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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캐논스러운' 풀프레임 미러리스, EOS R

강형석

캐논 EOS R.

[IT동아 강형석 기자] 지난해 하반기,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바로 소니가 거의 독주하던 풀프레임(35mm 필름 면적의 이미지 센서)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니콘(Z 시리즈)과 캐논(EOS R)이 나란히 진입하기 시작한 것. 비록 시작은 늦었지만 철저한 분석과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소비자들 사이에서 신제품들이 회자되고 있다. 작지만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기자는 지난해 EOS R을 미리 접해 볼 기회가 있었다. 양산되어 출고되는 일반 제품이 아닌 출시 전 문제들을 점검하고 성능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쓰이는 시제품이었는데, 일부 기능에 제한이 있었고 촬영 결과물도 완성된 상태가 아니어서 제품에 대한 결론을 쉽게 내릴 수 없었다.

기사 보기 - [프리뷰] 새로운 가능성을 그린다, 캐논 EOS R (http://it.donga.com/28224/)

그리고 오래 지나지 않아 다시 캐논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EOS R을 다시 접할 수 있었다.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제품과 동일한 것으로 이번에는 표준 줌렌즈 중에서 가장 밝은 조리개 값을 가진 제품 중 하나인 'RF 28-70mm F2L USM'과 호흡을 맞췄다.

하지 못했던 이야기 ① – 다기능 바와 컨트롤 링

미러리스(Mirrorless). 이름 그대로 거울이 없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기존 일안반사식(SLR) 카메라에 필수 장착되던 반사 거울이 사라졌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일안반사식은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반사시켜 뷰파인더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촬영하기 위해 셔터 버튼을 누르면 반사 거울이 위로 올라가면서 렌즈를 통과한 빛이 필름(이미지 센서)으로 전달된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렌즈를 통과한 빛이 바로 센서로 전달된다. 반사 거울과 뷰파인더를 위한 펜타프리즘 등 부품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연스레 구조가 단순해지고, 이는 크기와 무게를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설계에 반사 거울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기에 화질 확보를 위한 설계 적용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것이 새로운 미러리스 카메라들은 렌즈와 센서의 거리를 최대한 좁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단점은 크기 때문에 새로운 조작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 작아지면서 후면과 상단 등에 버튼을 많이 배치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제조사들은 액정 디스플레이의 터치 기능을 적극 활용하거나 직관적인 조작 인터페이스 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EOS R도 마찬가지다. 여기에서는 두 가지 핵심 기능이 추가됐다. 하나는 렌즈 전면에 제공되는 컨트롤 링(Control Ring)이고, 다른 하나는 카메라 후면에 탑재된 다기능 바(Multi-Function Bar)다.

EOS R 전용 렌즈 전면에는 컨트롤 링이 탑재된다. 이를 활용해 촬영에 필요한 조작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렌즈에 제공되는 컨트롤 링은 사용자 설정에 따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촬영 모드 전환(조리개 우선, 셔터 우선)은 물론이고 감도 조절과 노출 보정 조절에도 쓰인다. 카메라를 양 손으로 잡아 쓰는 구조이기 때문에 렌즈를 잡고 있는 손으로 컨트롤 링을 돌리면, 촬영 자세를 취하면서 동시에 촬영에 필요한 설정을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카메라 후면 상단에 다기능 바가 탑재된다. 슬라이드와 터치하는 등의 조작으로 기능들을 빠르게 불러온다.

다기능 바는 EOS R 후면 상단에 탑재된 터치 패널을 말한다. 좌우로 슬라이드하거나 좌우 영역을 한 번씩 터치(탭)하는 것으로 설정된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 슬라이드 방향이나 터치 영역 등 처음에는 다루는데 어려움이 있겠지만 적응되면 소음 없이 촬영에 집중할 수 있다. 특히 소음을 억제할 수 있어 영상 촬영에 유리하다. 촬영 중 조작에 의한 소음이 유입되지 않아서다.

설정하는 방식도 직관적으로 준비되어 있다.

3가지 기능을 조합하는 것이므로 자주 쓰는 기능을 미리 적용해 두면 촬영 시 편리하다. 슬라이드에 감도 변경, 탭으로 조리개 변경이나 자동초점 기능 등을 배정하면 촬영 중 변화하는 상황에 빠르게 대응 가능하다. 컨트롤 링은 일부 미러리스 카메라 브랜드에도 존재하는 것이지만 다기능 바는 EOS R 특유의 조작 방식으로 활용 가치가 높다.

하지 못했던 이야기 ② – 카메라의 화질

지난해 10월 경험했던 EOS R은 시제품이었기에 성능이나 화질에 대한 언급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말할 수 있다. EOS R과 새롭게 합류한 RF 28-70mm F2L USM을 가지고 촬영에 나섰다. 렌즈는 캐논이 EOS R을 위해 새로 설계한 것으로 초점거리 28~70mm를 갖췄지만 조리개 값이 f/2.0이 모든 구간에 적용되어 있다. 대부분 기존 카메라들의 표준 줌렌즈의 조리개 값이 f/2.8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덕분에 덩치는 커졌지만 캐논 광학기술의 면모를 보여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EOS R과 RF 28-70mm F2L USM으로 촬영한 이미지.

EOS R에 탑재된 이미지 센서는 3,030만 화소, 디지털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인 EOS 5D 마크4에 탑재된 것과 큰 차이 없는 수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영상처리엔진이다. 출시 시기가 다르다보니 5D는 디직(DiGiC) 6+, EOS R에는 디직 8이 각각 탑재됐다. 기본적인 화질 개선은 물론이고 초점 검출과 손떨림 보정에 대한 부가적 요소들의 성능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성능도 인상적이다. 상용 감도 ISO 4만까지 대응하고 있으며, 확장하면 최대 10만 2,400까지 쓸 수 있다. 5만 1,200까지 지원해 줬다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다양한 환경에서 쓰기에 부족함 없는 성능이다. 촬영해 보면 ISO 1만 2,800까지 안정적인 화질을 제공하며, 그 이후부터는 노이즈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RF 28-70mm F2L USM의 28mm 영역. 다른 표준 줌렌즈에 비해 광각에서 4mm 손해를 보지만 최대 개방 조리개값이 이를 상쇄한다.

렌즈는 초점거리 28~70mm에 대응하는데, 광각 영역이 조금 아쉬운 느낌이 있다. 대부분 풀프레임 카메라 브랜드의 표준 줌렌즈 초점거리는 24-70mm이기 때문. 하지만 최대 개방 조리개가 f/2라는 점은 매력적이다. 그만큼 저조도 환경에서 0.1초라도 더 셔터 속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가격 또한 압도적이기 때문에 접근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겠다.

피사체를 인지하는 속도나 화이트밸런스(색균형) 검출 능력은 수준급이다. 실내 인공광 아래에서의 화이트밸런스 검출 실력도 안정적이다. EOS M 라인업으로 다져진 실력이 EOS R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는 듯 하다. 연사도 초당 8매(동체 추적 시 5매) 수준으로 화소를 고려하면 무난한 수준이다.

동영상은 조금 아쉽다. 4K UHD(3,840 x 2,160) 촬영이 가능하지만, 센서 영역 전체를 활용한다는 타 브랜드 대비 일부 영역만 쓴다. 대신 4K 영상에서 정지사진 추출이 가능하고, 편집에 용이한 로그(캐논로그 10비트 지원)도 제공하고 있어 촬영 후 편집이라는 측면에서는 이점이 있다.

가능성을 엿보다

EOS R은 이제 막 시작했다. 동시에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지금까지 선택지가 소니 뿐이었지만 이제 니콘과 함께 경쟁해야 된다. 뿐만 아니라, 2019년 L-마운트 연합(라이카·시그마·파나소닉)의 풀프레임 미러리스까지 합류하게 되면 더 치열한 경쟁 구도가 그려질 전망이다.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EOS R의 운명 역시 올해 내에 판가름 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당장 삼자구도인 상황에서 두각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캐논 EOS R.

그런 점에서 봤을 때 EOS R은 경쟁력이 있을까? 일단 카메라 자체의 경쟁력은 충분하다. 비슷한 가격대로 경쟁하는 소니와 니콘 제품 대비 높은 화소를 제공한다. 이는 사진 후처리 측면에서 보면 조금 유리한 부분이다. 반면, 동영상 촬영 부분은 조금 아쉽지만 이는 사용하는 환경에 따라 각기 장단점이 될 수 있으므로 소비자들이 판단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역시 관건은 렌즈다. 전용 마운트(RF)에 대응하는 호환 렌즈의 수를 최대한 빨리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력적인 렌즈들이 출시된다면 EOS R의 가치도 상승하리라 예상해 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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