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TART] 수의사 방문 진료 서비스, '러브펫'을 아시나요

[IT동아 권명관 기자] 국내를 비롯, 전세계는 스타트업을 주목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ICT 산업을 이끌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이 스타트업부터 시작해 현재 미국 상장 기업 중 상위 10개 기업 안에 포함되어 있으며, IT 분야 상위 10개 기업 중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텐센트, 알리바바 등 5개 기업도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국내도 별반 다르지 않다. 네이버(NHN), 다음카카오 등이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국내 대표 IT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 중으로, 미국, 유럽, 중국 등 선진국들이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안정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형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다.

이러한 시대 흐름에 발맞춰,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콘진)은 문화콘텐츠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경기문화창조허브'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아이디어 보유자와 기업을 연결하고, 창업 자금 지원, 전문가 네트워크 지원 등 예비 창업자 및 스타트업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부천, 판교, 광교, 의정부(북부), 시흥(서부) 등 총 5곳에서 운영 중이며, 경기도에서는 6번째 경기문화창조허브 추가 조성을 위해 준비 중에 있다. 특히, 이 가운데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지난 2014년 5월 성남시에 경기문화창조허브 중 가장 먼저 오픈했다.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스타트업에게 사무 공간과 창업 초기 단계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원활하게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도록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8층과 9층에서 사무실과 회의실, 휴게실, 미팅 공간 등의 편의시설을 제공한다. 창업 후 7년 이하 스타트업을 위한 사무 공간으로 총 23개의 창업공간(사무실)과 예비 창업자를 위한 교육과 네트워킹을 진행하는 스마트오피스로 세미나실과 미팅룸, 오픈 공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스타트업을 위해 'G-START(A-E)',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문화창업플래너', '청년창업 SMART2030', '1인창조기업비즈니스센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지난 9월부터 시작한 G-START는 스타트업 창업 주기를 고려한 5단계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기초역량강화, 실전역량강화, 초기투자, 자금지원, 해외진출 등 창업에 필요한 요소를 단계별로 지원 중이다.

이같은 지원을 통해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개소 이후부터 작년 12월까지 스타트업지원 8,983건, 창업 527건의 성과와 일자리 1,468개, 투자유치 지원 293억원 등의 성과를 올렸다. 이에 IT동아는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자신만의 장점과 기술 노하우로 경쟁력을 강화하며 미래를 꿈꾸는 여러 스타트업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하고자 한다.

이번 인터뷰는 G-START C 단계를 거쳐 해외 진출 과정인 G-START E단계를 지원 받고 있는 '나누고'의 서귀동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수의사가 직접 방문해 진료합니다, 러브펫

IT동아: 나누고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인지 설명을 부탁한다.

서귀동 대표(이하 서 대표): 나누고는 수의사가 직접 반려동물 보호자가 원하는 곳, 원하는 시간에 방문해 동물병원과 동일한 진료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려동물 가정 주치의 서비스 '러브펫(levepet)'을 운영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수의사 가정방문 진료 서비스'라고 알리고 있다(웃음).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모르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지난 2017년 7월 1일자로 반려동물 보호자가 직접 반려동물을 진료하는 행위는 금지되었다. 이에 수의사와 진료를 필요로 하는 반려동물 보호자를 매칭해 동물병원에서 받는 진료와 서비스를 동일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 나누고라는 회사명은 '나는 누군가에게 고마운 사랍입니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IT동아: 수의사는 나누고 소속으로 활동하는 것인지.

서 대표: 아니다. 어디까지나 러브펫은 수의사와 반려동물 보호자는 연결하는 O2O 서비스다. 반려동물 진료를 원하는 보호자가 러브펫 앱을 이용해 방문 진료를 신청하면, 가까운 지역 내 동물병원을 운영하거나,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담당하는 수의사와 연결하는 방식이다. 사용자와 수의사는 동일한 앱을 사용하며, 로그인할 때 이용하는 메뉴가 다른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T동아: 기자도 어릴 때부터 반려동물과 30년 넘게 계속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다행스럽게 지금까지 함께한 반려동물이 크게 아픈 적이 없어 동물병원을 방문하거나 수의사에게 진료를 상담한 경험은 없었다. 그래서 묻고 싶다. 수의사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서비스가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러브펫을 기획한 이유가 궁금하다.

서 대표: 러브펫을 기획한 것은, 100% 경험에서 비롯했다. 나누고는 사실 이전부터 활동하던 봉사단체였다. 나누고 창업 전 직장에서 근무할 당시, 1년에 한번씩 바자회를 운영하던 것을 계기로 봉사활동을 유지했었는데, 작년에 유기견 봉사 업체와 함께 고양시 유기견 방지 캠페인을 진행했었다.

예상보다, 생각보다 유기견이 너무 많더라. 그리고 너무 안타까웠다. 보호센터에서 유기견이 들어오면, 다른 보호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문제는 보호센터도 여력이 많지 않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안락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이미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기견이 처한 상황을 접한 사람들이 많기에, 그 현실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다.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

문제는 재입양되는 유기견의 수가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재입양되는 유기견은 이쁘고, 귀엽고, 건강에 문제 없어야 하는데, 주인으로부터 버려지는 대부분의 유기견은 대부분 정상적이지 않다. 병 들어 버려지는 유기견이 상당수다. 이런 유기견을 재입양하고 싶어도 그 순간부터 들어가는 병원비, 진료비가 100만 원 이상 된다면? 보호자는 부담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버려지는 것이기도 하고.

수의사, 새로운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IT동아: 안타까운 현실이다.

서 대표: 맞다. 반려동물이 병들고 아프면 버리는 경우가 정말 많다. 치료비로 몇 십만 원, 몇 백만 원이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실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반려동물 보호자 중 71%가 의료비용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심지어 같은 병인데도 동물병원에 따라 진료비는 최대 557% 차이가 생긴다. 일부 동물병원의 경우에는 방문하는 보호자의 얼굴이나 용모를 보고 진료비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치료, 진료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이에 우리동네 동물병원 가격 비교 서비스를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고, 여기에서 조금씩 발전해 지금의 러브펫을 기획했다. 시장조사 결과 전문가들로부터 지금의 방문 진료 서비스가 최적의 형태라는 조언도 얻었다.

러브펫과 거의 유사한 서비스는 해외에서 이미 진행 중이다. 미국의 방문 진료 서비스 '팻 프럼퍼'는 상당히 활성화되어 있다. 이에 미국을 직접 방문해 자료를 받아와서 국내 시장 조사를 병행하기도 했다.

IT동아: 수의사들이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서 대표: 반려동물수 대비 수의사는 한국이 미국보다 최대 6.7배 정도 많다. 수의사 면허증 소지자는 1만 6,796명에 달하는데, 실제 활동하고 있는 수의사는 1만 1,481명에 불과하다. 5,316명의 수의사는 활동하지 않는 것이다(2017년 기준). 무엇보다 동물병원에서 월급을 받는 3년차 수의사의 평균 월급은 200만 원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국내에 수의사는 정말 많다. 국내에 관련 수의학과 대학교만 10개다. 매년 600명 이상의 수의사가 배출된다. 수의사 면허증은 있지만, 일할 곳이 없는 것과 같다.

IT동아: 외람되지만, 방물 진료라는 것이 혹 법률적으로 검토된 것인지 궁금하다.

서 대표: 볍률적인 부분은 농림축산부를 통해 검토했다. 수의사는 농림축산부 장관 명의로 발의된다. 의사와는 다르다(웃음). 의료법과 달리 수의사는 방문해서 진료하는 행위가 가능하다. 인력 파견 등과 관련한 문제도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IT동아: 현재 러브펫을 통해 활동하는 수의사는 얼마나 되는지.

서 대표: 지속적으로 모집을 받고 있다. 현재 MVP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영등포구와 관악구 거주자 100명을 대상으로 1차 테스트를 진행했고,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거주자 300명을 대상으로 2차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강사모(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 네이버 카페)를 중심으로 신청자를 모집했다.

MVP 테스트를 통해 현재 약 90개의 동물병원과 70명 이상의 수의사가 러브펫을 통해 활동 중이다. 대부분 1차, 2차 MVP 테스트를 진행했던 지역 내에 있다. 또한, 현장을 계속 돌아다니면서 수의사를 확보하는 중이다. 직접 뛰고 있다. 부딪히며 설득하고, 러브펫을 알리는 중이다.

맨투맨 영업이다(웃음). 1인 또는 2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동물병원을 중심으로 계속 네트워크를 쌓아가고 있다.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방문하면서 전단지를 붙이고, 러브펫 서비스를 이용하면 왜 유용한지, 가격을 왜 공개해야 하는지 등을 알리고 있다.

이제 1차 테스트를 끝내고 2차 테스트를 진행하는 중이지만, 수의사 개인당 한달에 72만 원 정도의 부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사용자를 위한 10만 원에 4회 방문 서비스와 같은 고정 금액 상품도 고민 중이다. 크라우드펀딩도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 유료 상품도 판매할 생각이다. 이건 동물병원과 수의사에게서 의견을 받은 내용인데, 방문 진료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료나 영양제, 반려동물 관련 용품 등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제공할 생각이다. 이는 진성 고객 유치로 이어질 수 있다.

납득할 수 있는 진료비, 치료비 기준이 필요하다

IT동아: '우리동네 동물병원 가격 비교 서비스'에 대해서 궁금하다. 이게… 좀 민감하지 않은가. 실제 현장에서 부딪히는 동물병원 관계자, 수의사들이 호의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을텐데.

서 대표: 맞다. 가격비교에 대해서는 MVP 테스트를 진행할 당시에도 반발이 상당했다. '이렇게까지 반발할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했다. 확신이 되는 순간에 공개할 생각이다. 특히, 강남 3구쪽의 반응은 뭐…(웃음).

이에 동물병원 가격 비교 서비스를 알리는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관련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서 공개한 상황이다. 가격 비교 서비스를 공개하면, 동물병원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인근 동물병원 진료비를 확인할 수 있다. 보호자들이 실질적으로 도움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달라.

IT동아: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서 대표: 한국우편사업진흥원에서 우체국 쇼핑의 상품 기획 개발을 담당했다. MD라고 말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웃음). 당시 업무적으로 연락하던 지인들과 함께 나누고 봉사단을 시작했다.

현재 팀원은 총 4명이다. 모두 반려견을 키우고 있고, 새로 사람을 뽑을 때도 무조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을 바라고 있다. 정말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길 희망한다. 우선적으로 개발자를 추가 채용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제 시장성을 찾아가는 단계라고 생각해달라.

IT동아: 박람회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서 대표: 오는 2018년 8월 17일부터 19일까지 학여울에 위치한 세텍(SETEC)에서 '코리아 펫 엑스포'를 진행한다. 동물병원과 관련 단체, 반려동물 용품 판매 업체 등과 연계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반려동물산업협회와 애견협회와 협력 중이다.

G-START, 단계적 지원이 가져다 준 성과

IT동아: 이곳,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를 통해 지원 받은 부분은 무엇이 있는지, 가장 유용하고 좋았던 지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서 대표: 경기도가 스타트업에게 성장 주기에 따라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G-START' 프로그램 중 C 단계와 E 단계를 함께 지원받았다. 이곳 판교에서 사무공간도 지원받아, 개발자들이 주로 상주하고 있다.

G-START C 단계를 통해 지원 받은 부분은 투자자와 VC 연계 네트워크였다. 스타트업은 창업 자체를 대부분 처음 경험한다. 때문에 모든 과정이 낯설고 생소해 그만큼 실수하고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이러한 부분을 미리 준비하고, 설계해 단계적으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은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G-START E 단계는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과정이다. 스타트업이 스스로 해외에 진출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스타트업은 현지 시장, 현지 투자자, 현지 협력 업체 등을 직접 찾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중국 염성에 위치한 르호봇 비즈니스 센터에서 열리는 'G-START E 글로벌 데모데이(중국)'에 참여할 예정인데, 현지에서 이미 관심을 표하는 분들이 꽤 많다고 들었다.

(참고로 인터뷰 진행 후 중국에서 진행한 글로벌 데모데이에 참석한 나누고는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IT동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 대표: 지난 9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동안 올린 전체 매출은 1억 원 정도다. 나누고는 올해부터 열심히 달릴 생각이다.

개인 동물병원, 소형 동물병원의 설 자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작아지고 있다. 대형동물병원이 시장에 진입하면, 현재 시장 상황은 무너질 확률이 크다. 규모가 작은 개인, 소형 동물병원이 설자리를 구축하고자 한다.

지난 4개월 동안 열심히 뛰면서 100여 개 이상의 동물병원 문을 두드렸다. 수의사를 직접 만나는, 1:1 활동을 계속 시도할 생각이다. 전 팀원이 모두 밖에서 뛰고 있다. 2차 MVP 테스트 지역인 강남 3구에서 성과를 올린다면,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의 목소리가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반려동물 보호자, 수의사, 동물병원 관계자 등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그들이 요구하는 바를 최대한 반영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나누고에, 러브펫에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