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너도..? 가상 데스크탑 사업 나선 이유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데스크탑 가상화(VDI, 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 시장에 일대 파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4일(현지시각) 파트너를 대상으로하는 개발자 컨퍼런스 'MS 이그나이트'에서 윈도우10 기반의 데스크탑 가상화 환경을 자사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통해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윈도우 버추얼 데스크탑(WVD)이라고 이름 붙인 이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윈도우와 오피스를 개발하는 당사자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제공하는 VDI 서비스라는 것이다. 이점에서 제 3자 서비스 업체인 VM웨어, 시트릭스, AWS(아마존웹서비스) 등이 제공하는 VDI와 차별화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
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서비스화했지만, 유독 자사의 근본 서비스인 윈도우는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지 않았다.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는 마지막 자존심 때문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작년 '마이크로소프트365'라는 이름으로 교육기관에 윈도우, 오피스, 다이나믹스(CRM 소프트웨어) 등을 구독형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설치형 윈도우를 제공하는 것이었지 VDI 형태로 서비스하는 것은 아니었다.

WVD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 내의 윈도우 가상머신 위에 윈도우10 운영체제와 MS 오피스 앱을 설치해서 함께 제공한다. 이 점에선 다른 VDI와 큰 차별성이 없다. MS는 VDI 시장의 후발주자로서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호환성이라는 무기를 꺼내들었다. 윈도우10의 앱 장터인 MS 스토어에 올라온 기업용 앱을 내려받아 설치할 수 있어 사용자와 관리자가 VDI 기능을 자유롭게 확장할 수 있다. 신규 앱과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VDI 환경 자체를 새로 구축해야하는 기존 VDI보다 한층 진일보한 것이다.

또한 MS는 WVD를 이용할 경우 기업을 위한 윈도우7 유료 보안 업데이트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윈도우7은 원래 2020년까지 보안 업데이트가 제공되지만,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까지 유료로 보안 업데이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WVD 고객에게 2023년까지 예정되어 있던 유료 보안 업데이트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기업이 WVD를 바로 도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윈도우10 엔터프라이즈나 에듀케이션 라이선스를 구매한 기업에게만 제공한다. 현재 신청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프리뷰 버전을 제공 중이고, 올해 내로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점점 커지는 VDI 시장... 경쟁사에게 뺏길 순 없어

MS는 왜 갑자기 관망하던 기존의 정책을 접고 VDI 시장 진출에 나선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역시 가장 큰 이유는 경쟁사인 AWS 견제다.

VM웨어, 시트릭스 등이 추진하던 VDI 사업은 MS의 기존 사업과 겹치지 않는 프라이빗 클라우드(기업내 데이터센터) 기반이었다. 두 기업은 먼저 기업의 데이터센터를 가상화한 후 가상머신 위에 VDI를 구축하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MS의 윈도우 서버 운영체제나 MS SQL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이들을 MS의 경쟁사가 아닌 고객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정도였다. 실제로 WVD를 발표하기 전까지 MS는 시트릭스와 파트너 계약을 맺고 애저 기반의 VDI를 판매하기도 했다.

하지만 3년 전부터 시작된 AWS의 VDI 서비스 '워크 스페이스'가 MS와 파트너사가 장악하고 있던 VDI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기반인 VM웨어, 시트릭스와 달리 워크 스페이스는 AWS의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의 VDI 서비스였다. MS의 차기 주력사업인 퍼블릭 클라우드 애저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는 강력한 경쟁자다. 워크 스페이스의 성장을 막기 위해 MS는 윈도우만은 소프트웨어로 판매한다는 전략을 접고 PC와 윈도우 환경을 서비스로 판매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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