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토익 알파고? AI 기반 토익 학습 '산타토익'
[IT동아 김영우 기자] 수험생과 취업준비생, 그리고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것이 바로 토익(TOEIC)이다. 그러다 보니 토익 학습을 위한 수단이 정말로 많이 나왔다. 교재는 물론, 학원, 방송, 인터넷 강의 등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저 많은 학습 수단 중에 나에게 적합한 것을 고르는 것부터가 난관이다.
단순히 자신의 총 점수에 맞춰 초급 / 중급 / 상급 중에 한가지 교재를 사거나 강의를 신청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정답이 아니다. 이를테면, A유형 문제에 대해서는 상급 수준인 80~89%를 맞추는데, B유형 문제에는 초급 수준인 30~40% 밖에 맞추지 못해 결과적으로 평균 60% 수준의 정답률이 나오는 학습자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사람이라면 B유형 문제만 집중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효율이 좋겠지만, 현실에서 이런 사람들은 중급 수준의 A/B 유형 문제가 비슷하게 섞인 고만고만한 교제나 강의만 이용하게 된다. 이러다 보니 못하는 유형은 여전히 어려워서 접근을 못하니 실력이 늘지 않고, 원래 잘하던 유형은 중복 학습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물론, 저런 학습수단들도 저마다 '맞춤형'을 강조하지만, 전문가가 1:1로 따라다니며 분석을 해주지 않는 한, 사실상 완전한 맞춤형 학습은 불가능에 가깝다. 학습자 스스로도 자신의 수준을 올바로 분석하는데 어려움을 겪다 보니 복수의 교제와 강의를 이용하는데 불필요한 비용을 쓰게 된다.
< 산타토익은 웹(크롬)이나 모바일 앱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시대가 참 좋아졌다. 스마트 플랫폼과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의 힘을 빌린다면, 나의 객관적인 실력을 상세히 평가해줌과 동시에, 앞으로 내가 해야 할 학습 방향도 제시해주는 나만의 전담 학습 트레이너를 가질 수 있다. 게다가 이 트레이너는 스마트 기기(PC,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서 언제 어디서나 내가 원하는 만큼 이용이 가능하다. 뤼이드(Riiid!)에서 출시한 인공지능 기반 토익 학습용 서비스인 산타토익(SANTA TOIEC)이 그 주인공이다.
일단은 무료 버전부터, 실력 진단 후 맞춤 학습 시작
산타토익은 PC용 웹 브라우저(크롬만 지원), 혹은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받을 수 있는 모바일 앱으로 서비스된다. 진단고사 및 특별학습, 오답노트, 산타보카(어휘학습)를 비롯한 기본 기능은 무료로 쓸 수 있으므로 일단은 무료 버전으로 시작해보자. 참고로 유료(프리미엄) 쿠폰을 구매하면 실력분석(무료 버전은 최초 1회만 가능), 문제풀이 및 맞춤강의(무료 버전은 파트2, 파트5의 일부만 가능) 등의 기능을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 유료 버전은 약정 기간에 따라 월 7,460원(12개월), 월 22,500원(2개월) 등의 비용이 들기도 한다.
< 산타토익 유/무료 버전의 차이와 이용 요금>
산타토익을 처음 시작하면 최근의 토익점수 및 목표 시험일, 목표 점수 등을 설정한 후, 이용자의 실력을 분석하기 위한 진단 테스트용 30문제가 제공된다. 진단 테스트 30문제를 풀면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LC(청취) / RC(독해) 등급 및 취약 부분, 향후 학습 목표 등을 설명하는 진단서를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여기서 처음 설정한 목표 점수 등의 정보는 나중에 수정 가능하다고 화면에 나와있지만, 실제로는 서비스 내에 직접 수정 기능이 없고 고객센터에 이메일을 보내야 나중에 수정이 된다. 다소 불편하므로 차후에 개선되었으면 한다.
풀 문제 수 줄이고 학습 효율 향상 유도
산타토익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할 메뉴는 역시 '학습하기'다. 파트1에서 파트7에 이르기까지 13,000여 개의 문제가 준비되어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이 많은 문제들을 무작정 기계적으로만 푸는 건 아니다. 이미 잘 하는 유형의 문제까지 또 푸는 건 시간낭비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산타토익에서는 일단 이용자가 꼭 풀어야 할 문제의 수를 최소화하면서 학습 효율은 높이는데 집중한다. 여기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는데, 현재까지 이용자가 푼 문제는 무엇이고 그 중 불필요한 문제는 무엇인지, 그리고 이용자에게 가장 부족한 유형은 무엇인지를 분석,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문제만 제시해 풀게끔 유도한다.
< 테스트를 거치면 실력 진단이 내려지고 본격적인 학습이 시작된다>
그림을 보고 해당 내용을 분석하는 파트1의 경우, 이용자가 풍경 및 사물 관련 유형 문제는 잘 맞추지만 사람 관련 문제를 자주 틀릴 경우, 이를 분석해 풍경 / 사물 보다는 사람 관련 유형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학습하게끔 유도한다. 그리고 문제의 난이도 역시 이용자의 현재 수준과 목표 점수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된다. 그리고 예문에 등장하는 화자의 출신지역별(미국, 호주, 영국), 혹은 성별(남성, 여성)에 따라 억양이 미묘하게 변할 수 있는데, 이에 따른 이용자의 인식 능력 여부 역시 등급에 반영된다.
음성을 듣거나 지문을 보는 도중에 오답이라고 판단되는 답은 미리 줄을 그어 제외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이후 채점하며 지문해설 및 팁, 주목 어휘 등이 연이어 제시된다. 이를 통해 이용자에게 발견된 부족한 유형이 무엇인지 다시 지적되고 이에 관한 추가 학습을 추천하는 식으로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
< 문제 풀이 직후 해설이 이어지며, 취약 유형이 발견되면 추가 강의가 실시된다>
그리고 문제를 푸는 도중에 자주 틀리는 새로운 유형이 발견되면 잠시 문제풀이를 중단하고 이와 관련된 강의 자료(지문, 동영상)를 제시하며, 강의자료 열람이 끝난 후에는 이와 관련된 별도의 문제 몇 개를 풀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이러한 원포인트 강의가 끝나면 중단했던 부분으로 돌아가 문제풀이를 계속하는 패턴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처음에는 5개가 주어졌다가 이용자의 학습 의욕이 높다고 판단되면 10개 -> 15개 -> 20개 등으로 늘어난다. 물론 도중에 학습을 중단하고 싶으면 언제라도 가능하다. 문제 풀이가 끝나면 사용자의 성과를 분석, 요약해주며 이는 다음의 학습 계획에도 반영이 된다.
개발사인 뤼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산타토익의 인공지능은 취약점, 빈출도, 학습효율을 고려해 최적의 문제를 추천하며, 풀지 않은 문제도 이용자가 어떤 문제를 맞출지 틀릴지를 예측하고, 심지어 어떤 보기를 선택해 맞추고 틀릴지도 예측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제 풀이 도중 취약점 발견하면 보강 콘텐츠 바로 실행
'전체강의' 메뉴 역시 빼 놓을 수 없다. 각 파트 별로 중요한 유형을 분석하고 동영상 및 팁을 제시하는 강의 콘텐츠가 2018년 1월 현재 총 451개가 준비되어있다. 이것만 봐선 흔히 볼 수 있는 동영상 강의 및 인터넷 강의 코너 같지만, 쓰임새는 다소 다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학습하기에서 문제를 풀다가 이용자의 약한 유형이 발견되었을 때 이에 대응하는 강의 콘텐츠로 연결, 학습을 돕는 것이 강의 콘텐츠의 일반적인 활용 방법이다. 물론 다른 토익 콘텐츠처럼 1강부터 일괄적으로 강의를 듣는 것도 가능하긴 하지만, 이런 방법은 학습 효율이 떨어지므로 그다지 추천하진 않는다.
< 전체강의에서 동영상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마이메뉴에서도 맞춤형 학습 목록을 확인 가능>
또한, '마이노트' 메뉴에서 지금까지 이용자가 풀어본 문제의 목록 및 정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에선 그 외에도 현재 이용자의 수준에서 참고할 만한 관련 학습자료의 목록도 맞춤형으로 제공된다.
토익 관련 읽을 거리, 스마트 단어장도 별도 제공
나름의 볼거리로는 '특별학습'이 있다. 이는 비정기적으로 연재되는 콘텐츠 시리즈로, 최근의 화제와 관련된 학습자료, 혹은 주목할 만한 기출문제 등을 기반으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학습에 열중하다가 가끔 기분전환을 하고자 한다면 종종 열람할 만하다.
< 특별학습(왼쪽)에서 기출문제 및 읽을거리를, 산타보카(오른쪽)에서 스마트 단어장을 이용할 수 있다>
모든 영어 학습의 기본이 되는 어휘력을 기르기 위한 메뉴도 있다. 산타토익 앱 내의 '어휘학습' 메뉴는 별도의 앱인 '산타보카(SANTA VOCA)'로 연결된다. 이는 틈틈이 이용하는 일종의 스마트 기반 단어장이며, 토익에 자주 출제되는 어휘 1,100개를 중심으로 집중 학습이 가능하다.
화면에 제시되는 단어 카드를 먼저 본 후, 이를 가리고 그 뜻을 기억하는지를 체크하는 방식으로 학습이 진행된다. 1회 학습량은 사용자의 설정에 따라 5~20회까지 지정할 수 있는데, 암기가 끝나면 곧바로 해당 단어와 관련된 문제를 풀며 활용법을 배울 수 있다. 산타토익 계정(ID)과 연동되긴 하지만 무료 서비스이고 별도의 앱으로 운영되므로 산타토익 없이 산타보카만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필요 없는 문제는 단 한 개도 풀지 마?
산타토익을 개발한 뤼이드에서 가장 강조하는 홍보 문구는 '필요 없는 문제는 단 한 개도 풀지마!'다. 이는 사실상 이 서비스의 핵심 메시지이기도 하다. 단지 문제 수를 줄여서 이용자의 부담을 줄이는 건 쉬운 일일 수도 있으나, 이와 동시에 토익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이를 위해선 이용자의 수준을 정말로 철저하게 분석하는 한편, 그에 최적화된 학습 계획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산타토익이 택한 방법은 빅데이터에 기반한 인공지능 커리큘럼이다. 개발사의 자료에 따르면 산타토익의 인공지능은 45만 명분의 학습 데이터와 3,000만건의 풀이데이터에 의한 머신러닝에 기반하고 있다고한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탑재, 철저히 개인화된 문제와 강의만 골라서 제시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용 도중에도 실시간으로 이용자의 수준을 체크하고 취약점을 분석, 곧바로 새로운 학습 계획을 제시하는 역동성도 갖췄다.
물론,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음성이나 동영상을 재생할 때 구간 반복이나 재생 속도 조정과 같은 기능이 없는 점 등은 개선이 필요하며(동영상이 유튜브 기반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초기에 설정한 목표 점수를 나중에 바꿀 수 있는 기능이 없어 이를 위해선 개발사에 메일을 보내야 하는 등의 소소한 불편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여러 가지 교제나 강의를 제쳐두고 딱 1가지 방법으로만 토익 공부를 하고자 하는 학습자가 있다면 산타토익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