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tart] 중소기업을 위한 베트남 진출문 열다, 비엣메이트 신덕화 대표

[IT동아 권명관 기자] 국내를 비롯, 전세계는 스타트업을 주목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ICT 산업을 이끌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이 스타트업부터 시작해 현재 미국 상장 기업 중 상위 10개 기업 안에 포함되어 있으며, IT 분야 상위 10개 기업 중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텐센트, 알리바바 등 5개 기업도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국내도 별반 다르지 않다. 네이버(NHN), 다음카카오 등이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국내 대표 IT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 중으로, 미국, 유럽, 중국 등 선진국들이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안정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형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다.

이러한 시대 흐름에 발맞춰,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콘진)은 문화콘텐츠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경기문화창조허브'를 설립했다.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아이디어 보유자와 기업을 연결하고, 창업 자금 지원, 전문가 네트워크 지원 등 예비 창업자 및 스타트업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판교와 광교, 의정부 등 총 3곳에서 운영 중이며, 오는 2018년 1월 경기도 시흥에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를 개소할 예정이다. 특히, 이 가운데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지난 2014년 5월 성남시에 경기문화창조허브 중 가장 먼저 오픈했다.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스타트업에게 사무 공간과 창업 초기 단계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원활하게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도록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8층과 9층에서 사무실과 회의실, 휴게실, 미팅 공간 등의 편의시설을 제공한다. 창업 후 7년 이하 스타트업을 위한 사무 공간으로 총 23개의 창업공간(사무실)과 예비 창업자를 위한 교육과 네트워킹을 진행하는 스마트오피스로 세미나실과 미팅룸, 오픈 공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스타트업을 위해 'G-START(A-E)',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문화창업플래너', '청년창업 SMART2030', '1인창조기업비즈니스센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지난 9월부터 시작한 G-START는 스타트업 창업 주기를 고려한 5단계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기초역량강화, 실전역량강화, 초기투자, 자금지원, 해외진출 등 창업에 필요한 요소를 단계별로 지원 중이다.

이같은 지원을 통해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개소 이후부터 작년 12월까지 스타트업지원 8,983건, 창업 527건의 성과와 일자리 1,468개, 투자유치 지원 293억원 등의 성과를 올렸다. 이에 IT동아는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자신만의 장점과 기술 노하우로 경쟁력을 강화하며 미래를 꿈꾸는 여러 스타트업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하고자 한다.

이번 인터뷰는 해외진출 과정인 G-START E단계에서 마지막 과정을 지원을 받고 있는 '비엣메이트(Vietnam Mobile Business, VIETMATE)'의 신덕화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참고로 비엣메이트는 오는 3월 7일부터 9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리는 'G-START E 글로벌 데모데이'에 참가해 해외 IR 및 베트남 현지 바이어와 미팅을 준비하고 있다.

베트남 진출, 모바일 메신저로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먼저, 비엣메이트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설명을 부탁한다.

신덕화 대표(이하 신 대표): 비엣메이트는 카카오톡, 라인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한 무역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통상 해외 무역의 경우, 업체와 각 나라 정부 간 주고받아야 하는 문서가 상당하다. 이걸 현지 시장상황에 따라 개인사업자가 판단해 알아서 준비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중국과 국내 기업 간 무역도 최근 여러 이슈로 인해 분위기가 침체되어 있지 않은가. 이처럼 국경을 넘은 무역은 주위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비엣메이트는 베트남 인구 9,600만 명 중 8,0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ZALO'와 협약해, 메신저 내 '한국관'을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017년 8월 24일 공식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준비 기간만 1년 8개월이 걸린 셈이다. 그동안 참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가 한국, 중국과의 관계와는 참 많이 다르더라. 제도적으로도 그렇고.

IT동아: 제도적 어려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자세히 듣고 싶다.

신 대표: 베트남은 기본적으로 EMS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하며, 베트남에서 제품을 판매해 얻은 수익에 세금을 징수해 자금을 한국으로 들여오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베트남은 아직 기본적으로 공산주의 국가다. 중국과 비슷하다. 경제만 자본주의 방식을 따르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진출하기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이에 베트남 내 1위 모바일 메신저인 ZALO와 협력해, 메신저 내 브랜드샵에 한국관을 런칭하고, 여기에서 국내 업체의 제품을 판매하는, 한국-베트남간 역직구 마켓을 운영하는 것이 비엣메이트의 사업 모델이다. ZALO 내 시스템으로 베트남 내 유통과 판매까지 해결하기 때문에 제도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ZALO 모바일 메신저샵의 한국관에 광고를 게재를 상담한 뒤, 제품 허가 등록/광고 라이센스 절차를 진행한다. 이후 배송 협의와 베트남 내 유통 세일즈를 거쳐 최종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8,000만 명이 사용하는 베트남 1위 모바일 메신저, ZALO

IT동아: ZALO에 대해서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

신 대표: ZALO는 베트남 시장점유율 1위 모바일 메신저다. 2012년 런칭해 현재 가입자는 8,000만 명에 이른다. 베트남 인구는 총 9,600만 명으로 ZALO 시장점유율은 80%에 이른다. 2위는 페이스북으로 72%이며 라인은 18%, 카카오톡은 3%에 불과하다. ZALO 사용자 분포도는 25~34세 연령층이 30%, 35~40세 연령층이 21%로 구매력이 높은 연령층이 51%를 차지한다. 전체 남녀 비율은 각각 56:44이다.

ZALO는 중국의 유니콘 기업 'VNG그룹'이 선보인 모바일 메신저다. VNG그룹은 게임 개발, 유통, 퍼블리셔 등으로 떠오른 IT 신흥기업으로 미국 나스닥 상장 준비도 마무리 단계인 기업이다.

비엣메이트는 ZALO 내 브랜드샵에 한국관을 런칭한다. 바이어를 찾아야 하는 시대에서 바이어와 광고 기업을 모바일로 직접 연결하는 시스템으로, 중간 유통단계 구조를 최소화할 수 있다.

IT동아: 한국관 런칭을 어떻게 사용할 예정인지.

신 대표: 현재 한국 화장품 기업 광고와 메인 배너를 런칭했으며, 식품도 매칭 중이다. 향후 패션 영역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작년말부터 중소기업에서 요청이 많아지고 있는데, 중소기업의 요구사항을 하나씩 반영해 서비스도 확장하고 있다. ZALO 한국관은 모바일을 기본으로 하지 않나. 이에 온라인과 오프라인 업체와 추가 협력을 진행 중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국내 올리브영과 같은 메디케어 업체와 공식 계약을 맺었다. 11번가, 옥션과 같은 온라인 오픈마켓도 확장할 예정이다.

IT동아: 법적인 부분까지 한번에 해결해준다는 것이 장점인 듯하다.

신 대표: 베트남에 물건을 보내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품 인증 허가, 판매 허가, 유통 허가가 각 단계별로 필요한데, 이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베트남의 유통과 결제 구조를 국내 시장처럼 생각하면 한된다. 베트남에 보급된 신용카는 약 300만 장에 불과하다. 대부분 결제를 현금으로 진행한다. 택배 기사가 물건을 들고 가정집을 방문하면, 결제를 현장에서 현금으로 받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중국집 배달원을 생각하면 된다(웃음). 이에 ZALO는 현재 간편결제 시스템인 'ZALO PAY'와 QR 코드 결제를 도입했으며, 5월초부터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결제 시스템을 더할 예정이다.

현금 결제 시장이 아직까지 베트남 전체에서 신용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제도, 문화적인 영향이 강하다. 베트남인은 은행을 믿지 않는다. 공산주의라는 특성상 은행 자체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인식한다.

평범한 직장인이 중국, 베트남 유통에서 살아남은 이유

IT동아: 이전부터 유통 관련 일을 했던 것인지.

신 대표: 아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다(웃음). 교보생명의 법인 영업부에서 6년간 일했었다. 본사에서 법인 상담과 영업을 일하다가, 2014년 3월에 경희대학교 중국경영대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이때 중국 화장품 유통에 대한 것을 알았다. 이후 2014년 12월 18일 자기개발 명목으로 휴직을 신청, 디에이치인터내셔널 유통회사를 창업했다.

디에이치인터내셔널은 지금도 비엣메이트와 함께 사업을 하고 있는데, 현 강재홍 대표님이 교보생명 당시 본부장님이셨다. 그 때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온 셈이다. 디에이치인터내셔널에서 일하며, 중국 유통 관련 일을 현장에서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실패했지만, 많은 것을 경험했다. 중국과 한국의 유통 구조는, 국내 대형 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의 경우,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다. 자금력을 갖춘 중국 유통 기업이 국내에 직접 지사를 세우고, 제품을 구매한 뒤 자국의 유통 시스템을 이용해 중국에서 판매하기 때문이다.

행여나 중간 유통 업체(흔히 브로커라고 말한다)와 계약을 맺고 제품을 납품했더라도 법적인 허가나 인증 관련 문제로 손해를 보기 일쑤다. 이 경험을 살려 지금의 비엣메이트를 설립한 것이다. 국내 중소기업이 손해를 보지 않을 시스템을 만들고자 노력했고, 이제 성과를 내는 중이다.

IT동아: 베트남 내 네트워크를 중요하게 생각한 것 같다.

신 대표: ZALO뿐만 아니라 베트남 정부 관계자와 긴밀하게 연락하고 있다. ZALO와의 계약을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메신저 내 브랜드샵 상단에 1년 내내 배너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해당 배너를 클릭하면, 상품 정보로 이동하고. 상품 정보 내 기업 연락처는 국내 업체 URL이나 전화번호를 개제한다. 소비자와 판매자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ZALO와 베트남측을 많이 설득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현지 법인도 세웠다. 여기에 1명이 상주 중이며, 국내에 4명이 있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해 신규 인력을 계속 채용하는 중이다. 참고로 인력 채용을 위한 인건비 확보도 마련했다.

경기도의 해외진출 지원 G-START E, 고맙습니다

IT동아: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를 통해서 받은 지원은 어떤 것이 있는지.

신 대표: 다양한 것을 지원 받고 있다. 일단 오는 3월 7일부터 9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에서 진행하는 'G-START E 글로벌 데모데이' 참가 지원을 받았다. 베트남 현지에서 펼쳐지는 IR과 현지 바이어 미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통역과 자료 번역 등도 혜택을 받았다.

국내에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VC, 투자자 등과의 네트워크도 연결 받았다. 신용보증기금에서 진행한 '2030 스타트업 보증'을 통한 자금 지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모바일 무역플랫폼 사례에 선정되어 책자에 비엣메이트를 소개한 일 등도 기억난다. 이외에 해외진출에 필요한 세미나와 컨설팅 등을 지원 받았으며, 현지 시장 전문가 등과 네트워크도 지속적으로 도움 받고 있다.

국내 투자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열리는 데모데이를 통한 해외 투자유치 연계, 해외진출 지원금, 해외 현지 사무공간 지원 등도 있다.

IT동아: 지금까지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

신 대표: 아이고, 고생 정말 많이 했다(웃음). 무엇보다 베트남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혹여 베트남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업체가 있다면, 이렇게 조언하고 싶다. 정말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ZALO와 협약하고, 계약하는 과정만 6개월이 걸렸다. 계약서에 수정할 부분이 발견되면, 해당 부분을 바꾸는데 3일에서 4일은 기본이다. 베트남은 이게 정상이다. 어떤 것을 요청하면, 그냥 기다려야 한다. 재촉하면? 화낸다(웃음). 꼼꼼하게 살피고 결정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베트남의 문화적인, 기후적인, 과거 여러 열강의 지배를 받았던 일 등에 영향을 받아, 계약에 대한 검증이 철저한 것으로 파악했다. 정말 따지고, 또 따진다(웃음).

특히, ZALO의 경우 비엣메이트와 계약하기 전, 다른 한국 기업과 유사한 형태로 협약을 진행했는데, 한국 기업이 약속한 바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하더라. 한번 데인 경험이 있어 더욱 신중했던 셈이다.

아, 만약 '자본으로 밀어붙이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면 더욱 큰일이다. 한번은 선물을 주려고 했었는데, 3만 원 이상의 선물은 절대 안되다고 거절하기도 했다. 돈이나 선물이 아닌, 마음이 통해야 한다.

IT동아: 그렇게 진출이 힘든 시장인데, 어떻게 ZALO를 설득한 것인가.

신 대표: 처음에는 미팅 요청도 받아주지 않았다. 맨땅에 헤딩이라는 말이 있잖은가. 그냥 무식하게 다가갔다. 우리의 사업 모델과 전략을 ZALO 고객센터에 2달 동안 계속 이메일을 보냈다. 답변은 뭐… 하하. 전화도 안된다. 통화 자체가 어렵다. 누군가 받으면 그냥 끊어 버린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중에 알게 된 얘기지만, ZALO 고객센터에서 우리의 이메일을 내부 디렉터에서 전한 모양이더라. 그래서 2달만에 이메일로 답변이 왔다. 내용도 간단했다. 한번 와서 브리핑을 해보라고.

이메일 답변을 받고 4일만에 베트남으로 들어갔다. 이때부터 시작이었다. 무엇보다 한국은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한 사업 모델이 궤도에 올랐고, 성공 모델도 조금씩 등장하고 있지 않은가. 이 경험을 직접 체험한 부분을 어필했다. 마침 ZALO도 카카오톡과 위챗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 모델을 주시하고 있었고… 그렇게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베트남어도 할 줄 몰랐다. 이에 현지에서 영어 통역가, 베트남 통역가를 각 1명씩 섭외해 미팅을 진행했다. 미팅 전에 영어로 질의응답을 리허설하고, 전략을 세우고, 현지 통역가를 통해 말을 전해 듣고. 이 말만 떠오른다. 맨땅에 헤딩(웃음).

IT동아: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신 대표: 작년 8월 24일, ZALO 본사에서 협약식을 진행하고 한국에 돌아와, 전국 각 지역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과 연계하기 위해서 경기도청, 강원도청, 부산시청 등 지자체를 찾아갔다.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베트남과 같은 해외에 좋은 제품을 판매할 수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직접, 자력으로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싶다. 그리고 ZALO처럼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한 광고와 유통 방식을 다른 나라에서도 시도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개인적으로 다음 도전은 인도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비엣메이트의 역할은 좋은 기업, 좋은 제품을 현지에 연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나서서 제품을 구매하고, 개발하고, 직접 판매까지 할 생각은 없다. 앞으로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경쟁력을 갖춘 숨은 중소, 영세 기업을 찾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