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프로젝트] 위키박스 마케팅 제언 (2) – 판촉물의 폭발적 화력
우리는 지난 주 '마케팅 제언 1편'에서 위키박스의 마케팅 방향과 슬로건, 타겟별 채널별 마케팅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마케팅 전략의 우선수위를 정해본다면, 위키박스의 무인택배함이 설치된 대단지 아파트와 오피스텔 거주자를 대상으로 세탁 서비스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먼저일 것입니다. 그런데 위키박스에는 마케팅 전담 인력이 없기 때문에 자원이 적게 드는 마케팅 방법이 필요합니다. 무엇이 있을까요?
너무 흔해서 무시했던 방법들이 있습니다. 바로 간판, 전단지, 쿠폰, 판촉물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거주자들이 직접 접촉하는 구식 채널을 새롭게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Solution 1. 보관함을 새롭게
일반적인 매장에 '간판'이 있다면, 위키박스에는 보관함이 있다. 위키박스가 설치된 단지에 사는 고객들은 오다가다 보관함을 한 번이라도 더 보게 되고 관심을 가질 확률이 높다. 온라인 마케팅이 아닌 위키박스 보관함 자체가 훌륭한 'Owned media'이자 또 옥외 광고 판인 것이다. 아래는 위키박스의 보관함이다. 별다른 메시지가 보이지 않는다.
< 위키박스의 현재 보관함 디자인, 출처: 위키박스 >
아래는 아마존락커의 모습이다. 훌륭한 옥외광고 매체로도 활용되고 있다. 물론 보관함을 옥외매체로 활용하기 위해선 보관함을 어디에 놓을지도 잘 고려해야 한다.
< 옥외광고 매체로 활용되는 아마존락커, 출처: Pinterest >
오프라인 상에서 자사 채널을 활용해 구인 광고를 진행한 사례를 하나 더 살펴보자.
이케아(IKEA)는 호주 매장을 오픈할 때, 이케아 가구를 구매한 고객이 한편으로는 훌륭한 '직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케아는 조립 설명서 포맷을 그대로 사용해 채용공고 전단지를 제작했고, 이를 제품 조립 설명서와 함께 제공했다. 그 결과, 별도의 광고비 없이 200명 이상의 직원을 채용할 수 있었다.
< 이케아 호주가 직원 채용을 위해 제작한 홍보물, 출처: 이케아 호주 >
이 사례는 자사 채널을 잘 활용하면 그 어떤 광고보다 효과적일 수 있음을 입증한다. 위키박스도 고객과의 접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보관함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상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기도 했다. 때마침 위키박스는 대단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세탁 서비스 홍보를 아래와 같이 진행 중이다.
< 위키박스의 새로운 보관함 디자인, 출처: 위키박스 >
한눈에 쉽게 들어오는 세탁을 상징하는 아이콘과 함께 서비스 사용법 등을 보관함 외관에 직관적으로 표기했다. 향후 세탁, 구두, 편의점 전용함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각각의 서비스에 맞는 박스와 디자인이 추가되면 좋을 것이다. 세탁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각각의 서비스에 맞는 아이콘을 개발할 것을 추천한다(구두와 편의점 식품을 같은 공간에 보관하고 싶은 사용자는 아마 없을 것이다. ^^).
보관함을 새롭게 꾸민다고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올까? 이를 위해 두 번째 솔루션이 필요하다.
Solution 2. 전단지를 새롭게
전단지는 어딜 가나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오프라인 홍보 방법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전단지, 리플릿, 팸플릿, 유인물 등 다양하게 불리기도 하지만, 본문에서는 가장 흔하게 불리는 전단지로 표기했다). 영화나 전시 팸플릿처럼 누군가는 소중히 소장하기도 하지만, 번화가에서 뿌려지는 대부분의 전단지들은 곧바로 길에 버려지는 쓰레기가 되어 버리기도 한다.
< 수없이 뿌려지는 전단지들, 출처: 네이버 이미지 >
하지만, 전단지는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전달되느냐에 따라 쓰레기가 되기도 하고 재치 있는 홍보방법이 되기도 한다. 위키박스는 전단지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1) 메시지와 아이디어
우선 위키박스의 아래 전단지부터 살펴보자.
< 출처: 위키박스 >
이 전단지의 장점은 서비스에 대한 명확한 안내다. 깔끔한 구성을 통해 세탁 서비스를 쉽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유심히 보지 않으면 위키박스의 서비스인지 근처 세탁소의 서비스인지 알 수 없다. 더군다나 사람들은 위키박스가 무엇인지 잘 모르지 않는가?
어떻게 바꿔야 할까? 향후에는 위키박스를 좀 더 명확히 알려주고 세탁 서비스가 위키박스의 서비스임을 인지시킬 필요가 있다. 아래 사례를 통해 조금 더 발전살펴보자.
< 출처: designspiration >
이케아의 브로슈어는 한눈에 시선을 끌고 목적이 명확하며 버리기 아까울 정도로 퀄리티가 높다. 이런 차별화된 제작물은 사실 비용보다 아이디어의 문제다. 위키박스의 현재 제작물에서 와이셔츠가 열리며 위키박스의 소개와 함께 서비스 쿠폰을 제공한다면 어떨까?
2) 배포 장소
역 근처에서 나이가 지긋하신 어머님들께서 나누어 주시는 전단지는 왠지 받아도 불편하고 거절해도 불편하다. 위키박스 역시 직원들이 대단지에서 직접 전단지와 쿠폰을 나눠준 적이 있다. 직원들은 전단지에 대한 주민들의 차가운 시선을 경험해야 했다.
다음 사례를 살펴보자. 그냥은 무서운 개 모양의 전단지처럼 보인다. 길거리에서 이런 전단지를 나눠준다면 몇 명이나 받을까? 하지만, 이 전단지를 특정 장소를 위해 만들어졌다. 같은 전단지를 자동차 창문에 붙여 놓으니 마치 개가 차를 지키고 있는 듯한 효과가 생긴다. 이는 브라질의 보험회사 광고인데, 차를 지키는데 더 좋은 방법은 보험에 드는 것이라고 적혀 있다. 어떤 장소에서 어떻게 노출시키느냐에 따라서 전단지의 효과는 크게 달라진다.
< 개가 짖는 표정의 브라질 보험회사 전단지, 출처: pinterest >
< 자동차 창문에 꽂아 놓으면 새로운 의미가 형성된다 >
위키박스도 간단한 세탁 연관 용품을 활용해 아이디어 전단지를 제작하기로 했다. 홍보 전용 보관함에 세탁용품 전단지를 놓을 예정인데, 고객은 문자 서비스를 통해 보관함을 열고 자유롭게 전단지를 가져갈 수 있다. 위키박스와 지속적인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 전단지를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전단지 배포 장소로 보관함을 제외하고도 아래 두 가지 장소를 더 추천한다.
첫째, 관리사무소에서 일괄 배포되는 거주자용 설명 책자 안에 위키박스 안내지를 동봉하는 것이다. 최근 신규 입주 대단지의 경우 다양한 시스템 및 서비스 사용 방법 등을 책자로 나누어 주는데 여기에 위키박스 사용 안내와 함께 첫 사용 혜택 쿠폰을 제공하도록 하자. 주민들의 사용 경험을 늘릴 수 있다.
< 재치있는 엘리베이터 공지글, 출처: 창원 감계 힐스테이트 네이버 카페 >
둘째, 엘리베이터 및 게시판 공지사항을 이용하는 것이다. 모니터가 있는 엘리베이터의 경우 비용이 조금 들더라도 위키박스 안내 광고를 진행하고, 없는 경우에는 이렇게 아파트 게시판이나 엘리베이터 공지판에 작게라도 위키박스 사용 안내를 붙여 넣도록 하자. 광고가 아닌 공지로 느껴지기 위해서는 입주민을 위한 사용 안내 등으로 표현을 조정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장소 활용은 관리사무소의 적극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렇게 제작된 전단의 효과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쿠폰의 활용이다.
Solution 3. 쿠폰을 새롭게
위키박스에서는 대단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위키박스 세탁 서비스를 홍보하면서 아래와 같은 복권 제공 이벤트를 진행했다.
< 출처: 위키박스 >
그러나 슬프게도 아직 한 명도 이 복권을 사용한 사람이 없다고 한다. 이유는 무엇일까? 아래 세 가지 경우의 수를 추정해볼 수 있다.
1. 위키박스의 낮은 인지도
2. 세탁 비수기
3. 복권치고 매력적이지 않은 혜택
정답을 알려면 지속적인 테스트로 각각의 변수를 조정해봐야 한다. 위키박스의 세탁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마일리지 혜택을 제공해보는 것을 시작으로 위의 세 가지 변수를 테스트해나가기로 했다.
*이 복권에는 유효기간이 적혀있지 않았다. 쿠폰에 기간이 적혀있지 않으면 이 복권이 대체 언제 회수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기한을 정해놓고 이러한 테스트를 진행해야만 기간 중 회수율 및 반응율을 추적할 수 있으므로 꼭 유효기간을 기재하도록 하자.
실제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혜택이 즉시 가격 할인인지, 마일리지 형태인지, 선물인지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검증해나가야 한다. 아래 단계에 따라 혜택의 수준과 범위를 정하기로 했다.
1단계. 사용유도 목적 -> 세탁서비스 최초 사용 시 무조건 혜택 제공
2단계. 사용이탈 방지 목적 -> 꾸준히 사용할 수 있도록 혜택 제공 + SNS 후기 남길 경우 더 큰 혜택 제공 등
Solution 4. 판촉물을 새롭게
쿠폰, 전단에서 나아가 좀 더 공격적인 방법을 원한다면 판촉물을 고려해볼 수 있다. 판촉물이라고 하면 회사명이 적힌 볼펜이나, 포스트잇 등 소소한 것을 생각하기 쉽다. 물론 USB나 가방, 텀블러 같이 꽤 단가가 나가는 판촉물들도 흔히 쓰인다.
판촉물을 마케팅 툴로 사용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바로 비싼 선물을 주면서 제품명, 브랜드명도 없다거나 브랜드나 제품과는 아무런 관계없이 그저 판촉물 자체가 선물로만 받아들여지는 주객전도의 상황이다. 이런 경우 아무리 비싼 판촉물이라도 전단지에 붙어있는 사탕과 큰 차이가 없다. 판촉물은 비쌀수록 효과가 좋은 것이 아니라, 브랜드와 관계성이 높고 타깃에게 실용성이 높을수록 좋은 것이다.
< 아파트 문에 붙어있는 자석, 출처: THEBOLTIDEA >
한 영유아식 브랜드에서 제품 배송 시 함께 선물한 자석이다.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에게 아이의 수면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작 자석 스티커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러한 판촉물은 타깃에 따라 아주 유용한 선물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위키박스는 어떠한 판촉물을 준비하면 좋을까?
기존에 위키박스는 옷걸이를 전단과 함께 문 앞에 걸어 놓았다고 한다. 세탁 서비스가 연상되는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쿠폰 없이 옷걸이만으로는 위키박스 브랜딩이 불가하다. 조금 더 아이디어를 추가한다면, 보관함에 바로 넣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Suit Bag 제작을 추천한다.
< 출처: 위키박스 >
< 제공: THEBOLTIDEA >
이미지와 같은 가방에 옷을 넣어 전달하면 이동 및 보관이 한결 편해질 것이다. 판촉물 겉면에 위키박스 브랜딩을 하고 세탁물에 특별히 원하는 점을 써 붙일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면 비대면의 신뢰도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위키박스 의류 전용 보관함에는 옷을 걸 수 있는 봉을 설치해 사용 편리성을 높여주고 향후 세탁물 전달 시 쿠폰까지 동봉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세탁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한 명 두 명 늘려가며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위키박스가 세탁 서비스에만 매달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세탁 서비스를 2회 이상 사용해본 고객에게는 위키박스의 무한 확장 가능한 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빠를 것이다. 위키박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다양한 활용방법 등을 추가적으로 안내해 보자.
목표는 봄이다
겨울은 세탁업계의 비수기다. 봄이 왔다고 느끼는 순간 고객들은 동네 세탁소, 프랜차이즈, 세탁 플랫폼 등 다양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 위키박스는 고객의 고민 속에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쿠폰 테스트를 통해 차츰 정교한 타깃 마케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렇게 오프라인에서 안내된 정보들은 온라인상에서도 동일하게 구현돼야 한다. 쿠폰의 사용 및 이벤트 안내 등을 고객이 검색했을 때,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높여줄 수 있다.
< 구식의 마케팅 도구들도 때로는 폭발적 화력을 발휘할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코리아 >
위키박스 서비스의 경우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보관함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라는 데 있다. 추운 겨울 손을 호호 불어가며 직원들이 고객들을 직접 만났던 대면 마케팅 활동은 고객의 반응을 경험한다는 면에서 충분히 의미 있고 정성이 넘치지만, 비대면 서비스인 위키박스와 어딘가 맞지 않기도 하다. 봄이 오면, 위키박스의 새로운 서비스에도 꽃이 피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그때까지 더볼트아이디어도 힘껏 도울 것이다.
THE BOLT IDEA 김보라 대표
THE BOLT IDEA는 O2O(Online to Offline / Offline to Online)마케팅 기획사입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통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지향하며, 스타트업의 시장 창출과 성장을 위한 현실적 마케팅 대안 제시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글 / THE BOLT IDEA 김보라 대표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