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로봇청소기, 사물인터넷이 되다 - 유진로봇 '아이클레보' feat. KT기가지니
[IT동아]
사물인터넷(IoT)은 이제 일상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일반 기술이 됐다. 개인비서 역할의 인공지능 스피커가 가정에 하나둘 자리 잡고 있는데, 가정 내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IT/가전기기를 이 스피커로 일괄 제어할 수 있다. 사람-사물 간 연결이 아닌, 사물-사물 간 연결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일상을 경험할 수 있는 게 사물인터넷의 핵심이다.
이를 테면, 거실의 인공지능 스피커와 로봇청소기가 연결되어, 스피커를 통해 로봇청소기를 제어하는 사례다. 이는 KT의 '기가지니' 스피커와 로봇전문 기업 유진로봇의 '아이클레보' 로봇청소기의 조합이다.
KT 기가지니는 KT 인터넷이나 IPTV와 연동되는 인공지능 스피커로, KT는 '기가지니 홈 IoT'라는 서비스를 통해 가정 내 여러 가전기기와 연결된다. 물론 모든 기기가 무조건 연결되는 건 아니고, KT와의 제휴를 통해 사전 등록된 제조사 또는 제품만 연동될 수 있다.
'KT 기가지니 홈 IoT' 서비스에는 현재 자이아파트(경기도 남양주 소재), 푸르지오(경기도 고양시 소재), 송파 헬리오시티(서울 송파구 소재), 안양 한양수자인(경기도 안양 소재) 등의 아파트도 등록돼 있다. 즉 아파트 주거시설 자체가 기가지니에 연결되어, 실내외에서 음성 명령 등으로 이를 제어할 수 있다. (조명, 난방/냉방, 가스 밸브, 전기 플러그, 엘리베이터 호출 외 다수 제어)
연동 기기로는 삼성전자 주요 가전(냉장고, 에어컨 등), 필립스 가전(에어프라이어 등) 등과 함께, 유진로봇의 로봇청소기(아이클레보 YCR-M07 기가지니 에디션) 등이 우선 제휴됐다.
일단, '아이클레보 기가지니 에디션'은 로봇전문 기업인 유진로봇에서 개발, 판매하는 YCR-M07 모델과 기본 사양 등은 동일하다. 최근 출시된 제품이며, 스마트폰 앱(아이클레보 O5)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본체 크기는 유사 로봇청소기와 비슷한 정도며, 디자인도 나름대로 준수한 편이다. 전작인 '아이클레보 오메가' 모델과도 거의 흡사하다.
먼지통이 본체 윗면에 있어 탈착이 용이하고, 디스플레이 창을 통해 설정 및 작동 상태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바닥면에는 회전 브러시가 양쪽으로 하나씩 장착되어 빠르게 회전하며 오물을 쓸어 담는다. 회전 브러시가 회전하며 쓸어 모은 오물은 바로 뒤 메인 블레이드(브러시)가 빨아들여 오물통으로 보낸다.
뒤쪽으로는 걸레판을 두어 걸레(기본 포함)를 부착하면, 흡입청소와 걸레청소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단 걸레를 부착하면 실내 문턱은 넘지 못한다.)
먼지통은 버튼식이라 뚜껑을 꾹 눌러 열고 꺼내면 되며,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EPA 필터와 메시 필터가 먼지통 안에 장착된다. 필터는 물 세척이 가능하다.
본체 충전을 위한 충전 스테이션을 적당한 위치에 배치하고 전원케이블을 연결한 다음, 회전 브러시를 끼운(왼쪽/오른쪽 방향을 맞춰야 함) 후 충전 스테이션에 올려 놓으면 충전이 시작된다. 사전 준비는 끝이다.
로봇청소기는 일반적으로 스마트폰보다 사용이 쉽고 간편하다. 모든 제어는 리모컨을 통해 가능하고, 청소 예약 등은 '아이클레보 O5'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해 설정하면 된다. (설치 후 회원가입 해야 한다.)
앱과 아이클레보와의 연결은 와이파이를 이용하는데, 설명서에 따라 혹은 앱 화면을 보며 차근차근 따라하면 어렵지 않게 설정을 마칠 수 있다.
로봇청소기는 보편적으로 집안에 사람이 없을 시간에 집안 구석구석을 유영하며 청소하도록 설정하는 것이 좋다. 제 시간에 나와서 청소한 다음 충전 스테이션으로 알아서 복귀한다.
아이클레보 O5 앱 역시 복잡할 거 없이 간결, 간소하다. 로봇 자체 설정이나 청소 모드 설정만 하면 된다(물론 앱을 통해서도 청소기를 제어할 수 있다). 로봇 설정에서는 로봇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가능하다. 이외 '마켓' 메뉴에서는 아이클레보에 필요한 필터, 걸레, 회전 브러시, 메인 블레이드 등의 부속품 등을 바로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앱 계정과 마켓(아이클레보 홈페이지) 계정이 연동되지 않아 각각 생성, 로그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앱 계정과 홈페이지 계정의 통합이 필요하다.
아이클레보의 청소 결과나 작동 성능, 기능 등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30여 년 동안 로봇만 연구개발하는 기업 제품이고, 이미 전작 '오메가', '아르떼' 시리즈, '캐릭터' 시리즈(마블, 스타워즈)를 출시해, 로봇청소기로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공지능이 강화된 만큼 집안 청소를 반복 수행하며 주행 루트와 공간을 학습함으로써 청소 효율을 높인다. 앱에서 이 청소 맵을 편집해 청소금지 구역을 설정하면 이 구역은 청소하지 않는다. 또한 위쪽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공간을 3차원 입체적으로 인지하고 장애물을 피한다.
청소 시 작동 소음도 그다지 크지 않다(44dB). 일반 생활소음이 35~40dB 임을 감안하면 소음으로 인한 큰 불편은 없으리라 판단한다. 더구나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이 측정한 소음 비교에 따르면, 아이클레보 O5가 타사의 유사 제품보다 작동 소음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외 문턱 높이 최대 1.5cm 통과, 3가지 청소모드(내비, 스팟, 맥스), 최장 사용시간 120분(1단계 모드 시), 낙하방지 센서(4cm 이상 높이) 및 장애물감지 센서 탑재 등, 최신 로봇청소기로서 지녀야 할 기본 덕목은 빠짐 없이 갖췄다.
한가지 염두에 둘 건, 로봇청소기가 한번 훑고 지나간다 해서, 윤기 있고 반들반들하게 청소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로봇청소기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집안을 돌며, (눈에 보이는) 자잘한 오물이나 머리카락 등을 청소하기에 적합하다.
이제, KT 기가지니와의 연동을 살펴보자. 먼저 기가지니 스피커가 온라인 및 사용 가능 상태, 아이클레보 역시 정상 작동 상태여야 한다.
스마트폰에 '기가지니 홈 IoT' 앱을 내려받아 설치한다. 앱 왼쪽 메뉴에서 '제휴사' 중 '기기' 항목의 '유진로봇'을 선택하면, 아이클레보 앱과 연동되어 로봇청소기가 등록 추가된다. (아이클레보 앱 로그인 계정을 입력하는 단계가 있다.)
집 안에 다른 제휴사의 기기도 있다면 같은 방식으로 등록하면 되며, 등록이 완료되면 기기목록에 모두 표시된다.
이제 기가지니 홈 IoT 앱을 통해서도 아이클레보를 온전히 제어할 수 있고, 무엇보다 기가지니 스피커를 통해 음성 명령으로도 아이클레보를 작동시킬 수 있다.
이를 테면, "기가지니!"라 호출하고, 스피커가 대답한 뒤 "청소 시작!"이라 말하면 아이클레보가 이내 출격해 청소를 시작한다(사전 입력된 청소설정으로). 아이클레보도 KT 제품인 것처럼 한 식구가 된다.
처리 가능한 음성 명령은 시작/중지, 충전/상태 확인, 청소모드/강도 변경 등의 기본 제어 명령이다. (이외에는 특별히 명령할 게 없다.)
다만 (앞서 말한 대로) 로봇청소기는 주로 예약 작동으로 설정하기에, 음성 명령을 자주 사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기가지니+아이클레보' 조합은 사용자 음성을 토대로 (제조사가 달라도)가정 내 가전기기가 '서로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음성 명령 외에 아이클레보 앱이나 기가지니 홈 IoT 앱을 통해, 외부에서도 원격으로 아이클레보를 작동시켜 청소토록 할 수 있다.
끝으로, 유튜브 스타인 '박막례 할머니'의 동영상을 한번 보자. (https://youtu.be/Us-rw_w8zN4)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