젠지, 영국의 클라우드9, 미국의 이모털, NRG, 프나틱, 이블지니어스, 중국의 로열네버기브업 등을 들 수 있다.

e스포츠 기업은 설립자에 따라 세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프로게이머나 감독 등 업계 관계자가 외부 투자를 받아 설립한 경우, 유명 스포츠 선수 등이 e스포츠 산업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설립한 경우, 그리고 기업이 e스포츠 산업에 투자하기 위해 설립한 경우다. T1은 이 가운데 세 번째에 해당한다.

T1은 SK텔레콤이 2004년 창단한 e스포츠 구단이다. 스타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2 등을 거쳐 현재는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하스스톤 리그에 참여하는 팀을 보유하고 있다. 임요환, 최연성 등 유명 e스포츠 선수가 T1에서 활동했고, 현재는 이상혁(페이커) 등 리그오브레전드 최고 인기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월 이용자 1억 명에 달하는 AOS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월드챔피언십에서 3회 우승하는 등 성적과 인지도 면에서도 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해외 사용자들이 SK텔레콤은 몰라도 SKT T1은 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e스포츠 업계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컴캐스트 스펙타코는 오버워치팀인 필라델피아 퓨전을 설립하며 e스포츠 업계에 뛰어들었다. 필라델피아 퓨전은 이제혁(카르페) 등 인기스타의 활약에 힘입어 오버워치 리그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컴캐스트 역시 3세 경영자이자, 그룹의 후계자로 여겨지는 터커 로버츠를 e스포츠 총괄로 임명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e스포츠 사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협약은 T1을 하나의 브랜드화하고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하려는 SK텔레콤의 전략과 오버워치에서 벗어나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등 다양한 종목의 e스포츠에 손을 대려는 컴캐스트의 입장이 일치하여 성사된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컴캐스트 공동 간담회 모습, 왼쪽부터 SK텔레콤 이재신 프라이빗플레이스먼트 팀장, 허석준 프라이빗플레이스먼트 그룹장,
'컴캐스트 스펙타코어' 터커 로버츠 e스포츠 총괄, '필라델피아 퓨전' 조 마쉬 사업총괄, 컴캐스트 스펙타코어 '팀 버크먼' 커뮤니케이션장,
출처: SK텔레콤
SK텔레콤-컴캐스트 공동 간담회 모습, 왼쪽부터 SK텔레콤 이재신 프라이빗플레이스먼트 팀장, 허석준 프라이빗플레이스먼트 그룹장, '컴캐스트 스펙타코어' 터커 로버츠 e스포츠 총괄, '필라델피아 퓨전' 조 마쉬 사업총괄, 컴캐스트 스펙타코어 '팀 버크먼' 커뮤니케이션장, 출처: SK텔레콤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은 미국, 중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매년 30~40%씩 성장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전 세계 e스포츠 산업은 2018년 8억 6900만 달러 규모에서 2022년 29억 6300만 달러로 매년 35%씩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90년 역사의 스페인 축구리그 라 리가의 연 시장 규모인 28억 달러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생긴지 20년이 채 되지 않은 e스포츠 산업이 전통 스포츠 산업을 제칠만한 성장 잠재력이 있다는 뜻이다.

SK텔레콤과 컴캐스트 양사는 이렇게 급성장하는 글로벌 e스포츠에서 지분을 차지하기 위해 협업을 결정했다. 양사는 글로벌 e스포츠팀 공동 운영, 콘텐츠 공동 제작,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등 여러가지 공동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콘텐츠 중계권, 광고 유치, 관련 상품 판매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가치를 창출하고, T1을 FC바르셀로나 등에 비교되는 글로벌 e스포츠 구단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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