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한 방' 품고 나타난 캐논 EOS M50
[IT동아 강형석 기자]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은 2018년 3월 7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신제품을 공개하는 자리를 열고 자사 미러리스 카메라 EOS M50을 공개했다. 이번 제품은 성능과 편의성을 모두 갖춘 점이 특징. 무엇보다 4K 동영상 촬영 기능을 제공함에 따라 영상 촬영이 잦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숙희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부장은 “영상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올해는 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M50을 시작으로 EOS 80D, EOS 6D 마크2, C200 등을 주축으로 라인업을 확보해 시장에 대응하겠다. 특히 EOS M50은 사진과 영상 모두 만족 가능한 제품으로 최고의 히트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센서와 영상처리엔진으로 돌아오다
EOS M50은 EOS M5와 EOS M6 사이에 있다. 편의성과 성능을 높였지만 가격 부담은 최대한 낮춘 것. 참고로 EOS M5 본체 가격은 캐논 온라인 매장 기준 104만 9,000원, EOS M6는 70만 8,000원이다. 그러나 EOS M50은 72만 8,000원에 책정됐다. 기본 렌즈를 구성해도 89만 8,000원 가량이어서 자사 동급 DSLR 카메라와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완성된 점이 돋보인다.
크기는 가로 116.3mm, 높이 88.1mm, 두께 58.7mm 정도다. 크기도 적당하고 그립이 깊게 파여 있어 손에 쥘 때의 느낌이 좋은 편이다. 무게는 배터리와 메모리카드를 포함했을 때 기준으로 387~390g 가량이다. 렌즈를 포함하면 약 500g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흥미롭게도 실제 쥐었을 때의 차이는 전혀 없지만 사양표에는 흰색과 검은색의 무게 차이가 아주 조금 존재한다. 검은색이 387g, 흰색이 390g이다. 아무래도 흰색은 유광 코팅처리가 되어 있는데 이에 따른 무게 증가가 사양에 영향을 주었으리라 추측된다. 검은색은 무광처리 되어 있다.
조작계는 복잡하지 않다. 간단한 모드 다이얼과 셔터 버튼 등이 상단에 있고, 나머지 조작 버튼과 다이얼은 후면에 있다. 그마저도 10개 이하로 단순하게 구성했다. 제품의 특성을 고려한 설계다. 사진 초보자와 간단한 촬영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면 액정은 3인치로 터치 조작을 지원하며 104만 화소 사양으로 화질까지 선명했다.
EOS M50은 여기에서 한 번 더 나갔다. 터치하는대로 초점이 따라가는 터치&드래그 AF 기능이 적용된 것. 이는 이 제품군에서 처음 적용됐는데, 실제로 해보면 자연스레 초점이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뷰파인더는 전자식으로 236만 화소 사양이다.
또 다른 변화는 새로운 이미지 센서와 영상처리엔진이다. 제품에는 2,410만 화소 센서를 채택했는데, APS-C(35mm 필름 대비 1.6배) 규격이지만 성능을 개선했다. 특히 센서 자체가 측거점 역할을 하는 구조인데, 속도를 더 개선해 영상 촬영 시 부자연스러움을 줄였다. 별도의 렌즈 어댑터를 써도 센서 면적의 최대 88%(가로) x 100%(세로)에 대응해 초점 검출에 대한 부담이 없다.
영상처리엔진은 새로 개발한 디직(DiGiC)8이 적용됐다. 초당 10매 연사를 자연스레 처리할 정도가 되었고 초당 24매의 4K 영상과 초당 120매 상당의 고속 촬영(HD 해상도)을 지원한다. 무압축 이미지 규격은 기존 CR2에서 CR3로 변경됐지만 화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용량을 줄였다. 이 외에도 기존 PC 소프트웨어로만 다룰 수 있던 디지털 렌즈 최적화(DLO) 기능을 카메라에서 적용할 수도 있다. 이 기능은 색수차나 선명도를 어느 정도 보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카메라는 초보자를 위한 다양한 기능도 탑재됐다. 상황에 따라 촬영을 도와주는 크리에이티브 어시스트와 사용법을 이미지로 알려주는 비주얼 가이드 등이 대표적이다.
스마트폰 연동 기능도 착실하게 담았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저전력), 근거리무선통신(NFC) 등은 기본이지만 연결 중 촬영한 사진이 스마트폰으로 자동 전송되는 점은 독특하다. 니콘 스냅브릿지가 이런 기능을 제공하는데 캐논도 유사한 기능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는 부분은 인상적이다.
EOS M50과 함께 선보인 스피드라이트 470EX-AI는 의외의 한 방이었다. 오는 4월 출시 예정인 이 제품은 외장 플래시(스피드라이트)로 이름에서 알 수 있겠지만 인공지능(AI)을 적용했다. 가이드넘버 47 사양의 비교적 충분한 광량을 제공하며, 노출 상태와 연동해 광량을 조절하는 기능은 기존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내부에 별도의 처리장치를 탑재, 상황에 따라 조사각을 바꾸는 기능은 흥미를 주기에 충분해 보였다. 반셔터를 누르면 상황에 따라 스피드라이트의 발광부(램프)가 자동으로 움직이게 된다. 이제 조명을 잘 몰라도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최적의 결과물을 이끌어내는 첫 관문이 열리게 됐다.
'팀킬'까지는 아니지만 보수적인 캐논의 용기에는 박수를
캐논 EOS M50은 분명 매력적인 카메라였다. 렌즈 구현 손떨림 방지 기능을 고수하던 것에서 드디어 이미지 센서 조합 방식인 '콤비네이션 IS' 기능을 적용했고, 렌즈 포함 80만 원대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4K 영상 촬영 기능을 넣었다. 비록 초당 24매 기록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아쉽지만 넣었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어야 하겠다.
이 외에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은 기존 EOS M100에 핑크색을, EOS M6에는 흰색을 추가해 라인업을 확대했다. 이제 취향과 주머니 사정에 따라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이 분야에서 경쟁자는 많지 않다. 소니는 알파 6500 이후로 APS-C 기반 미러리스 카메라 소식이 없는 상태다. 성능이야 뛰어나지만 169만 원대의 가격은 부담스럽다. 이하 라인업도 신제품 소식이 없이 연식만 쌓이는 중이다. 그 사이를 캐논이 EOS M 시리즈가 채워나갔다. EOS M50은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려는 의지의 표현이라 해도 무방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