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재'라 놀려도 좋아, 픽스 프라임 블루투스 이어폰
[IT동아] 완전무선 이어폰은 편하지만 분실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백헤드 이어폰은 보관이 용이하지만 다른 무선 이어폰 유형에 비해 편하다고 보긴 어렵다. 한 쪽 귀만 착용하는 모노 이어폰은 분실 위험은 덜하지만 활용도가 좋은 편은 아니다.
이와 달리 편하고, 보관이 용이하고, 분실 위험도 적고, 활용도가 뛰어나다는 장점만을 갖춘 무선 이어폰 유형이 있다. 넥밴드 이어폰은 평상시 목에 걸어 다니다 바로 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고, 목에 거는 형태 때문에 보관이 쉬우며, 당연히 분실 위험도 적고, 운동할 때나 음악을 감상할 때나 전화를 할 때나 사용하기 좋아 활용도 또한 좋다.
그런데 이토록 장점만 가진 듯한 넥밴드 이어폰의 발목을 잡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특유의 '아재스러움'이다. 언제부턴가 넥밴드 이어폰이라면 아재의 상징처럼 이미지가 굳어져 버려서, 나이에 맞지 않는 스타일로 보일까 싶어 쉽사리 목에 걸기 어려웠다. 그래도 포기는 이르다. 넥밴드 이어폰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까지도 장점으로 승화한 제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픽스 프라임 넥밴드 블루투스 시즌2'는 처음 볼 때부터 흔히 떠올리게 되는 넥밴드 디자인이 아니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구석구석 살펴봐도 어디 하나 모난 곳 없이 매끄럽게 잘 빠졌다. 목에 걸었을 투박하지 않은 것도 좋다. 전반적으로 각진 느낌보다는 곡선 형태를 취해 부드러운 이미지를 주고, 조작 버튼도 단순하게 왼편에 단 2개만 배치했다.
목에 거는 부분은 말랑말랑하면서도 유연한 소재를 적용해 착용감을 높였다. 무게는 37g에 불과해 신경 쓰지 않으면 목에 걸었는지도 모를 정도다. 게다가 세게 구부리더라도 모양이 변형되지 않고 원래 모습으로 복원된다. 거치적거리는 케이블도 살짝 잡아당기기만 하면 넥밴드 안으로 쏙 말려들어가 편리하다.
이어팁 부분은 흔히 보는 일반적인 원형이 아닌 타원형으로 제작됐다. 덕분에 귀 모양에 딱 맞아 들어가 밀착감이 아주 뛰어났다. 이어팁이 크기에 관계없이 귀 안을 완벽하게 채워주면서 외부 소리를 차단해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것도 나름 만족스럽다.
음질 역시 기대 이상이다. 14mm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탑재했으며, 이는 일반 블루투스 이어폰보다 상대적으로 큰 수준이다. 덕분에 무선 이어폰임에도 불구하고 깊고 무게감 있는 소리를 냈으며, 장르에 관계없이 선명하면서도 깔끔하게 떨어지는 공간감이 느껴졌다.
여기에 단 2개뿐인 컨트롤키 중 전원 버튼을 짧게 두 번 누르는 액션으로 이어폰 이퀄라이저 설정까지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럽다. 기본음질 모드를 포함해 저음강조 모드, 고음강조 모드 총 3가지 모드를 지원하며, 변경된 이퀄라이저가 어떤 모드인지 음성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따로 꺼낼 필요도 없다. 이퀄라이저 설정도 인위적이지 않아 어떤 음악이든 잘 어울리고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이 외에도 전원 버튼을 1초간 누르면 스마트폰의 음성 인식을 실행할 수 있어 장갑이 필수인 겨울철에 스마트폰을 따로 꺼내지 않아도 돼 활용도가 높다. 블루투스 5.0으로 연결성은 두말할 것도 없고, 220mAh의 대용량 배터리 탑재로 최대 15시간은 거뜬히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넥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이 아재면 좀 어떤가. 이렇게 좋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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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