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브라운관 TV, 이젠 이별을 고할 때?

세계 최초로 등장했고, 가장 오랫동안 사용된 TV는 역시 브라운관 방식의 TV다. 브라운관의 정확한 명칭은 ‘CRT(Cathode Ray Tube)’이지만, 1897년에 이를 최초로 발명한 독일의 ‘칼 브라운(Karl F Braun)’ 박사의 이름을 따 브라운관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린다. 브라운관의 발명 이후, 100년을 넘는 세월 동안 ‘TV’와 ‘브라운관’은 거의 같은 의미로 통했다. 하지만 최근 LCD나 PDP와 같은 평판 디스플레이 방식으로 제조된 신세대 TV의 비중이 많이 늘어나면서 위와 같은 법칙은 거의 무의미해지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 8월 30일, 국내의 대표적인 TV 생산 업체인 LG전자는 브라운관 TV의 국내생산을 9월 1일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1966년(당시 브랜드명: 금성사)부터 국내 최초로 TV를 생산한 업체이며, 현재도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TV 시장의 대부분을 거의 절반씩 나누어 점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LG전자의 결정은 사실상 국내 브라운관 TV 시장의 종말을 뜻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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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기사] LG전자는 9월1일부터 브라운관 TV의 국내 생산을 중단한다고 30일 밝혔다. 브라운관 TV의 국내 판매도 유통 재고가 소진되는 대로 중단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31일 생산분을 끝으로 국내에서는 더 이상 LG의 브라운관 TV가 생산되지 않는다"며 "2012년 말 국내에서 아날로그 TV 전파 송신이 끝나고 최근 들어 브라운관 TV의 판매 비중이 미미해진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는 LCD나 PDP TV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던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부터 전망되었던 일이다. 그럼에도 한동안 TV 업체들은 구조가 간단하고 생산단가가 낮은 장점이 있는 브라운관 TV를 완전히 버리지는 않고 나름의 노력으로 브라운관 TV의 수명을 조금씩 연장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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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노력 중에 대표적인 것이 2004년 후반 즈음에 LG전자와 삼성전자에서 경쟁적으로 내놓았던 ‘슬림 브라운관 TV’다. 슬림 브라운관은 기존의 브라운관의 절반 정도 두께이면서 가격은 LCD나 PDP보다 저렴하여 한동안 제법 높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 시점을 즈음하여 브라운관 TV의 기술 발전은 거의 정지된 반면, 평판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여, 어느새 브라운관 TV는 공간 활용성이나 가격은 물론, 화질이나 편의성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경쟁력을 크게 상실했다.

그런데 이렇게 브라운관 TV의 임종이 진행되던 2009년 말에 LG전자는 ‘클래식 TV’라는 흥미로운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LCD나 PDP 방식의 TV가 아닌 브라운관 TV였으며, 화면도 고작 14인치에 불과했고 와이드 비율도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제품 전반의 디자인이 1966년에 나왔던 ‘금성사’의 TV를 연상시키는 매우 복고풍적인 형태였는데, 이 제품의 컨셉은 다름 아닌 ‘과거 향수의 현대적인 재해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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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제품 이후로 더 이상 국내 시장에 브라운관 TV의 신제품이 주목받을 일은 아마도 없을 것 같다. 삼성전자가 아직도 적은 양이나마 브라운관 TV의 국내 판매를 계속하고 있지만, 눈에 띄는 신제품을 출시할 기미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보도기사] LG전자는 장기간 사용한 브라운관 TV를 수선해주는 안전점검 캠페인을 9월 1일부터 두 달간 진행한다고 31일 밝혔다. LG전자는 9월 1일부터 브라운관 TV 생산을 중단하는 것에 맞춰 이번 캠페인을 마련했다. 회사 관계자는 "45년간 브라운관 TV를 만들어 오면서 고객들로부터 얻은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노후 제품에 대한 집중 점검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참고로 LG전자는 브라운관 TV의 생산 중단 시점인 9월 1일부터 자사에서 생산한 브라운관 TV의 안전점검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한다. 점검 대상은 10년 이상 된(2001년 말 이전 생산품) LG전자의 브라운관 TV이며, 먼지 제거와 추가 납땜, 노후부품 교체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고 하니 좀 더 오랫동안 브라운관 TV와의 추억을 이어가고 싶은 소비자라면 이 캠페인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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