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에도 첨단 IT기술 접목,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끈다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문화예술계에도 불고 있다. 작품이나 기록을 보존하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측에서는 방대한 양의 박물관 기록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있다. 각종 IT 기술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전시가 가능해짐에 따라 전시 기획력에서도 큰 진보를 보이고 있다. MR(혼합현실) 기술로 확장된 전시경험을 관객들에게 제공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AI)은 인간만의 향유물이라 여기는 창의적 예술 활동에도 진출해 놀라운 수준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제 LA, 파리 등 세계 각지에서도 우리나라 국립공주박물관(충남 공주 소재)의 유물을 볼 수 있게 됐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14곳의 각 지역 박물관과 함께 가상현실(VR) 박물관을 개관했다. 국립공주박물관은 이를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전시와 IT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차원의 전시 환경을 제공하게 됐다.

이 VR 박물관은 공주에 직접 갈 수 없는 관람객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도 생생하게 문화재를 체험할 수 있다. 기존 VR 전시와 달리, 이 VR 박물관은 사람이 걸어 다니듯 관람이 가능해, 이용이 직관적이고 쉽다는 장점도 있다. 이를 위해 국립공주박물관에는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애저(Azure)'가 적용됐다.

세계 각지에서 만날 수 있는
국립공주박물관
세계 각지에서 만날 수 있는 국립공주박물관

관람객 뿐 아니라 문화 유산 연구를 하는 박물관도 방대한 양의 자료 관리가 편리해졌다. 문화 유산 기록물들을 3D 컨텐츠로 기록하고 클라우드에 저장해 전반적인 작업 프로세스가 간편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파워 BI(Power BI)로 관람객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는데 도움이 되는 대시보드를 구현해 방문자 수, VR 재생 수, 반복 재생 수 등 주요 통계 수치를 분석함과 동시에 그 내용을 시각화한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효과적인 전시 기획이나 행사 운영 등을 가능케 하는 밑바탕이 된다.

기존 2D 이미지가 문화유산을 정확히 기록하는데 유용했다면, 유물 뿐만 아니라 전시된 공간과 이를 감상하는 관람객의 반응 등 다양한 영역에서 데이터를 기록, 수집하기 위해서는 2D 이미지 이상의 수단이 필요하다. 애저 기반의 VR 박물관이 이러한 박물관 운영진뿐만 아니라 다각화된 전시 경험을 원하는 관람객의 요구사항까지 충족하는 최적의 플랫폼이 됐다.

그림을 보고 감성적인 한시를 짓기도 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샤오아이스(Xiaoice)'는 이제 디자인도 한다. 이 예술가 인공지능을 개발한 중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달 샤오아이스가 단어나 주제, 포인트가 되는 색깔 등을 바탕으로 이미지나 패턴도 디자인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 샤오아이스가 디자인한 의류가 전시되고
있다
인공지능 샤오아이스가 디자인한 의류가 전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은 예술작품을 어떤 식으로 만들어낼까? 사람과 마찬가지로 영감이나 습작 등을 통해 작품 활동을 한다. 샤오아이스는 텍스트에서 맥락이나 어조, 감정 등을 파악해 독창적인 패턴을 단 몇 초 만에 만들어낸다.

샤오아이스는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물리적 태와 색, 질감을 이해하려고 한다. 특히 서로 다른 사물 간의 물리적 관계를 이해할 수 있어, 추상적인 드로잉 작업이나 사물의 윤곽을 참고해 그릴 수 있다. 게다가 그림자 조합이나 붓 터치와 같은 부분은 완벽하게 마스터함으로써 작품에 더욱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올해 '중국국제의류직물과 부자재 박람회 2018'에서 샤오아이스는 기성복이나 섬유에 프린트된 디자인을 전시했다. 특기를 살려 각 디자인에 맞는 시도 지어 함께 선보였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푼젤'의 코로나 왕국에 등장하는 성의 실제 모델이 된 장소인 프랑스 노르망디의 명소 몽생미셸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는 방법은 없을까. 파리 군사입체모형박물관(Musée des Plans-Reliefs)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MR기기인 '홀로렌즈'로 이 아름다운 수도원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홀로렌즈로 몽생미셸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홀로렌즈로 몽생미셸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홀로렌즈를 대여해 15분~20분 간 관심 있는 부분을 자유자재로 확대하거나 축소하면서 몽생미셸 수도원에 담긴 유구한 프랑스 문화를 탐험할 수 있다. 수도원과 몽생미셸 지역의 기원 뿐만 아니라, 몇 세기에 걸쳐 변화하는 변화상들도 살펴볼 수 있다.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세대의 관람객들을 고려한 이 시도는 지상에 설치된 카메라와 공중의 드론으로 촬영된 수백, 수천 장의 사진을 알고리즘화하면서 시작됐다. 그리고 3D 렌더링과 홀로렌즈로 당시 모습을 재현해낸다. 이렇게 시공간을 초월해 살아 숨쉬는 3D 디지털 모델은 관람객들에게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옛 모습의 몽생미셸을 걸어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