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게이머와 전문가 사이에서... 벤큐 EW2770QZ
[IT동아 강형석 기자] 디지털 중심의 환경에서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은 눈으로 화면을 감상하는 디스플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를 보고 PC나 노트북을 만지고 하다 못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접해도 디스플레이를 보지 않고서는 다룰 수 없다. 우리가 보내는 일상 중 대다수는 디스플레이를 바라보며 살고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만큼 디스플레이의 품질이나 성능이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 얼마나 더 좋은 해상도와 화질을 제공하느냐, 그리고 얼마나 눈에 적은 영향을 주는가 여부는 당연한 것이 되었다. 그 외 반응속도나 주사율 등 몰입감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도 꼼꼼히 따진다. 때문에 최근 출시되는 모니터들은 관련 기술들을 대거 적용하는 추세다.
그 중 벤큐는 그 요구를 빨리 받아들여 긍정적 인상을 남긴 브랜드다. 이들이 개발한 아이케어(Eye-Care) 기술이 도움이 된 셈이다. 이후 꾸준히 관련 기술을 개발해 만족도를 높였다. 주변의 밝기나 콘텐츠의 밝기 등을 감지해 그에 맞는 화면을 구현한 지능형 밝기 조절 기능(Brightness Intelligence – BI)이 그 중 하나였다. 눈에 전달되는 자극을 줄이면서 최적의 화면을 제공하는 것으로 인기를 얻은 셈이다.
벤큐 EW2770QZ는 기존의 장점을 더 발전시킨 모니터다. 27인치로 QHD(2,560 x 1,440) 해상도를 지원하는 이 제품은 아이케어는 물론 지능형 밝기 조절 기능은 밝기 외에 색까지 감지할 정도로 업그레이드 됐다. 화질도 인상적이다. sRGB와 Rec. 709 색역을 100% 지원하고 있으며, 9가지 색상 모드로 취향까지 저격한다.
시원한 슬림베젤 디자인
벤큐 EW2770QZ는 엔터테인먼트 기능에 초점을 맞춘 라인업이다. 색상 모드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Rec. 709 색역을 지원하게 된 것도 이 제품의 특징 중 하나라 보면 되겠다. 사실 이 색역은 sRGB와 동일하지만 HDTV에 맞춘 표준 색역이라 보면 되겠다. 그만큼 이 제품의 특성이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얼핏 보면 평범한 27인치 모니터처럼 보이는데,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 몇 가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정면부터 두드러지는 모니터 베젤이다. 상하좌우 약 6mm 가량으로 화면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베젤이 얇기 때문에 동일한 모니터를 여럿 배치해 화면을 넓게 구성하는 멀티 모니터 환경에도 적합하다.
다만 화면을 90도 돌려 쓰는 피벗 상태에서는 다중 모니터 구성이 어렵겠다. 이는 화면 중앙에 배치된 조도센서 때문. 이 제품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지능형 밝기 조절(BI+)을 쓰기 위함이다. 모니터 자체가 피벗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다중 모니터를 배치할 때는 수직이 아니라 수평인 상태에서 구성해야 위화감이 없다.
배젤이 얇아졌기 때문에 실제 보는 모니터의 크기는 작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정말 작은 것은 아니다. 27인치 모니터 출력 영역은 제대로 남아 있으니 말이다. 디스플레이는 표면은 반사가 조금 이뤄지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반사방지 처리가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해상도는 QHD로 수치로 보면 2,560 x 1,440이다. 일부 27인치 디스플레이는 풀HD(1,920 x 1,080)인 경우가 있다. 화면이 커지는 것은 좋지만 해상도에 영향을 받는 작업에서는 불리하다. QHD는 풀HD에 비해 33% 가량 넓은 해상도 면적을 제공하기 때문에 인터넷 서핑과 문서 작업 등을 할 때 더 넓게 볼 수 있다. 이는 사진 및 영상 작업을 진행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영상 입력단자는 HDMI 2개와 디스플레이포트(DP), 스테레오(3.5mm) 단자 등이다. 엔터테인먼트용 모니터다운 구성이라 할 수 있다. 1대는 PC에 다른 1대는 셋톱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게임기를 연결하면 자유롭게 버튼 하나로 화면 전환이 가능해진다.
스테레오는 외부 기기의 소리를 모니터에서 들을 때 사용하면 된다. 그러나 대부분 HDMI 자체에서 소리가 출력되는 형태이므로 활용도는 크지 않다. 모니터 내에는 2W 출력을 내는 스피커 2개가 장착되어 있어 별도의 스피커 없이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대신 음원 청취나 게임을 본격적으로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참고하자.
벤큐 모니터의 장점들 고스란히
벤큐 EW2770QZ의 화질은 인상적이다. 이 제품은 sRGB와 Rec.709 색역을 100% 제공하고 있다. 각각 모니터와 HDTV를 위한 표준 규격이다. 100%를 만족하는 것은 일단 최적의 작업 또는 영상 감상 환경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는 의미다. IPS 패널을 채택해 넓은 시야각을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최적의 상태를 위한 조율이 더해져 뛰어난 시각적 완성도를 보여준다.
전문가용 모니터는 아니기 때문에 8비트 색표현까지 지원하고 있다. 밝기는 350칸델라(cd), 명암비는 1,000대 1, 응답속도는 5밀리초(ms) 등이다. 별개로 동적명암비를 지원하는데 이를 사용하면 2,000만대 1의 명암비가 된다.
엑스박스원 엑스(XBOX ONE X)와 연결 후 게임 내 영상 품질과 화질을 확인했다. 제법 화사한 화면을 표시해 준다. 선명함이나 표현력 자체에 불만이 느껴지지 않는다. 게임 몰입감도 뛰어나다. 시선을 분산시키는데 한 몫 하는 불필요한 베젤이 얇으니 시각적으로 좋게 느껴진다. PC라면 성능에 따라 티어링(화면 찢어짐)이나 스터터링(화면 끊김) 등을 고려해야 되겠으나, 일정한 성능을 내는 콘솔 게임기라면 자연스럽게 몰입이 이뤄진다.
문서나 사진영상 작업을 할 때에도 불만이 느껴지지 않는다. 동적명암비를 활성화하지 않아도 좋은 색감을 보여준다. 이 정도만 하더라도 디지털카메라나 캠코더, 스마트폰 등으로 촬영한 이미지나 영상을 편집하는데 만족스럽다. 이 제품이 40만 원대 모니터가 맞을까 싶을 정도. 가격대 만족도로 따져 본다면 엄지를 들어줘도 아깝지 않다.
물론 한계는 있다. sRGB와 Rec. 709 영역이 100%라 하지만 어디까지나 표준에 불과하다. 어도비 RGB나 BT. 709와 같이 더 광범위한 색역을 다루는 전문 직종이라면 이 모니터는 함량 미달처럼 느껴질 것이다. 해당 수준의 성능을 요구한다면 더 고가의 전문 디스플레이 장비를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벤큐 EW2770QZ는 개인 취미 환경 또는 색 정확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소규모 사업 환경에 적합한 성능과 기능을 제공한다.
벤큐 모니터에는 시력 보호를 위한 기술이 대거 적용되어 있다. 청색광을 줄여 시력을 최대한 보호하는 아이케어(Eye-Care) 기술은 대표적. 이 제품에는 작동 환경에 따라 멀티미디어, 웹서핑, 오피스, 구독(리딩) 등으로 나눠 청색광 노출 범위를 조절하고 있다. 여기에 깜박임(플리커) 방지 기능도 적용되어 눈의 피로를 줄여준다.
벤큐는 이런 기술들을 그냥 적용한 것이 아니라 TUV 라인란드(Rheinland)라는 인증 기관의 검증을 거쳤다는 점이 다르다. TUV 라인란드는 독일의 기술 및 안전 인증 전문기관이다.
여기에 모니터 시청 환경에 따라 최적의 화질을 구현하기 위한 지능형 밝기 조절 플러스(Brightness Intelligence +) 기능을 추가했다. 모니터 중앙 하단에 밝기를 측정하는 센서를 장착한 것이 이를 활용하기 위함이다. 이 기술은 주변의 밝기와 가동 시간을 분석, 디스플레이 밝기와 색감을 최적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밝기에만 대응했으나 개선된 BI+ 기술은 밝기에 따라 색 온도를 조절하고 이어 사용 시간에 따라서도 디스플레이 색 온도를 조절하게 된다.
해당 기능은 화면 모드가 표준이어야 된다. 이 때 자동으로 작동하게 되며 밝기나 일정 사용 시간이 지나면 모니터 화면 우측 하단에 눈 아이콘이 나타나 상태를 표시해준다. 해당 기능을 원치 않으면 설정에서 비활성화하면 된다.
뛰어난 화질, 적당한 해상도, 만족스러운 기능
벤큐 EW2770QZ의 장점은 균형미에 있다. 27인치 IPS 패널에 2,560 x 1,440 해상도, 시력 보호를 위한 다양한 기능, 기본기 탄탄한 영상 입력 단자 배치, 얇은 베젤 등 이점을 대거 갖췄으면서도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기준 약 48만 원대다. 물론 비슷한 사양에 더 저렴한 중소 브랜드 제품도 존재하겠지만 브랜드 인지도나 성능, 완성도 등을 고려하면 이 제품의 강점이 두드러진다.
아쉬움은 남는다. 하단 베젤에 배치된 센서로 인해 다중 디스플레이 배치 구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센서를 별도로 구성하는 방식을 택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평으로 다중 모니터를 배치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스탠드를 따로 구해 수직으로 구성하는 이들도 고려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부분을 제외하면 모니터 자체의 완성도는 뛰어나다. 엔터테인먼트 라인업이지만 고급 기능을 대거 포함하고 있어서다. 게이머와 전문가 사이에서 절묘하게 줄타기를 한다는 느낌마저 든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