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PC시장에 도전한 차별화 제품, 뭐가 나왔나?
[IT동아 김영우 기자] IT 시장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인터내셔날데이터코퍼레이션코리아(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 Korea Ltd., 이하 한국IDC)의 2월 12일일 발표에 따르면 2017년 4분기 국내 PC 시장에서 출하된 데스크톱은 49만대, 노트북 43만대로 총 전체 93만대였다. 이는 전년 대비 12.2% 하락한 것이다.
이것만 보면 PC 시장이 완전히 사양세로 돌아선 것 같지만 세부적인 항목을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전통적인 주력 제품이었던 저가 노트북 등은 판매량이 상당히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인 게이밍, 울트라슬림 제품의 비중이 높아졌다. 또한 필기 기능을 지원하는 컨버터블, 업그레이드가 용이한 울트라슬림, 외장 그래픽 가속기 연결, 통신사 요금제와 결합한 LTE 노트북 등의 차별화 제품이 다수 등장해 기대를 모았다고 한국IDC는 전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만한 대목은 최근 등장했다는 차별화 제품들이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IT동아에서 리뷰 기사등을 통해 소개한 바 있다. 대표적인 제품을 살펴보며 상품성을 검증해보자.
필기 기능을 지원하는 컨버터블 – 삼성전자 노트북 PEN NT930 시리즈
- 컨버터블이란 노트북과 태블릿의 형태를 오가며 쓸 수 있는 이른바 변신 노트북으로, 투인원(2 in 1)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 시장에서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시리즈였지만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의 2018년형 컨버터블인 노트북 PEN NT930 시리즈는 단순히 노트북과 태블릿 모드를 지원하는 것 외에 자사의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 시리즈에서 호평받은 ‘S펜’을 결합시킨 제품이다.
덕분에 4096 단계의 필압 인식 및 0.7mm의 가는 펜 촉등의 특성도 그대로 이어받아 자연스러운 필기가 가능하다고 삼성전자는 강조한다. 그 외에도 인텔 8세대 코어 프로세서 및 고용량 SSD를 탑재하는 등, 성능도 만만치 않다. 코어 i7 모델 기준 2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은 다소 부담스럽지만, 제품의 구성을 생각해 본다면 터무니 없는 수준은 아니다.
업그레이드가 용이한 울트라슬림 - LG전자 그램 2018 시리즈
- LG전자의 슬림형 노트북인 그램 시리즈도 2018년형이 출시되었다. 13인치급 화면의 13Z980 시리즈, 14인치급 화면의 14Z980 시리즈, 15인치급 화면의 15Z980 시리즈 등이 대표 모델이다. 전 모델이 인텔 8세대 코어 시리즈 프로세서를 탑재해 성능을 강화했으며, 구형 모델의 단점으로 지적받던 전력 효율도 개선했다. 실제로 IT동아의 테스트에서 15Z980 모델이 12시간 동안 충전없이 동영상을 구동하며 계속 동작하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그 외에 주목 받을 만한 점은 슬림형 노트북으로선 이래적으로 업그레이드 편의성이 높다는 점이다. 2개의 DDR4 메모리 슬롯을 갖추고 있어 손쉽게 시스템 메모리의 확장이 가능하며, M.2 슬롯 역시 2개를 탑재해 SSD 저장공간의 확장 역시 용이하다. 기존의 슬림형 노트북 중에는 내부 공간의 부족 때문에 업그레이드가 힘든 경우가 많았다.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제품이지만, 최근 유행하는 4K UHD 화면을 갖추지 못하고 풀HD급에 그친다는 것이 다소 아쉽다.
외장 그래픽 가속기 연결 – 기가바이트 어로스 게이밍 박스
- PC의 게임 구동능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그래픽카드다. 다만 최근의 고성능 그래픽카드는 덩치와 소비전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슬림형 노트북이나 소형 PC에선 달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개발된 것이 외장형 그래픽카드 확장 장치다. 데스크탑용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담은 외장형 케이스를 기존의 PC에 연결하면 고급형 데스크탑 못잖은 게이밍 PC로 변신한다. 기가바이트, HP, 에이수스 등에서 이런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구성이 가능해진건 외부의 주변기기와 고속 데이터 교환이 가능한 썬더볼트(Thunderbolt) 인터페이스의 개발 덕분이다. 최신 버전인 썬더볼트3는 이론상 최대 40Gbps의 빠른 속도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덕분에 외장형이면서도 내장형 그래픽카드 못잖은 고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2018년 현재 썬더볼트3 포트는 도입 초기단계라 아직 이를 탑재한 PC의 수가 많지 않다. 외장형 그래픽카드로 게임 성능을 높이고자 하는 사용자라면 자신의 노트북에 썬더볼트3 포트가 있는지부터 확인하자.
통신사 요금제와 결합한 LTE 노트북 – 에이서 원 13
- 노트북은 대개 와이파이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지만, 내부에 LTE 모뎀을 탑재하면 스마트폰처럼 모바일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수요가 불확실한데다 관련 서비스 및 요금 제도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실제 시장에 나온 제품은 보기 힘들었다. 이런 와중에 작년 11월에 KT와 에이서가 손잡고 40만원대 LTE 노트북인 '에이서 원 13'을 출시했다.
에이서 원 13은 KT를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 KT의 LTE 스마트폰 요금제와 결합해 월 정액 1만 1,000원에 1GB 기본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이터 투게더 Large, 스마트디바이스 10GB(월 1만 6,500원) / 20GB(월 2만 4,200원) 등의 요금제가 준비되어있다. 참고로 이들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를 소진하면 200Kbps 속도의 무제한 접속이 가능하다. 아쉬운 점이라면 사양이다. 인텔 셀러론 N3450(쿼드코어, 1.10GHz) 프로세서에 4GB DDR3L 메모리, 64GB의 eMMC 저장소를 갖추고 있으며, 마이크로SD카드를 제외하면 추가적인 성능 업그레이드는 할 수 없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