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18] 라데온 풀라인업 완성한 AMD, '7nm' 더하며 차별화 나서
[라스베이거스=IT동아 강형석 기자] 라데온 RX 500 시리즈와 RX 베가(Vega), 라데온 인스팅트(Instinct) 등으로 그래픽 프로세서(GPU) 라인업을 완성한 AMD는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미세공정에서 찾았다. 지난 6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된 AMD CES 테크데이에 연사로 나선 리사 수(Lisa Su) AMD 최고경영자는 2018년 내에 7나노미터(nm) 공정에서 생산된 베가 인스팅트 라인업을 추가해 경쟁사와의 기술 경쟁에서 앞서가겠다고 말했다.
AMD는 라데온의 2017년 행보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기존 폴라리스 설계 기반의 라데온 RX 400 시리즈를 더 다듬은 RX 500 시리즈를 통해 소비자 시장을 이끌고 있고, 고성능 라인업인 라데온 RX 베가를 추가해 선택의 폭을 넓힌 바 있다. 전문가 시장에서는 라데온 인스팅트 MI25 시리즈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PC 시장 외에도 라데온은 어디에서든 찾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가정용 콘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4 프로(PS4 Pro)와 엑스박스 원 엑스(XBOX ONE X)에는 AMD가 설계한 프로세서와 라데온 그래픽 프로세서가 적용되어 있다. 최근 AMD는 인텔과의 협업을 통해 코어 프로세서에 라데온 베가 기반의 모바일 그래픽 프로세서를 탑재하기도 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는 "새로운 콘솔 게임기와 애플 노트북, HP와 레노버, 델 등에서 AMD 제품을 채용한 라인업이 늘고 있다. 우리의 최고 주문자 상표 생산자(OEM)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최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AMD는 라데온 그래픽 프로세서를 위한 생태계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협력사들과 관련 제품들을 꾸준히 선보이는 한편, 게이밍 몰입감을 높여주는 디스플레이 라인업 확보에도 노력한다는 계획. 이를 위해 디스플레이 협력사들과 함께 프리싱크(FreeSync) 기술 기반의 제품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AMD 프리싱크는 PC의 그래픽 처리 성능에 따라 모니터 주사율을 변경해 항시 부드러운 화면을 표시해주는 기술이다.
신제품 추가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AMD는 지난해 선보였던 라데온 RX 500 시리즈와 라데온 RX 56/64 시리즈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 언급했기 때문이다. 대신 기존 14nm 기반의 라데온 인스팅트 라인업에 더욱 미세한 공정을 적용한 신제품을 추가한다. 새 그래픽 프로세서는 7nm 공정에서 만들어져 칩의 크기는 작아졌지만 성능은 기존과 다르지 않다. 칩의 크기를 기존 수준으로 유지한다면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해 성능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모바일 베가 그래픽 프로세서도 추가된다. 스콧 허켈만(Scott Herkelman) 라데온 테크놀러지 그룹 부사장 겸 총괄 매니저는 "베가 모바일은 낮은 두께(Z-Height)의 칩으로 노트북 두께를 줄일 수 있으면서도 강력한 성능과 낮은 전력 소모를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모바일 베가 그래픽 프로세서는 일반 베가 그래픽 프로세서 대비 절반 이하의 두께를 제공하며 베가와 동일한 2세대 고대역 메모리(HBM2)를 채용해 성능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새로운 인터페이스 지원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AMD는 라데온에 HDMI 2.1 기술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변 주사율 기술(Variable Refresh Rate Technology)을 적용하게 된다. 프리싱크와 달리 기능적인 제한이 있겠지만 어느 정도 부드러운 움직임을 구현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AMD는 2018년 7nm 베가 인스팅트를 시작으로 2019년에는 7nm 공정을 기반으로 새로운 설계를 적용한 나비(NAVI)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2020년에는 차세대 제품이 예정되어 있다. 코드명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미 기본적인 설계 구성에 돌입한 상태라는 것이 리사 수 최고경영자의 설명이다. 7nm 공정이 적용된 베가 인스팅트는 우선 2018년 내에 샘플을 완성해 협력사에 제공할 예정이다. 이 칩도 일반 그래픽카드에 쓰이는 베가 56/64에도 적용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