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스타워즈: 포스아레나', 관전의 새로운 시선을 AR에서 찾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지난 2018년 1월,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 대표 권영식)가 서비스하고 있는 모바일 실시간 대전 게임 '스타워즈: 포스아레나(STAR WARS: Force Arena, 개발사 넷마블몬스터)'가 출시 1주년을 맞이해 이를 기념하는 인포그래픽을 공개했었다. 당시 공개한 인포그래픽에 따르면, '스타워즈: 포스아레나'는 전세계에서 65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가장 많이 플레이한 지역은 유럽(240만 명), 북미(190만 명), 아시아(100만 명) 등이다.
더불어 서비스 1년 동안 1대1 랭크 전투는 119만 회 이상 벌어졌으며, 1년 간 이용자들이 수집한 재화는 2,044억 크레딧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용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리더 캐릭터로는 루크 스카이워커, 레아 공주, 다스 베이더 등이 선정된 바 있다. 그리고 5개월여가 지난 지난 5월, '스타워즈: 포스아레나'는 대규모 3.0 업데이트를 앞두고 사전등록을 실시했다.
< 넷마블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넷마블몬스터의 '스타워즈: 포스아레나' >
3.0 업데이트는 얼마 전 개봉했던 영화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를 겨냥한 업데이트로, 신규 캐릭터와 신규 콘텐츠 등을 담았다. 또한, 3.0 업데이트에는 게임 내 확장 콘텐츠 이외에 애플이 작년 발표한 증강현실(AR) 개발자 툴 'AR Kit'을 활용한 AR 기능을 추가해 주목을 받았다. 이에 넷마블몬스터 주한진 스타워즈 담당 PD와 정혜진 스타워즈 담당 AD를 만나 3.0 업데이트와 AR 기능 추가 등에 이야기를 나눴다.
< 주한진 스타워즈 담당 PD(좌)와 정혜진 스타워즈 담당 AD(우) >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에 맞춘 3.0 업데이트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대부분 새로운 게임을 선보이기 전에 사전등록을 진행하는데, '스타워즈: 포스아레나'는 3.0 업데이트와 함께 사전등록을 진행해 기억에 남는다. 그만큼 3.0 업데이트에 담은 내용이 많다는 자신감으로 보이는데.
주한진 PC(이하 주 PC):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 솔로'의 젊은 캐릭터와 '츄바카' 등 신규 영웅 6종을 추가했다. 다만, 단순히 몇몇 캐릭터를 추가한 것으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존 캐릭터도 추가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요소를 준비한, 대규모 업데이트로 봐줬으면 한다(웃음).
아무래도 사용자간 대전을 즐기는 'PvP(Player vs Payer)' 게임이다 보니 캐릭터 성장이나 능력 강화 등에 대한 부분이 많지만, 공화국, 저항군, 퍼스트 오더 등 각 진영 캐릭터를 모아 덱을 형성하고, 추가 능력치를 받을 수 있는 '데이터카드 시스템' 등 새로운 시스템도 추가했다. 이외에 매일 진행할 수 있는 퀘스트를 통해 다양한 능력치의 시대 데이터카드도 확보할 수 있다. '시대 세트 효과'도 일부 변경했다. 데이터카드로 구성한 같은 시대에 속한 캐릭터로 덱을 구성하면 이전보다 강화된 세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새로운 리더 특성 시스템도 있다. 카드 분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특성 포인트로 리더 캐릭터의 기본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시스템인데, 성장을 위한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지는 만큼 보다 전략적으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 서비스 1주년에 공개한 전세계 사용자 수 >
IT동아: 사용자들이 요구했던 개선점도 있다고 들었다.
주 PD: 이전에는 대전에서 승리하면 일정 시간이 지나야 보상을 획득할 수 있었는데, 사용자들이 답답하다는 의견을 많이 줬다. 이에 보상을 즉시 제공하는 형태로 변경했다. '클래시 로얄'과 비슷한 형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AR을 활용한 관전 시스템, e스포츠를 꿈꿉니다
IT동아: 그리고 정말 궁금한 것이 있다. 이번 3.0 업데이트에 AR 요소가 포함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AR을 추가 업데이트 중 하나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주 PD: 사실 AR 기능은 이전 업데이트에도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를 완료한 상태였다. 그렇게 어려운 작업이나 아주 신기한 기능도 아니었다. 사용자가 보유한 캐릭터를 실제 책상이나 탁자 위에 구현해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었다. 스타워즈 팬을 위한 특별한 기능(?) 정도였다. '스타워즈: 포스아레나의 캐릭터를 사진으로 찍을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호기심에서 시작한 기획이었다(웃음).
하지만, 단순히 이 정도 기능으로 AR을 추가하는 것에 의문이 들었고, '어떻게 하면 AR을 게임 내 시스템에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이에 가만히 있는 캐릭터 보다 역동적인 움직이는 모습을 담아내고자 생각했고, 다른 사용자와 대전한 플레이를 내 방 책상, 부엌 식탁 위에서 펼치면 재미있을 것이라 결론내렸다.
IT동아: 정리하자면, 사용자가 플레이한 경기를 실제 현실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인 것.
주 PD: 맞다. 그리고 스마트폰이 대전을 치루는 경기장의 중계 카메라가 되는 것이다. 야구나 축구 중계를 생각해보자. TV로 경기를 보는 사람은 카메라가 찍은 고정된 영상을 감상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하지만, 카메라를 어디든지 가져갈 수 있다면? 지금 막 배트를 휘두르는 타자의 팔 동작이나 150km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의 투구폼을 코앞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AR을 이용해 사용자 원하는 다이내믹한 모습을 제공하고자 노력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스타워즈: 포스아레나'를 활용한 e스포츠로 연결할 수도 있다. 현재 '스타워즈: 포스아레나'의 DAU(Daily Active Users, 하루 동안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사용자 수)는 10만 명에 이른다. 국내에서 흥행 성적이 아주 좋은 편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북미 지역에서 '스타워즈: 포스아레나'는 반응이 좋다. 실제 유명 커뮤니티에서는 종종 '스타워즈: 포스아레나' 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대회에서 AR을 활용한 중계를 제공한다면, 관람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더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인터뷰 도중 회의실 바닥을 배경으로 AR 리플레이를 시연했다 >
IT동아: PvP 게임이라는 특성을 살리는 셈이다.
주 PD: 다만, 현재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스타워즈에 사용된 음악(BGM)은 '루카스 필름'과 '디즈니' 사이에 복잡하게 얽혀 있다. 게임 내 사용하는 BGM에 대한 저작권은 문제 없지만, 만약 e스포츠 경기를 열어 오프라인에서 중계용으로 사용하게 될 경우 저작권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아직 대전 리플레이 관전에만 AR을 적용한 상황이지만, 추후 e스포츠 진행 상황에 따라 적용여부를 확대할 수 있다. 아, 참고로 지금도 다른 플레이어의 대전을 관전할 때 AR을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관전하는 AR 영상을 페이스북, 유튜브 등으로 내보낼 수 있는 기능도 생각하고 있다. 실력있는 플레이어의 AR 영상을 여러 플랫폼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들면, 자연스럽게 홍보로도 연결되지 않을까.
IT동아: 내부에서 '스타워즈: 포스아레나'의 e스포츠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평가하는지.
주 PD: 유료 아이템이 게임 내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컨트롤 요소가 승부에 많이 작용한다. 실제로 스타워즈 인기가 있높은 북미, 일본, 유럽 등에서는 자체적으로 소규모 경기가 꽤 열리는 중이다. 아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단계이지만, 긍정적으로 보고 준비 중이다.
< 3.0 업데이트 당시, 북미 앱스토어에서 추천 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애플 AR kit, 안정적인 개발 환경이 장점
IT동아: AR 요소를 적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잘 들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문득 이런 의문이 생겼다. 왜 애플 AR Kit을 이용한 것인지.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모바일 기기에서만 AR을 즐길 수 있는데.
주 PD: 이유는 간단하다. 애플 AR Kit을 이용해 AR을 구현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이다(웃음). 사실 공개된 AR API는 애플 AR Kit이 유일한 상황이다. 실제 사용자들이 AR을 이용하는데도 큰 무리가 없고. 안드로이드 기기 같은 경우, AR을 이용하려면 여러 가지 제약이 발생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모든 안도르이드 기기가 AR을 지원하지도 않는다. 반대로 생각하면, AR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애플 AR Kit을 선택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처음 개발할 때는 AR Kit 1.0 버전이었는데, 1.5 버전으로 업데이트되면서 개발하는 부분이 더 편리해지기도 했고, 이전에는 잘 인식하지 못했던 '바닥'과 '벽' 등도 잘 인식한다. 대체적으로 현재 완성된 AR 기능에 대해서 만족하는 상황이다.
애플 코리아를 통해 기술적인 지원도 받았는데, 실제 개발 단계에 접어들었을 때는 구현하는 것에 문제가 거의 없었다. 우리 개발자가 잘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웃음).
< 주한진 스타워즈 담당 PD(우)와 정혜진 스타워즈 담당 AD(좌) >
IT동아: 이건 넷마블몬스터의 '스타워즈: 포스아레나' 담당 PD가 아닌, 순수한 개발자에게 묻는 질문이다. 개발자 입장에서 봤을 때 'AR'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주 PD: VR, AR 등 새로운 콘텐츠는 언제나 흥미롭다. 특히, AR처럼 현실 위에 가상의 디지털 정보를 구현하는 것은 더욱 그렇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캐릭터 한두개는 있지 않은가.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내 앞에서 실제로 움직이는 것을 그 누가 싫어할지 반대로 묻고 싶다. 다만, 흥미, 호기심으로 끝날 것인지,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사용할 것인지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다(웃음).
철저한 보안과 치열한 준비 과정
IT동아: 스타워즈라는 IP를 이용한 게임이다 보니, 개발 외적으로도 제약이 많을 것 같다.
정혜진 AD(이하 정 AD): 제약이 아예 없다면 거짓말이다. 정말 많은 것을 논의한다. 캐릭터 설정부터 게임 내 진행 시나리오, 게임 UI, 캐릭터 디자인, 배경 디자인, 원화 디자인 등… 많은 것을 협의해야 한다.
이번 3.0 업데이트는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개봉에 맞춰 준비했는데, 사전에 공유된 정보가 거의 없었다. 우리도 영화 개봉을 기다리는 일반인들과 거의 같은 상황이다. 영화 스토리나 대사 등은 개봉 전까지 알 수가 없다.
일부 보안용으로 공유되는 정보도 허가된 보안 PC를 통해서 정해진 보안 구역에서만 접속해 확인할 수 있다. 보안 USB 꼽고 제한적으로 PC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사전에 정보가 유출되는 것에 정말 민감하다(웃음). 때문에 디자인을 준비하고 완성하기 까지 시간이 매우 짧은 편이다.
< 두 사람은 끝까지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
주 PD: 우리가 정보를 받아 게임 내 캐릭터를 완성한 뒤에도 계속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만들고, 제작하고 난 뒤에는 검수 절차가 꼭 따른다. 게임 기획도 루카스측과 사전에 협의해서 진행해야 하고. 매일 아침 9시에 컨퍼런스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상황이다(웃음).
많은 준비와 치열한 고민 속에서 '스타워즈: 포스아레나'를 개발하고 있다. 3.0 업데이트를 끝냈지만, 올 가을쯤 북미에서 개봉하는 스타워즈 애니메이션 정보에 맞춰 다음 단계 프로젝트도 곧 시작한다. 앞으로도 '스타워즈: 포스아레나'에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