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신상공개] 4년간 다듬은 목청과 외모, 소니 MDR-1AM2
[IT동아 강형석 기자] MDR 시리즈는 그저 그런 헤드폰만 내놓을 줄 알았던 소니를 제법 쓸만한 헤드폰을 만드는 브랜드로 각인시키는 좋은 물건이었다. 홍보도 적절했다. 당시 홍보모델로 유명 아티스트를 기용해 주목 받기도 했다. 적당히 하다가 말겠지 싶었는데 어느 날 아이유가 나타나더니 소니 오디오를 제법 오래 알리고 있다.
MDR은 ‘음악은 존중 받을 만하다(Music Deserve Respect)’라는 문구로 좋은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쓰는 것이 음악에 대한 존중(…)이라는 의미인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약 5년 전, MDR-1R(유/무선)을 시작으로 MDR-1A 등 여러 파생 모델들이 나타났다. 기자도 MDR-1R을 구매 했었는데 오래 지나지 않아 1A가 등장해 눈물을 흘렸던 적이 있다.
이렇게 MDR 브랜드를 잘 운영할 것 같았던 소니인데 시간이 흐르면서 히어(h.ear)나 1000X, 시그니처(Z) 등 이것저것 내놓으며 이 이름은 조금씩 잊혀져 갔다. MDR은 그저 제품명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소니는 그렇게 음악을 존중하지 않게 된 것일까?
과거와 같은 존중까지는 아닐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제법 오랜만에 MDR 브랜드 헤드폰이 공개됐다. MDR-1AM2가 그것인데, 무려 4년 전에 출시됐던 MDR-1A의 후속기다. 워낙 1~2년 주기로 마크(M)라는 이름을 붙이길 좋아하는 소니인데, 4년만이라니. 당신들은 도대체!
아무튼 오랜만에 MDR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고 등장한 헤드폰인데 성향이 조금 달라진 것 같다. 일단 이 물건은 소니의 새 레퍼런스 헤드폰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레퍼런스는 황금귀들이 생각하는 고음질의 그것은 아니고 최신 기술을 활용해 자사 음질의 기준이 되는 헤드폰이라는 의미가 더 크게 느껴진다.
일단 몇몇 기술은 100만 원을 훌쩍 넘는 고음질 헤드폰, MDR-Z1R(시그니처)을 기준으로 한다. 진동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유닛은 지름이 40mm인 부분은 이전과 동일하지만 피보나치 패턴의 망을 위에 올려 음질 손실과 왜곡을 최소화했다. 진동판의 형상도 중앙부 높이를 높여 강성이 증강됐다. 이를 통해 고음(주로 보컬) 영역이 선명하게 구현됐다고 한다. 진짜인지는 직접 들어봐야 알 수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가급적 청음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하우징(헤드폰 귀 부분)은 이전 대비 작아졌는데, 겉을 레진 소재로 만들어 불필요한 진동에 의한 잡음 유입을 줄였다. 내부 공기 흐름의 형태와 양도 정교히 제어하는 설계를 적용해 중음과 저음의 선명도도 개선되는 효과를 얻는다. 헤드폰 외부에는 공기가 나가는 길이 있어 진동판의 동작을 최적화하는 ‘비트 리스폰스 컨트롤(Beat Response Control)’ 기술을 적용했다.
이런 저런 기술들을 적용하다 보니까 자연스레 고해상 음원 재생을 지원하는 HRA(High Resolution Audio) 인증을 받았다. 우리가 흔히 듣는 MP3 음원이 16비트/44.1kHz 대역을 제공하는데 고해상 음원은 24비트/48kHz 이상을 의미한다. 더 많은 파형을 재생할 수 있으니 상대적으로 더 나은 음질을 경험할 수 있다.
재질도 저 반발 우레탄 폼과 흡방수 특수 코팅한 합성 피혁 등으로 내외부를 마감해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하고자 했다. 그래서 가죽 특유의 느낌적 느낌은 없을 수 있다. 어쩌면 1000X가 한 세대 업그레이드 되면서 이뤄진 오묘한 느낌을 MDR-1AM2가 재현해 줄지도 모른다.
뭔가 많이 한 것 같은데 가격을 34만 9,000원에 책정한 점은 조금 놀랍다. 생각해 보니까 외부 소음을 상쇄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빠져 있다. 이 부분은 개인 성향이 있으니 단점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그리고 소니와 몇몇 오디오 제조사를 중심으로 새로 제안한 단자 규격인 Φ4.4mm를 쓴다. 일반 오디오가 Φ3.5mm를 쓰니까 이보다 두꺼운 것. 그래서 혹여 이것으로 난처할 사람을 위해 소니는 일반3.5mm 케이블도 챙겨 두는 센스를 발휘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