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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18] '조용하다! 그러나...' 소니 WH-1000XM3 체험기

강형석

3세대 1000X 헤드폰이 IFA 2018에서 공개됐다.

[베를린=IT동아 강형석 기자] 8월 31일부터 9월 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소니는 새로운 노이즈캔슬링(Noise Cancelling) 헤드폰 WH-1000XM3를 공개했다. 지난 2016년 처음 선보인 MDR-1000X의 3세대 제품으로 새로 개발한 소음제거 처리장치와 편의성 개선 등이 이뤄지면서 상품성을 더 높인 것이 특징이다.

노이즈캔슬링은 소음제거 기술 중 하나로 헤드폰 내·외부에 소리 입력을 위한 마이크를 달아 이를 인식한 다음, 내부 처리장치를 거쳐 소음을 상쇄하는 파장을 내보낸다. 실제 헤드폰을 착용하면 불필요한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다. 다만 소리라는 것이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기 때문에 헤드폰 자체에서 소음을 100% 차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일부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어패드의 형상이나 재질을 강화해 최대한 소음이 들어오지 않도록 설계한다.

2년 전 출시된 첫 1000X는 상당히 충격적인 등장이었다. 단순히 소음을 제거하는 기술에서 벗어나 소음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소음제거가 이뤄졌다. 그들은 이를 '소음제어(Noise Control)'라 불렀다. 외부 소음을 분석하는 전용 프로세서가 탑재됐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후 1년 뒤에 편의성과 성능을 일부 개선한 2세대 1000X(WH-1000XM2)를 내놨고, 다시 1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3세대 1000X가 등장한 셈이다.

소니는 3세대 1000X에서 많은 요소에서 변화를 줬다고 했다. 대표적인 것이 소음제거 처리장치다. 이치로 타카기 소니 홈 엔터테인먼트 & 사운드 사업 수석 전무이사는 지난 30일 열린 컨퍼런스에서 "새로 개발한 노이즈캔슬링 프로세서는 기존 대비 3배 이상 성능이 개선됐다"고 언급했다. 기존 대비 3배, 과연 그 수치는 실제로 얼마나 체감될 수 있을까? 기대 반, 우려 반으로 헤드폰 앞에 다가갔다.

큰 차이 없는 디자인, 그러나 소음 차단 실력은 최고 수준

“음, 1000X들과 다를게 없네.” 기자가 헤드폰을 처음 보자마자 느낀 부분이다. 이미 1세대 1000X를 잘 사용하고 있으며, 그 디자인에는 어느 정도 만족감을 느끼고 있던 터였다. 3세대 1000X도 기본적인 디자인 틀은 유지하고 있다. 크기는 조금 작아진 듯한 인상이지만 손에 쥐니 무게가 가벼웠다. 헤드폰에 있어 무게는 장시간 착용감에 영향을 일부 주는 만큼, 중요한 부분인데 소니가 잘 해낸 듯 하다.

당시 시연대에 있던 헤드폰은 검은색과 연한 회색 빛이 도는 제품이 준비되어 있었다. 조명 때문에 색상이 달리 보였을 수도 있으니 참고만 하자.

소니 로고와 소음 인식 마이크 주변에 고급스러운 마감이 이뤄졌다.

얼핏 보면 고급스러운 인상인데, 자세히 보니 기본 구성은 비슷하다. 머리 위에 닿는 부분(헤어밴드)은 연한 인조가죽 느낌의 재질로 마무리 되어 있었고 외형(하우징)도 마감은 뛰어났다. 힌지 부분에 있던 소니 로고는 과거 음각에서 양각으로 마무리 되었다. 게다가 금색으로 도장이 이뤄져 고급스러움을 전달한다. 소음 인식 마이크 주변에도 금색 도장 처리됐다. 첫 인상이 그랬던 것은 이것 때문인 것 같다.

연결은 USB-C 규격을 지원한다. 기존에는 마이크로-USB 규격을 채용해 왔는데, 연결이 불편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에 타원형으로 형태의 구분이 없기 때문에 부품 손상이나 연결 편의성 측면에서 보면 환영할 부분이다.

3세대 1000X 헤드폰, WH-1000XM3. 음질과 노이즈캔슬링 성능은 기존 대비 향상됐다.

일단 노이즈캔슬링을 끄고 본연의 음질을 경험해 보기로 한다. 시연대에서는 존 레전드(John Legend)의 어 굿 나이트(A GOOD NIGHT)가 재생되고 있었다. 확인해보니 헤드폰은 소니의 고해상 음원 코덱인 LDAC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추가로 이 코덱은 안드로이드 8.0 이상 운영체제를 쓴 기기라면 사용 가능하다. 단, 이 코덱을 쓰는 음향기기는 아직 소니 뿐이다. 3세대 1000X도 LDAC을 사용한다.

음질은 엄청난 소음을 자랑하는 전시관 내에서도 인상적이었다. 기존 1000X의 음질이 간이 심심하게 된 샐러드 같은 느낌이었다면 3세대 1000X는 그 위에 잘 구워진 스테이크라도 올린 것 같은 풍성함이 다가온다. 기존에도 잘 구축되어 있던 해상력도 더 깨끗해졌으며 저음도 단단하게 전달된다. 음질 자체로는 흠잡을 곳이 없다. 적어도 가격대를 고려하면 말이다.

이제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켜본다. 버튼은 전원과 노이즈캔슬링(및 앰비언트 사운드) 두 개 뿐이다. 상당히 직관적이고 그냥 버튼을 길게 혹은 한 번 누르는 것으로 다양한 소음제어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어느 정도 적응이 필요하지만 몸이 기억하면 이만큼 쓰기 쉬운 것도 없다.

노이즈 캔슬링이 활성화되는 순간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정말 주변 소음이 거의 대부분 차단될 정도였다. 100%까지는 아니지만 바로 옆에서 엄청난 음량으로 재생되는 스피커의 소리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소리가 갑자기 사라졌다. 심지어 사람의 목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다. 여기에 음악을 재생하니 말 그대로 나와 존 레전드만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듯 하다.

원가절감의 느낌적 느낌이 곳곳에

음질, 소음제거 기술 모두 흠잡을 데 없었다. 이 정도라면 가장 근시일 내에 2세대 1000X를 구매한 소비자의 가슴이 먹먹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헤드폰을 구매하고자 마음 먹었다면 아주 조금은 기다릴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얻는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그렇다. 음질과 소음제거 성능이 대폭 개선된 3세대 1000X라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어패드 내외부의 마감과 재질이 기존과 사뭇 다르다.

우선 외형 대부분이 플라스틱 소재로 가득하다. 특히 터치하게 될 귀 양쪽 외부 하우징이 기존 가죽소재에서 생 플라스틱으로 변경됐다. 헤어밴드와 이어패드의 가죽 소재도 더 얇아졌다. 이어패드를 고정하는 재봉 방식에도 변화가 있다. 모두 비용을 아끼는데 쓰이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주는 부분들이다. 심지어 머리 부분에 '와이어리스(Wireless)'라고 쓰여 있던 뱃지도 사라졌다.

이런 아쉬움은 있지만 음질이나 소음제거 기능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에 국내 출시가 이뤄지면 긍정적인 반응이 전망된다. 그나저나 2세대 1000X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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