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을 연결해 주는 고리 '블록체인', 바이올라.AI 공개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우리는 진출 이전에 한국 데이팅 앱 시장을 공부했다. 한국은 이 분야가 탄탄하다. 하지만 다양한 방향에서 피드백을 받고 현지화도 잘 마쳐 2019년 내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제이미 리(Jamie Lee) 런치 액츄얼리 그룹 공동창업자는 바이올라.에이아이(VIOLA.AI, 이하 바이올라.AI)를 통해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내년 국내 서비스를 준비하겠다고 발표했다. 기본적으로는 애플리케이션 기반 데이팅 서비스지만 단순히 사용자 정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이 상대방을 소개해 주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들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나아가 연애와 만남을 위한 조언까지 제공하는 종합 연애 플랫폼(?) 개념에 가깝다.

바이올라.AI에 대해 설명 중인 제이미 리 공동창업자(사진
중앙).
바이올라.AI에 대해 설명 중인 제이미 리 공동창업자(사진 중앙).

바이올라.AI를 개발한 런치 액츄얼리 그룹(Lunch Actually Group)은 2004년 설립된 동남아시아 데이팅 서비스 기업이다. 지금까지 14년간 서비스를 이어가면서 이 분야에서는 동남아시아 최대 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현재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 등 6개 국가에 거점을 두고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은 조인트 벤처 투자 방식으로 진출해 있는 상태다.

또 흥미로운 부분은 이 기업의 설립자가 부부라는 점이다. 제이미 리(공동창업자 겸 비즈니스 개발 부장)와 바이올렛 림(Violet Lim,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은 런치 액츄얼리 그룹을 설립하고 1년 뒤 결혼, 지금까지 서비스 방향을 서로 논의하며 다양한 온·오프라인 데이팅 서비스를 운영해 성공을 거뒀다.

데이팅 서비스에 블록체인?

그렇다. 기자도 정말 궁금했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을 도입한 데이팅 서비스는 많이 봤지만 블록체인이라니. 흥미가 안 간다면 거짓말이다. 굳이 데이팅 서비스에 블록체인이라는 수단이 필요할까? 정답은 그들이 그린 큰 그림 안에 있었다.

이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바이올라 토큰이라는 거래 수단으로 운영된다. 이건 개인이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거나 마케팅 활동(광고나 설문 등)을 통해 획득 가능하다. 물론, 이것들이 귀찮으면 비용을 들여 토큰 구매도 가능하다. 이 토큰은 이더리움에 기초한다. 모든 토큰과 보상은 이더리움 블록체인 시스템이 제공하는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에 기반한다.

거창한 이름이지만 스마트 컨트랙트는 간단하다. 그냥 어떤 계약이 이뤄졌을 때 즉시 결과가 적용되는 과정을 말한다. 그냥 내가 구매한 것이나 보상 획득이 빠르게 이뤄진다고 보면 되겠다.

블록체인은 이것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바이올라.AI는 서비스 사용을 위한 인증 과정을 거친다. 얼굴 인식, SNS 정보 검토 등 상대방과의 만남에 필요한 약간의 개인 정보를 블록체인(관계 등록 – Relationship Registry)과 연동시킨다. 정말 중요한 정보는 블록체인에 두지 않고 정말 만남을 위한 몇 가지 요소들만 담기 때문에 정보 유출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겠다.

신뢰 확보를 위해 인증과 검증을 철저히
거친다.
신뢰 확보를 위해 인증과 검증을 철저히 거친다.

블록체인을 사용함으로써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게 제이미 리 공동창업자의 설명.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 가짜 프로필을 사용한다거나 연애를 빙자한 사기 같은 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여기에 실 사용자의 평가까지 더해지니 문제 발생의 여지를 최소화 했다.

서비스 범위도 다양하다. 미혼/기혼 상태에 따라 맞춤 상담,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 인공지능은 사용자에게 연애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간단한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물론, 기계가 사람 마음을 어찌 알겠는가? 그래서 인공지능은 간단한 정보와 조언에 집중하고 더 심도 싶은 부분은 실제 경험자들이 개입해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보완했다.

2019년 내 국내 서비스 실시 예정

바이올라.AI는 2019년 내 국내 서비스 예정이다. 일단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올해 내로 서비스를 진행한다. 시기가 늦어지는 것은 아무래도 현지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순히 상대방과 인연을 만들어 주는 것 외에도 커뮤니티 구축 및 국내 사용자 확보 등 해야 할 일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제이미 리 공동창업자가 한국 진출을 위해 데이팅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공부했다고 언급한 것은 그 이유에서다. 분명한 것은 그들에게는 의외의 자신감이 있었다. 하루 아침에 생긴 데이팅 서비스 기업과 달리 오프라인부터 온라인에 이르기까지 14년 가량 사업을 이어오면서 쌓은 노하우에 해답이 있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없지 않다. 국내 데이트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약 1~2년 전 사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다 현재는 조용하다. 주로 소셜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홍보하며 두각을 드러내다 일제히 자취를 감췄다.

기존 데이팅 서비스의 한계를 블록체인과 커뮤니티 등으로
극복했다.
기존 데이팅 서비스의 한계를 블록체인과 커뮤니티 등으로 극복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럴듯한 미사여구와 사진을 통해 '너도 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준다. 그러나실제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떠나고 결국 앱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반면, 바이올라.AI는 이 문제를 신뢰성에 있다고 봤다. 온라인 공간에서 서로 믿을 수 없으니 이런 문제가 생긴다는 것.

바이올렛 림 최고경영자의 설명에 따르면 오프라인 데이팅 환경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참여자 수가 많다고 한다. 이는 충분히 검증된 상대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반면, 온라인에서는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사진과 신상정보를 가지고 만나게 되므로 혹여 문제가 생기거나 기대와 다른 사람이 나타날까 조심하게 된다고. 이런 특성으로 인해 온라인에서는 남성 참가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단다.

바이올라.AI는 전자에 가까운 방식이기에 여성 회원 수 확보에는 자신 있다고 말한다. 사람을 언굴 인식 등록을 통해 프로필 사진 조작을 막고 다양한 검증 절차를 거쳐 신원이 확실한 사람만 골라 내는 방식을 쓰기에 가능한 것이다. 속이고 싶어도 엄청난 검증의 허들을 다 넘는 귀차니즘을 극복하지 못하면 끝이다. 그러니 정직하게 정성 들여 인증과 검증을 모두 거친 사람들만 커뮤니티 안에서 활동하게 되므로 신뢰도가 자연스레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기자 생각에는 2019년 도입은 다소 늦은 감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만큼 완벽한 서비스를 보여준다면 성장 가능성은 있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우리나라에서 활약하게 될지 궁금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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