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쇼핑가이드] 노트북편 - 9. 노트북 키보드
[IT동아 이상우 기자] 우리는 물건을 구매할 때 많은 것을 고려한다. 당장 내게 필요한 물건인지부터 시작해서 규격이나 내구도는 물론, 디자인이나 가격 등도 구매 시 고려할 중요한 요소다. 전자제품을 구매할 때는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가격, 크기, 디자인 외에도 각종 제품 사양을 봐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사양 중에는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으며, 이런 사양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왕 돈을 쓰는 만큼 좋은 제품을 제대로 된 가격에 사야하지 않겠는가. [IT쇼핑가이드]는 이처럼 알기 어려운 전자제품의 사양을 설명하고, 이런 기능을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소개하기 위해 마련했다.
노트북 기본 키보드는 어떻게 골라야 하나
이번 노트북편을 연재하면서 반복했던 말이지만, 노트북은 하나의 완전한 PC 시스템이다. 본체는 물론, 모니터, 스피커, 입출력 단자 등 PC 사용에 필요한 모든 구성품이 제품 하나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전원만 켜면 언제 어디서든 완전한 PC가 된다.
키보드 역시 노트북의 중요한 구성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우리가 PC에서 사용하는 일반 키보드와는 조금 다르다. 보통 키보드의 가로 길이는 약 45cm이지만, 15.6인치 노트북의 가로 길이는 약 38cm 정도다. 폭이 좁기 때문에 글쇠 크기나 간격을 줄이고, 자주 사용하지 않는 키를 다른 키와 통합하거나 아예 빼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종종 이를 디스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한다. 가령 백스페이스나 ESC 버튼 옆에 있는 전원 버튼을 '과제 암살자'라고 부르거나, 지나치게 작고 복잡하게 설계한 방향키를 '개노답 키보드'라고 부른다. 각설하고 이처럼 노트북 키보드의 형태는 일반 키보드와 다르며, 교체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처음 구매 시 키 구성이나 위치를 잘 선택해야 한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숫자키의 구성이다. 사무용으로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 중에는 키보드 우측에 있는 숫자키를 이용해 계산기 기능을 사용하거나 숫자를 입력하는 경우가 많다. 게임 역시 이 키를 이용해 추가적인 조작을 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15.6인치 이상인 노트북의 경우 숫자키를 갖추고 있는 반면, 13인치 이하의 제품은 이 키를 제거한 '텐키리스'인 경우가 많다. 15.6인치 노트북의 숫자키는 방향키, 엔터 등과 아주 가까이 있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으면 엔터 대신 숫자패드의 4를 잘못 누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보다 큰 17인치 노트북은 숫자패드와 기본 키 사이의 거리가 조금 있기 때문에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홈, 엔드, 페이지업, 페이지다운 등의 키 역시 이 키를 자주 쓰는 사람이라면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일반 키보드에서는 방향키 위에 있는 버튼이지만, 노트북에서는 대부분 방향키와 기능을 합치는 경우가 많고, 기능 키를 눌러 함께 사용해야 한다. 문서 작성, 동영상 편집 등에 자주 사용하는 키인 만큼, 최대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하겠다. 이러한 키 구성은 구매 전, 홈페이지에서 제품 이미지를 보고 확인하면 된다.
노트북은 두께를 얇게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키보드의 구조 역시 다르다. 노트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키보드 작동 방식은 팬터그래프(혹은 가위형 스위치, Scissor-Switch) 방식이다. 접점 방식은 멤브레인 키보드와 비슷하지만, 각 글쇠를 움직이는 축이 가위모양으로 교차돼 있다. 축이 움직이는 깊이가 얕기 때문에 일반 키보드보다 더 얇게 제작해 노트북에 탑재할 수 있지만, 치는 맛이 떨어진다.
최근 노트북은 대부분 이 팬터그래프 방식을 개선안 아이솔레이션 방식을 사용한다. 각 글쇠 사이에 공간이 없는 팬터그래프와 비교해 글쇠 하나하나가 독립적으로 떨어져 있는 디자인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디자인적으로 더 깔끔하며, 오타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
사실 오늘날 아이솔레이션 방식이 대부분이지만, 실험적인 도전을 하는 제품도 많다. 예를 들어 게이밍 노트북의 경우 타건감을 높이기 위해 일반 PC처럼 기계식 스위치 키보드를 탑재하는 경우도 있다. 또, 키보드가 있는 자리까지 모두 터치 디스플레이로 제작해 전자펜이나 터치 키보드로 사용하는 제품도 등장했다.
키보드 백라이트 역시 중요한 요소다. 어두운 곳이나 그늘진 곳에서 작업할 경우 키보드가 잘 안보일 수도 있는데, 백라이트가 이런 문제를 해결해준다. 대부분의 노트북은 백라이트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주변 밝기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키보드 백라이트는 단순히 어두운 곳에서 밝게 쓸 수 있게 해주는 것 외에도 시각적인 효과를 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게이밍 노트북은 RGB 색상의 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해, 수만 가지의 색상 조합을 표현할 수 있으며, 주기적으로 색상이 변하는 등의 효과를 낼 수도 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