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40 씽큐에서 촉발된 카메라 렌즈 경쟁, 그 이유는?
[IT동아 강형석 기자] 스마트폰 카메라는 끊임없이 전통적인 카메라를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처음에는 조작 편의성을 개선하더니 이후에는 화질과 성능을 높이며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현재는 기능이나 성능, 편의성 모두 어중간한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는 명함조차 내밀기 힘들 정도로 발전했다. 소비자도 어중간한 카메라보다 스마트폰 촬영을 더 선호할 정도이니 말이다.
이렇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라도 한계는 존재한다. 흔히 카메라에서 화질을 논할 때 센서 크기를 언급한다. 센서와 렌즈가 클수록 좋은 화질을 구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소형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프리미엄화되면서 센서 크기를 키운 것도 화질에 대한 차별화를 두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그럴 수 없다. 크기에 대한 제약 때문이다.
작아졌지만 스마트폰 카메라는 아직도 디카 넘본다
스마트폰이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잠식할 수 있었던 것은 '편의성'의 힘이 크다. 디지털카메라도 렌즈교환식에 비하면 작고 가벼웠지만 스마트폰은 이보다 더했다. 언제 어디서든 바로 스마트폰만 꺼내 화면에 있는 셔터 아이콘을 터치하면 끝이었다. 화질도 '이 정도면 오케이' 수준이었기에 굳이 가방이나 주머니에서 또 다른 카메라를 꺼낼 이유가 없어졌다.
반대로 이 편의성이 스마트폰 카메라 발전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기 시작했다. 화면은 커지고 두께는 얇아지면서 더 이상 카메라에 힘을 쏟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그럼에도 화질과 성능은 꾸준히 개선될 수 있었다. 소프트웨어의 발전과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 때문이다.
구글은 픽셀에서 촬영 시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통해 최적의 화질을 구현한다. LG전자도 V30S 씽큐 이후 라인업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어두운 피사체를 밝게 촬영해주거나 장면을 분석해 최적의 촬영모드를 제안하는 등으로 활용했다. 애플도 최신 아이폰에서 머신러닝 기술에 기반한 뉴럴 엔진(Neural Engine)을 활용, 최적의 사진 품질을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면서 스마트폰 카메라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제 제대로 된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선명한 사진은 물론, 동영상 촬영도 어렵지 않다. 전문적인 영역까지 기대할 수 없겠지만 어지간한 사진/영상 영역에서의 촬영 능력은 충분한 수준이다.
시장은 스마트폰 카메라에 더 많은 가치를 원한다
시대는 변하고 있다. 그만큼 스마트폰 카메라에 대한 시장의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촬영이 잘 되면 그것으로 만족했지만 지금은 더 잘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를 스마트폰에서 찾는다. 여기에는 화질도 있겠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능력도 포함될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디지털카메라가 아니기에 이 요구를 100% 수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스마트폰이 선택한 것은 카메라 렌즈 수를 늘려 다양한 촬영 환경에 대응해 나가는 것이다. 하나의 렌즈를 제공하던 것에서 지금은 광각과 표준 영역을 각각 제공하는 식으로 두 개의 렌즈를 장착하는 것은 일반화되어 있다.
이제 그 이상을 제공하기 위한 제조사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처럼 고배율 줌렌즈를 탑재할 여력은 없지만 가장 많이 쓰는 화각대의 렌즈를 다수 제공함으로써 사진 촬영의 즐거움을 주고자 함이다. LG V40 씽큐가 그 포문을 연 스마트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시작으로 타 스마트폰들이 카메라 수를 늘리기 시작했기 때문.
V40 씽큐에는 초광각, 표준, 망원에 해당하는 화각의 렌즈를 하나씩 탑재했다. 후면에 총 3개의 렌즈를 통해 사용자는 원하는 촬영이 가능하다. 왜곡을 활용해 독특한 사진을 기록하고 싶다면 초광각, 자연스럽거나 혹은 특정 피사체에 집중해 촬영하려면 표준과 망원을 사용하면 된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하지만 이리저리 움직이며 발품을 팔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이것 하나만으로 사용자들에게 충분한 편의성을 제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지 3개의 렌즈를 달았을 뿐이지만 활용도는 디지털카메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 되었다. 센서와 렌즈 크기를 고려하면 화질까지 동등한 수준이라 보기에는 어렵다. 그러나 촬영 환경을 스스로 분석해 최적의 화질을 구현하는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해 격차를 빠르게 좁혀나가고 있다. 그만큼 사용자들은 가볍고 편하게 다양한 사진을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