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마트폰이라는 도구 그 이상을 꿈꾸다, LG V30S 씽큐
[IT동아 강형석 기자] LG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 중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V30. 그 중 몇몇 기능과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새 제품인 V30S 씽큐(ThinQ)를 제대로 접해볼 수 있었다. 사실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3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8에서 제품을 접해봤지만 당시에는 특화 기능을 중심으로 경험하도록 만들어져 전반적인 모습을 보기엔 어려웠던 것이 사실. 그렇기에 이번 스마트폰에 대한 흥미가 남달랐다.
그런데 이 제품은 기본적으로 V30에 바탕을 두고 있어 기존 제품 대비 다른 곳에 초점을 두고 접근하고자 한다. 앞서 선보였던 V30에 대해서는 이미 다뤘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기사를 참조하자.
참고 기사 - [리뷰] 사진을 찍고 음악을 듣는다, LG V30 (http://it.donga.com/27080/)
V30을 바탕으로 내실 다지는데 주력
그 때도 그랬지만 지금 기자 앞에 있는 LG V30S 씽큐를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이 낯설지 않다. 기본 크기와 무게 모두 V30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예로 V30S 씽큐는 128GB 용량의 저장공간이 제공되고, 플러스는 256GB 저장공간이 기본이다. 선택지는 2개인데 실제 구매하는 과정에서는 차이가 있다. 통신사는 256GB를 취급하고 베스트샵 같은 오프라인 매장은 128GB만 취급하는 식이다.
디자인 역시 기존과 다르지 않다. 18:9 화면비(2:1 화면비)를 가진 6인치 디스플레이는 2880 x 1440 해상도(QHD+)를 갖춘 풀비전 OLED 디스플레이다. 이 부분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길이 151.7mm, 폭 75.4mm, 두께 7.3mm이며, 158g의 덩치 등 크기와 무게 모두 동일하다. 적어도 설계 관련 기술이나 재질 등은 오차가 없음을 말한다.
먼저 출시한 V30 자체의 완성도가 뛰어났기에 외적 차이가 없어도 만족도 자체는 높은 편이다. 특히 내구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 제품도 기존과 동일하게 미 국방부 군사 표준규격(MIL-STD)을 만족한다. 810G 인증을 받았는데 충격부터 방수, 방한, 내열 등 14개 항목 테스트를 통과해야 부여 받을 수 있다. 그만큼 기기적 신뢰도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하지만 색상 구성은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 V30은 라벤더 바이올렛이나 라즈베리 로즈 등 독특한 색상을 다수 확보하고 있지만 V30S 씽큐는 뉴 플래티넘 그레이 하나 뿐이다. V30 플러스도 오로라 블랙 하나 밖에 없다는 점은 당시 출시 상황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나름 최신 모델이라는 V30S 씽큐가 일반/플러스 모델 모두 색상이 하나인 점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사양의 변화는 미미할 수 있지만 내부에 존재한다. 메모리(램)가 기존 4GB에서 6GB 증가한 것이 핵심. 4GB도 충분하다고 생각되지만 요즘 애플리케이션(앱) 구동 환경이라면 더 많은 메모리를 탑재해도 이상하지 않다. LG전자 입장에서도 인공지능 관련 앱도 늘었고 더 여유로운 작동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서 메모리 용량을 증설하지 않았을까 예상해 본다.
기존 장점인 기능은 살리고, '인공지능'을 더하다
V30S 씽큐(ThinQ)의 핵심은 '인공지능'이다. 씽큐 브랜드가 LG 인공지능 가전에 붙이는 것인데, 스마트폰에까지 이 이름을 적용한 것은 그만큼 해당 기능에 많은 것을 투자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제품에는 기존 LG의 큐보이스(Q Voice)와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가 결합된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하이, 엘지” 또는 “오케이, 구글” 모두 가능하다는 이야기.
인공지능 기능은 주로 카메라에 집중되어 있는 모습이다. 카메라 앱을 실행하면 인공지능 캠(AI CAM)과 Q렌즈라는 항목을 선택하도록 만들어 두었다. 각각 활용 방법이 다른데 인공지능 캠은 장면을 분석해 최적의 결과물을 유도하는 식이고, Q렌즈는 이미지를 분석해 쇼핑이나 기타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다.
인공지능 캠은 촬영 전 피사체를 고정하면 다양한 메시지들이 화면에 나타난다. 실제 준비된 세트에서 촬영을 준비하니 '흰색배경', '클로즈업', '사람들', '유행의' 등 다양한 문구들이 뿌려진다. 이어 최적의 기록이 가능한 몇 가지 효과를 제안하게 된다. 그저 그 효과를 선택하고 촬영에 쓰면 끝.
촬영 환경에 따라 약간의 시간 차이는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3~5초 정도면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한 결과를 내놓는다. 선택할지 아닐지 여부는 사용자가 결정하면 된다. 촬영 환경이 밝은 상태이고 효과가 필요 없다고 한다면 인공지능은 별다른 제안을 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은 어두운 곳에서 힘을 낸다. 이 제품에는 브라이트 모드가 제공되는데, 저조도 환경에서 밝기를 최대 2배 가량 높여, 피사체를 밝게 촬영하도록 도와주는 기능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감도에 따른 화질 열화가 약점 중 하나인데 인공지능은 이를 극복하는데 큰 역할을 해낸다. 하지만 광각과 영상 촬영 시 지원하지 않는 점은 차후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Q렌즈는 인공지능 캠만큼이나 흥미롭다. 기능을 선택하면 구매 페이지로 연결해 주는 비주얼 쇼핑(Visual Shopping), 원하는 결과를 검색해주는 비주얼 탐색(Visual Search), QR코드를 인식하는 메뉴가 아이콘 형태로 각각 표시된다. 이걸 상황에 맞춰 골라 쓰면 된다. 분명 흥미로운 기능이지만 결과에 대한 부분을 사용자가 수긍할 수 있는지 없는지 여부는 스스로 판단해야 할 것 같다.
인공지능은 확실히 설익었다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말 그대로 인공지능이기에 꾸준히 학습효과가 반영되면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예상된다. LG가 생각하는 '초개인화'는 사용자와 이 스마트폰과의 교감(?)에 따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기존 V30의 장점은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특히 뱅앤올룹슨(B&O)와 조율이 이뤄진 기본 이어폰(B&O 플레이)은 타 기본 이어폰과의 확실한 차별화 요소다. 또한 스마트폰 내에는 하이파이 쿼드(Hi-Fi Quad) DAC를 내장하고 있어 더 좋은 음질을 경험할 수 있다. DAC는 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라는 의미로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변환하는 장치다. 일반적으로 디지털-아날로그 변환 과정에서 왜곡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장치가 그 왜곡을 바로 잡아 최적의 소리를 들려주게 된다.
LG는 V20부터 DAC 탑재를 시작으로 G6에서는 이 DAC를 더 강화해 좋은 평을 받은 바 있다. 쿼드-DAC는 칩 안에 신호를 처리하는 4개의 변환 코어가 내장되어 있는 구조다. 그만큼 왜곡을 세밀하게 보정하면서 좋은 음질을 구현할 수 있다.
때문에 V30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24비트/48kHz 이상의 고해상 음원 재생이 가능하다. 고해상 음원(FLAC) 파일 외에도 심지어 MP3 음원도 이 DAC를 통해 비교적 풍부한 청음이 가능해진다. 기본 제공되는 B&O 플레이 이어폰도 좋지만 가급적 좋은 이어폰/헤드폰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이 제품은 국내 공식 출시되는 스마트폰 중 무선 고해상 음원 재생 기술인 aptX HD와 고해상 음원 기술인 MQA를 지원하는 몇 안 되는 스마트폰 중 하나다.
스마트폰의 성능은 V30과 동일하다. 스냅드래곤 835 기반으로 3D 게임이나 고화질 영상 등을 원활히 처리한다. 여기에 메모리 용량이 증가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기동 성능이 조금 나아지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이렇게 나왔다면
V30S 씽큐의 포인트는 크게 성능적 개선과 인공지능의 추가다. 메모리 용량이 6GB로 증설된 것은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이 언급한 '사후지원(업그레이드)'를 고려한 선택이라고 보며, 인공지능의 추가는 앞으로 내세울 '초개인화'를 위한 초석이다. 그러니까 이 제품은 어떻게 보면 전략적으로 상당히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때문에 처음부터 이렇게 나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메모리 용량은 늘렸지만 프로세서를 스냅드래곤 835를 채택한 것이 결정적이다. 신제품이라고 하지만 시기상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V30S 씽큐의 한계다. 이해는 된다. 개발 기간이나 여러 내외부 요인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기존 사양에서 메모리만 증설하는 선택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상반기 공개를 앞두고 있는 가칭 G7과의 출시 시기적 팀킬(?)을 피하기 위한 선택도 바탕에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차라리 차기 제품을 고려했다면 처음부터 메모리를 6GB로 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게 기자의 생각이다. 그랬다면 이 부분 때문이라도 시장의 주목을 받았을 것이고, 당시 출시한 경쟁사 스마트폰과의 차별화를 꾀하는 요소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기존의 장점은 잃지 않은 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려는 LG전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