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 3400MB/s 초고속 SSD, WD 블랙 3D NVMe 출시
[IT동아 김영우 기자] 요즘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이 SSD 시장에서도 상당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HDD 전문업체 취급을 받던 때가 불과 수년 전의 일인데, 최근 이 회사의 로고(WD)가 달린 제품 중 눈에 띄는 건 거의 SSD다. 이러한 움직임은 특히 샌디스크(SanDisk)의 합병을 완료한 2016년부터 본격화되었다.
SSD 시장 진입 초기의 WD는 제품 성능 보다는 가격대 성능비나 내구성, 안정성을 강조하곤 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수치적인 성능이 업계 수위의 제품들에 다소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장 진입 초기인 만큼, 무리해서 성능을 끌어올리기 보다는 안정감 있는 상품성을 어필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한 'WD 블랙(Black) 3D NVMe SSD' 제품은 분위기가 자못 다르다. 최대 3,400MB/s(1TB 모델 읽기 속도 기준)에 달하는 업계 정상급 수준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며, 모든 핵심 구성품을 자체적인 기술로 개발했다는 점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25일, 웨스턴디지털 코리아는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WD 블랙 3D NVMe SSD의 출시를 정식으로 발표했다.
행사의 시작을 알린 웨스턴디지털 코리아의 조원석 지사장은 웨스턴디지털이 기존의 WD 브랜드외에 HGST(히타치글로벌스토리지테크놀러지, 구 IBM HDD 사업부) 및 샌디스크 등을 포함, 저장장치 관련 모든 원천기술을 갖춘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에는 96단 3D낸드 및 512Gb 싱글 칩 등의 개발에 성공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저장장치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낸드, 펌웨어, 컨트롤러까지 자체 개발한 최초의 WD SSD
이날 행사의 주인공인 WD 블랙 3D NVMe SSD의 제품 소개는 웨스턴디지털의 제품 마케팅 매니저인 수하스 나약(Suhas Nayak)이 담당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WD 블랙 3D NVMe SSD는 SSD의 핵심 구성품인 낸드(64단 3D 구조) 및 컨트롤러, 펌웨어에 이르기까지 자체적으로 개발한 첫 제품이라고 밝혔다. 특히 자체 컨트롤러 덕분에 향후에는 보다 고성능(Gen3 x4)의 제품, 혹은 고효율(Gen3 x2)의 제품을 손쉽게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에 출시된 WD 블랙 3D NVMe SSD는 물리적으로는 M.2, 기술적으로는 NVMe 규격의 SSD다. NVMe는 기존의 SATA 규격보다 훨씬 높은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를 발휘하기 때문에 한층 고성능의 저장장치를 구현할 수 있다.
전작에서 지적 받은 속도 대폭 개선, 최대 3400MB/s
웨스턴디지털은 이미 작년에 NVMe 기반의 M.2 SSD인 ‘WD 블랙 PCIe’를 출시한 바 있으나 이 제품의 성능은 최대 2050MB/s(읽기 속도, 512GB 모델 기준) 정도였다. 최대 500~600MB/s 남짓인 일반 SATA 규격 SSD에 비하면 고성능이지만 경쟁사 제품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한 WD 블랙 3D NVMe SSD의 경우, 1TB 모델 순차 읽기 속도가 최대 3,400MB/s, 순차 쓰기 속도가 2,800MB/s에 이른다. 또한 저장장치의 전반적인 민첩성을 나타내는 4KB 임의 읽기 및 쓰기 속도 역시 500K IOPs / 400K IOPs에 이른다. 이는 일반 SATA SSD의 6배에 이르며,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도 업계 정상급의 성능이다. 이를 통해 기존 제품 대비 게임 로딩 속도는 37%, 파일 전송 속도는 5배, 운영체제 복제 속도는 45%나 빨라졌다고 웨스턴 디지털은 강조했다.
소비전력 및 발열의 개선도 주목할 만
특히 수하스 나약 매니저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른 것 외에 전력 효율 역시 경쟁사 제품을 상당부분 앞선다는 자체 테스트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참고로 NVMe 규격 SSD는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반면, 소비전력 및 발열 문제가 심하다는 지적을 받곤 한다.
이날 발표된 WD 블랙 3D NVMe SSD는 250GB 모델이 14만 9,000원, 500GB 모델이 27만 9,000원, 그리고 1TB 모델이 58만 9,000원에 팔릴 예정이다. 특히 고성능을 선호하는 게이머들 및 전문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수하스 나약 매니저는 강조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이날 발표된 신제품의 패키지에는 'WD Black NVMe SSD'라고 써 있지만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제품명은 'WD Black 3D NVMe SSD'다. 중간에 '3D'가 추가된 것이다. 이에 대해 웨스턴디지털의 관계자는 "향후 출시될 WD 브랜드의 SSD는 모두 3D 낸드로 제조될 것이므로 이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으므로 향후 제품 패키지의 표기를 수정하는 건 어떨까 싶다.
참고로 웨스턴디지털이 96단 3D 낸드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히긴 했지만, WD 블랙 3D NVMe SSD는 64단 3D낸드 기반으로 제조된다. 현재 웨스턴디지털은 USB 메모리나 메모리카드와 같은 일부 제품군에만 96단 3D 낸드를 제한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SSD에 적용하는 것 역시 고려 중이라고 하니 차기 SSD 제품도 주목 할 만 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