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in-1 PC의 사용성에 성능을 더했다, MS 서피스북2
[IT동아 이상우 기자] 키보드 분리형 노트북, 일명 2-in-1 PC는 노트북과 태블릿PC의 장점을 더한 제품이다. 키보드와 본체(화면)를 연결하면 키보드와 마우스(터치패드)로 문서 작성 등의 작업을 할 때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키보드와 본체를 분리하면 터치 스크린이나 디지타이저 등을 이용한 직관적인 조작 방식을 사용할 수도 있다. 2-in-1 PC는 일반 노트북 만큼의 성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간단한 사진 작업도 가능한 수준이며, 특히 배터리가 10시간 정도는 지속되는 만큼 동영상 감상이나 문서 작성 등의 가벼운 작업을 외부에서 하기도 어울린다.
이처럼 2-in-1 PC는 적당한 성능과 높은 휴대성을 강조하는 제품이 많지만, 최근에는 성능이 게이밍 노트북 수준에 이르는 전문가용 2-in-1 PC도 등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보인 서피스북2가 바로 이러한 맥락의 제품이다. 터치스크린과 디지타이저(터치펜)을 이용한 디자인 작업은 물론, 키보드를 이용한 동영상 편집 등의 작업이 가능하며, 이를 뒷받침해주는 성능까지 갖춘 제품이다.
서피스북은 마이크로소프트의 2-in-1 PC로, 커버 형태의 키보드를 탈부착하는 서피스 및 서피스 프로와 달리, 일반 노트북처럼 생긴 키보드를 탈부착할 수 있는 방식이다. 키보드 내부에는 게이밍 노트북 수준의 그래픽 카드 등 각종 부품과 추가 배터리가 탑재돼 있기 때문에 다른 2-in-1 PC보다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다.
실제로 필자가 사용한 제품의 경우 15인치 모델로, 8세대 i7 프로세서, GTX 1060(6GB) 그래픽 카드, 16GB 메모리, 256GB SSD 등을 탑재했다. 본체와 키보드를 연결했을 때는 그래픽 카드로 작동하며, 분리했을 때는 본체에 탑재된 인텔 프로세서의 내장 그래픽으로 작동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본체와 키보드에 각각 배터리가 내장돼 있기 때문에 키보드와 연결한 상태에서 동영상을 재생할 경우 최대 17시간 까지 사용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본체와 키보드를 분리하기 위해서는 Delete키 옆에 있는 전용 버튼을 눌러야 한다. 일반적으로 2-in-1 PC는 키보드와 본체를 자석이나 물리적인 걸쇠를 이용해 고정하는 방식이 많다. 즉 걸쇠를 풀거나 가볍게 힘을 줘서 자석을 떼어내면 키보드가 분리된다.
이와 달리 서피스북2는 전용 버튼을 누르면 몇 초 뒤 본체와 키보드의 잠금이 풀리고, 키보드를 분리할 수 있다. 서피스북의 키보드에는 일반 2-in-1 PC와 달리 그래픽 카드가 내장돼 있으며, 본체를 분리하면 본체에 있는 내장 그래픽으로 전환된다. 이 때문에 본체와 키보드를 즉시 분리하지 않고, 외장 그래픽(그래픽 카드)에서 내장 그래픽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 동안 전용 버튼이 깜빡이며, 분리할 준비가 끝나면 녹색불이 켜진다. 또한, 게임이나 그래픽 작업 등 외장 그래픽을 사용하는 동안에는 분리할 수 없다.
분리한 본체는 반대 방향으로 다시 결합할 수 있다. 즉 키보드가 화면 뒤로 넘어간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노트북 형태로 사용하던 것과 달리, 마치 태블릿을 이젤이나 스탠드에 올려놓고 사용하는 것처럼 화면에 손을 받치고 전자펜을 사용하기 좋은 모양세다. 포토샵 등 전자펜을 이용해 그림이나 디자인 작업 등을 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며, 각도 역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손목을 편하게 둘 수 있다. 다만, 이런 작업에 어울리는 전용 액세서리(서피스 다이얼, 서피스 펜 등)는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화면은 일반적인 PC와 다른 3:2 비율을 갖췄으며, 해상도 역시 아주 높다. 일반적인 모니터(화면)가 16:9 비율을 갖춘 것과 달리, 서피스북은 세로로 더 긴 3:2 화면비율을 갖췄다. 세로로 더 긴 만큼 한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량도 많다. 예를 들어 PDF나 워드 등 세로로 된 문서 파일을 볼 때, 세로로 더 긴 화면에서는 한 화면에서 보이는 문단이나 문장 수가 더 많으며, 표나 그래프도 잘리지 않은 상태로 확인할 수 있다.
포토샵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때도 좌우 여백 없이 꽉 찬 화면으로 사진이나 이미지를 편집할 수 있다. 특히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 판형은 대부분 3:2 비율을 채택하는 만큼, 이런 화면 비율이 사진 작업에 더 유리하다. 15인치 모델을 기준으로 해상도는 3,240 x 2,160이다. 세로 해상도가 UHD 수준으로, 아주 선명하다.
그렇다면 실제 성능은 어떨까? 웬만한 고사양 게임은 물론, 전문가용 소프트웨어까지 제대로 구동할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해상도를 조금 낮춘다면(가로 2,560 이하) 모든 옵션을 중간으로 맞추고, 거리보기 및 안티 앨리어싱을 높음으로 설정한다면 최소 45 프레임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 만약 가로 해상도를 일반적인 수준인 1,920까지 낮춘다면 60프레임 이상을 기대할 수도 있다. 참고로 게임에 특화한 제품이 아닌 만큼, 지포스 익스피리언스나 엔비디아 제어판 같은 유틸리티는 기본적으로 설치되지 않았다. 이 밖에도 서피스북에 탑재된 각종 부품은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 및 포토샵, 오토데스크 마야 등 전문가용 소프트웨어를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서피스북2는 유니바디, 책을 접은 듯한 모양의 힌지, 게이밍 노트북 수준의 성능, 2-in-1 PC 로서의 사용성 등 매력이 많은 제품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가장 먼저 확장성이 떨어지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갖춘 입출력 단자는 USB A형과 USB C형 단자, SD카드 슬롯 등이 전부다. 유선 인터넷을 연결하거나 외부 디스플레이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허브가 필요하다.
가격 역시 만만치 않다. 필자가 사용한 모델(15인치, 256GB SSD, 16GB 메모리, GTX 1060(6GB), 8세대 코어 i7-8650U 프로세서, 윈도우10 프로) 등을 탑재했으며 가격은 299만 원이다. 참고로 비슷한 수준의 부품을 갖춘 게이밍 노트북을 160만 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 하다못해 서피스 펜이나 도킹 스테이션 등이 포함된 가격도 아니다.
하지만 2-in-1 PC로서의 사용성과 터치스크린, 기존 2-in-1 PC와 비교해 뛰어난 성능 등 비교할 만한 동급 제품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3:2 비율의 15인치 태블릿PC를 세로로 사용하면 웹 디자인이나 웹 기반 콘텐츠 감상 등에도 어울리며, 경우에 따라서는 게임도 가능하다. 이러한 폼팩터와 성능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어울리는 물건이라 할 수 있겠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