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 스타트업] 프리프릭 부한길 대표 "더 이상 채혈할 때 아플 필요가 없습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스타트업 창업은 이제 새로운 흐름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ICT 산업을 이끌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현재 미국 상장 기업 중 상위 10개 기업 안에 포함되어 있다. 네이버(NHN), 카카오 등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미국, 중국 등 선진국들이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안정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형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국내 대학들도 스타트업 육성과 사업화 지원, 보육 등을 위해 힘을 쏟는다. 특히, 동국대학교(이하 동국대)는 '창업' 육성에 힘써 창업 선도 대학으로 성장하고 있다. 1999년 중소기업청(現 중소벤처기업부, 이하 중기부)으로부터 창업보육센터(BI사업)로 지정 받은 뒤 2009년 경기도 고양시에 동국대 바이오 메디 캠퍼스(BMC)를 설립, 바이오특화 창업보육센터(BI사업)로 지정 받았다. 또한, 기술창업학교 지원사업, 예비기술창업자 육성사업, TBI(신기술창업보육사업) 주관기관 선정 등 오랜 기간 다양한 창업 관련 사업을 운영하며 창업지원 인프라 기반도 조성 중이다.
< 동국대 서울 창업보육센터 전경, 출처: 동국대 창업지원단 >
현재 서울 창업보육센터는 중기부의 창업보육센터 운영지원사업과 보육역량 강화사업을 운영 중이며, 고양 창업보육센터는 경기도 창업보육센터 운영지원사업, 고양시 창업보육센터 운영지원사업, 고양시 맞춤형 일자리창출 공모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동국대는 중구청과 함께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 사회적 기업가 육성 교육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코워킹 스페이스로 충무로 지하보도를 활용한 충무창업큐브와 동국대 충무로영상센터를 활용한 상생플러스스페이스 등도 지원 중이다.
< 동국대 고양 창업보육센터 >
이에 IT동아는 동국대 서울 창업보육센터를 찾아 입주 스타트업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하고자 한다. 이번 인터뷰는 무통 채혈 진단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프리프릭 부한길 공동대표의 이야기다.
무통채혈진단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먼저 프리프릭 소개를 부탁한다.
부한길 공동대표(이하 부 대표): 지난 9월 창업해 이제 2달 정도 지난 스타트업이다(웃음). 의료 관련 기기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 단계… 정도라고 소개할 수 있겠다. 제품 개발에 필요한 특허를 미국에 출원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의료 기기 중 POCT(Point Of Care Testing) 즉, 현장 진단 검사를 위한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가 병원이 아닌 외부에서 직접 혈당 수치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기를 생각하면 된다.
< 프리프릭 부한길 공동대표 >
IT동아: 기자도 지인이 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있어 알고 있다. 무엇보다 채혈하는 것을 상당히 귀찮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부 대표: 맞다. 환자들은 자가 채혈을 싫어할 수밖에 없다. 바늘로 피를 내야 하는데, 그 누가 반길 수 있겠는가. 따끔거리는 아픔도 문제지만, 핏방울이 나오는 시각적 거부감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당뇨 환자는 의사가 권장하는 수준으로 꾸준하게 채혈하지 않는다. 하루에 4회~5회 정도 채혈해 당뇨 수치를 측정해야 하는데, 이를 모두 지키는 환자는 손에 꼽는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싶었다. 자동으로, 아프지 않게 채혈할 수 있는 진단 기기를 개발 중이다. 또한, 보통 채혈한 뒤 용지에 핏방울을 묻히고, 다시 용지를 진단기에 넣어 측정하는데, 프리프릭은 채혈기와 진단기를 일체형으로 제작하고자 한다. 그리고 측정한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연동해 저장, 관리, 해석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개발 중이다.
< 프리프릭이 개발하고 있는 무통채혈진단기, 출처: 프리프릭 >
IT동아: 아프지 않고, 바로 진단할 수 있는 채혈기인 셈이다.
부 대표: 맞다. 다행히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특허와 겹치는 특허는 아직 없다. 채혈 문제는 심각한 편이다. 앞서 언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채혈기가 시중에 나와있지만, 여전히 제품마다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제품 크기가 너무 크거나, 채혈만 가능하거나, 채혈 시 통증이 많거나, 채혈량이 너무 많은 경우도 있고… 이를 해결하고 싶은 욕심이다. 그게 무통채혈진단기다.
< 기존 채혈기, 진단기와 프리프릭 비교표, 출처: 프리프릭 >
기존 채혈기, 진단기의 단점을 보완하는 프리프릭
IT동아: 왜 무통채혈진단기 개발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부 대표: 10년 가까이 당뇨 센서를 개발했었다. 바늘이 신체 안에 삽입되어 있는 형태로 짧게는 5일에서 길게는 15일 정도 지속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관련 업계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특히, 이 같은 헬스케어 시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상당히 취약하다.
POCT 전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에 이르면 25.6 billion 달러 그러니까, 약 29조 원 정도로 예상된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율은 9.7%에 이른다. 이중 혈당 채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이른다. 이외에도 채혈을 필요로 하는 측정이 많은 편이다. 국내 시장은 정확하게 측정하기도 어렵다.
< 전세계 POCT 시장 규모, 출처: 프리프릭 >
IT동아: 예상보다 시장 규모가 꽤 크다.
부 대표: 맞다. 시장은 계속 확대되는 중이다. 혈당 외에 콜레스트롤 측정 시장도 커지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서구식 비만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채혈 이후 측정할 수 있는 POCT는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프리프릭은 측정 센서를 바꾸는 형태로 다양하게 현장에서 측정할 수 있도록 개발할 예정이다. 현장의 목소리도 많이 반영하고자 한다. 노령 환자가 많기 때문에 어느정도 손에 쥐어야 하는 그립감도 중요하다. 무조건 작으면 좋다는 생각을 버리게 된 계기다.
흥미로운 것은, POCT 시장이 반려동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웃음). 노령견의 경우 당뇨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반려동물 시장이 커질수록 관련 POCT 시장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 기대한다.
< 프리프릭 부한길 공동대표 >
IT동아: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부 대표: 일단, 출원 중인 해외 특허부터 마무리할 생각이다. 프리프릭이 추구하는 시스템에 대한 출원과, 각 요소에 대한 것을 출원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 부분부터 마무리하는 것이 급선무다.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초기 자금을 받았고, 팁스도 준비 중이다. 향후 2년 정도 개발할 수 있는 자금 확보와 인력을 충원하는 단계다.
동국대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의 이재준 교수가 고문으로 있고, 동경대학교 화학생명공학과 박사 과정을 거쳐 미국 시애틀에서 Core Biosystems Inc 대표로 있는 이경훈 공동대표가 프리프릭에 함께하고 있다. 우리는 '혈관과 인터넷을 연결한다'는 목표로 정진할 생각이다. 앞으로도 프리프릭에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