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디자인과 몰입감으로 승부하는 뷰소닉 VX3276-2K-MHD
[IT동아 강형석 기자] 과거 액정(LCD) 모니터는 테두리와 본체 전체가 참 두꺼웠다. 그래도 거대한 브라운관(CRT) 모니터에 비하면 작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접한다는 기분이 더해지면서 우리의 책상 위를 빠르게 점령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크기도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고, 화질이나 성능 면에서도 아쉽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렇게 주류로 쓰이고 있는 액정 모니터. 여전히 브랜드와 제품군에 따라 품질의 편차가 존재한다. 어떤 모니터는 과거의 투박함을 품고 있기도 하고, 어떤 모니터는 여러 기술을 더해 세련미는 물론 화질까지 두루 챙기기도 한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게 있기에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제품 선택에 어려움이 있는 것 또한 사실.
그런 점에서 뷰소닉 VX3276-2K-MHD는 액정 모니터가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들을 충분히 구현한 제품 중 하나다. 감각적인 디자인 아래 사용자가 화면에 집중할 수 있는 요소들을 넣었기 때문이다.
'얇고 넓다' 감각적 디자인 돋보이는 모니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감각적인 디자인이다. 하단부도 그렇지만 테두리(베젤)를 얇게 설계해 32인치 면적이 작지 않지만 화면 영역 자체가 더 넓어 보이는 인상을 준다. 무엇보다 시야를 방해하는 요소가 최대한으로 절제되어 있기에 디스플레이에서 출력되는 영상 자체에 몰입할 수 있다는 이점도 제공한다. 스탠드 디자인도 간결하게 설계해 일체감을 준다. 다른 제품도 그랬지만 외모로는 높은 완성도를 갖췄다.
해상도는 2,560 x 1,440(QHD) 사양이다. 일부 중저가형 모니터들 중에서는 풀HD(1,920 x 1,080) 해상도 영역을 제공하는 제품도 있는데, 그런 점에 비하면 화면 활용성은 뛰어나다. 테두리 영역은 제품 자체가 차지하는 두께가 1mm 정도에 실제 테두리 4mm 정도가 더해져 약 5mm 정도에 불과하다. 이 정도면 흔히 말하는 '초슬림' 정도라 말해도 아쉽지 않다.
디자인 부문은 이미 어느 정도는 입증이 된 상태.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굿디자인(Good Design)에 선정된 바 있기 때문. 상품의 외관과 기능, 재료,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우수성이 입증되면 인증(굿디자인 뱃지 포함)을 부여한다.
후면 연결 단자 구성은 인상적이다. 기본적으로 HDMI 2개, 디스플레이포트 2개가 각각 제공된다. 디스플레이 포트 중 하나는 작은 '미니 디스플레이포트' 규격이니 참고하자. 추가로 내장 스피커 사용을 위한 스테레오 입력 단자가 따로 배치된다.
단자 구성만 잘 가져가면 한 디스플레이로 여러 장치를 연결해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다. 예로 PC와 셋톱박스, 콘솔게임기를 각각 연결하면 화면 전환만으로 각 기기들이 출력하는 화면을 보게 된다. 이는 공간 제약이 있는 환경에서 큰 이점이라 할 수 있다. 굳이 여러 디스플레이 기기를 책상 위에 배치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스피커는 후면(하단)에 배치되어 있다. 각각 2W 출력을 갖고 있다. 소리 자체는 무난하지만 스피커가 하단에 위치해 있어 그런지 다소 울리는 경향이 있다.
기능 조작은 모니터 우측 후면(디스플레이 기준)에 있는 조작 컨트롤러로 지원하도록 만들었다. 다른 버튼들 없이 오로지 이 컨트롤러 하나만 존재해서 조금 당황할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여러 기능을 쉽게 다룰 수 있다. 기본적으로 상하좌우 조작과 가운데를 누르는 버튼으로 구성되어 있다. 버튼을 누르면 모니터 우측 하단에 메뉴 아이콘들이 나타나며, 방향에 따라 조작만 해주면 해당 기능으로 이동한다.
기본에 충실한 화질, 색감 바꾸는 프리셋 모드도 제공
뷰소닉 VX3276-2K-MHD에 시스템을 연결, 화질과 기능에 대해 하나씩 살펴봤다. 먼저 화사한 화면이 인상적이다. 제품에는 뷰소닉의 슈퍼 클리어(Super Clear) 기술을 적용한 광시야각(178도) 패널을 사용했다. 자체 개발한 기술인데 표현 가능한 색상이 가장 넓은 범위 내에서 왜곡없이 그대로 표현하도록 패널의 특성을 조율하고 최적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패널은 액정 분자가 수평으로 회전하는 구조의 IPS(In-Plane Switching)를 쓴다. 넓은 시야각과 선명한 색표현이 강점이다. 초기에는 반응속도가 타 패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고 전력소모도 높았지만 현재는 대부분 해결된 상태.
모니터는 명암비 1,200:1, 밝기 250칸델라를 제공한다. 기본 명암비가 조금 아쉬운 면이 있는데, 이를 어느 정도 보완하기 위해 동적명암비를 따로 지원한다. 이를 활성화하면 최대 8000만:1에 달하는 명암비를 구현한다. 응답 속도는 회색(GTG) 기준 4밀리초 수준이다.
색상은 10비트(약 10억 7,000만 색) 표현을 지원한다. 일반 모니터는 8비트(약 1,677만 7,000만 색)을 지원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더 많은 색 표현이 가능하다. 다만 순수한 10비트 지원이 아닌 8비트 색상과 주사율 전환(FRC – Frame Rate Conversion)으로 구현된 형태다. FRC는 디더링(Dithering) 기술 중 하나로 시간적·공간적 혹은 복합적(두 요소의 혼합)인 방법으로 중간색을 만들어 표현하는 기법이다.
그러나 10비트 색상이라도 모든 콘텐츠에서 이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픽카드가 10비트 표현을 지원하고, 애플리케이션도 해당 영역을 지원해야 된다. 어디까지나 전문가 영역인데, 해당 영역을 주로 쓰는 환경의 사용자라면 매력적인 부분이다.
디스플레이 자체의 완성도는 기본 이상이다. 무엇보다 화면 외부에 반사 방지 설계가 이뤄졌기 때문에 실내 전등에 의한 난반사를 보기 어렵다. 물론 반사를 완전히 방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몰입에 방해되는 수준이 아니다. 저반사 유리는 오염(지문, 유막 등)에도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어서 관리도 용이하다. 강화 코팅은 3H 단계로 무난한 편.
기본기 이상의 화질을 갖췄지만 아쉽게도 이 모니터는 게이밍용은 아니다. 최근 1초에 60매 이상 화면이 깜박이는 고주사율(60Hz 이상) 방식이 아닌, 일반 60Hz 주사율을 제공하기 때문. 그렇기에 이를 가지고 높은 화면 표시에 기반한 부드러운 움직임을 기대하는데 한계가 있다. 대신 1초에 60매를 그려내는 충분한 환경을 갖췄다면 그것만으로 기본적인 게이밍 몰입이 가능하다.
그래도 게임을 즐기는 이를 위한 요소를 준비해 두었다. 보기 모드를 통해서인데, 3개의 게이머 색감 설정과 2개의 1인칭 슈터(FPS) 설정, 전략 시뮬레이션(RTS), 온라인 다중접속 결투(MOBA) 등으로 세밀히 마련되어 있다. 또한 각각 입력 지연 설정과 동적 명암비 등을 따로 취향에 따라 설정하도록 했다.
이 외에 기본과 게임, 영화, 웹, 텍스트, 맥, 흑백 등 7가지 색감을 제공한다. 각각의 특징과 이점이 있으므로 상황에 따라 한 번씩 사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감각적인 완성도에 가성비까지 돋보이는 고해상도 모니터
감각적인 디자인과 화질을 겸비한 뷰소닉 VX3276-2K-MHD. 높은 완성도를 갖췄음에도 가격적인 매력까지 갖춘 점이 인상적이다. 1인치당 1만 원 수준의 가격대를 제시하고 있어서다. 물론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대를 갖춘 모니터들이 많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완성도와 브랜드 등 종합적인 요소를 모두 감안한다면 이 제품의 가치는 높은 편에 속한다.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얻는 것만큼 잃는 것이 있다. 디자인 언어는 잘 풀어냈지만 쓰는 사람의 심리적 부분까지 읽어내지 못한 것 같다. 조작 체계가 조금 번거롭다. 이 제품은 주요 설정을 진행하려면 모니터 우측 후면을 만져야 하는데 어디에 어떤 버튼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인지하기 어렵다. 별도의 무선 리모컨을 제공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모니터의 성향. 사실, 게이머보다 디자인이나 영상 등 색감에 초점을 두는 작업 환경에 많은 비중을 둔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여기에 취미로 가끔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게임 플레이에 많은 비중을 둔 소비자에게는 조금 아쉽겠지만 일과 취미 모두 병행하는 소비자에게는 매력적인 모니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