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IT총결산]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에는 무슨 일이?
[IT동아 이상우 기자] 2017년 한 해가 저물어간다. 올해 역시 셀 수도 없이 많은 이슈가 있었고, 이런 이슈가 IT 업계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도 올해 초부터 말까지 다양한 이슈가 있었으며, 업게 동향 역시 조금씩 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2017년 한 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어떤 화두였을까?
QLED TV의 등장?
올해 초 삼성전자는 자사의 신제품 TV를 QLED TV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제품은 기술적으로는 QLED가 아니었다. QLED란 양자효과를 이용해 색을 표현하는 자발광 패널의 한 종류로, 생산 공정 단순화 및 다양한 색상 표현 가능 등의 장점이 있어 주요 디스플레이 패널로 사용하기 위해 연구 중인 분야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선보인 QLED TV는 기존 LCD 패널에 양자점을 이용한 일종의 필름을 추가한 형태로 제작했으며, 기술적으로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 TV와 동일하다. 즉 새로운 패널을 사용한 제품이 아니라 LCD의 진화형이라고 봐야 한다. 굳이 용어로 표현하자면 QD- LCD가 적당하겠다.
사실 당시 삼성전자의 신제품은 밝기나 색상 표현력 등 기존 LCD와 비교해 아주 우수한 제품이다. 하지만 용어를 명확히 해야 한다. 마케팅을 위한 브랜드 이름을 마치 기술의 명칭인 것처럼 혼용하면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관련기사: https://it.donga.com/25744/).
번인논쟁
OLED 패널의 번인 이슈는 꾸준히 있어 왔지만, 올해 있었던 번인 관련 이슈는 1월에 삼성전자가 공개한 QLED(QD-LCD) TV에서 시작했다. 삼성전자 유튜브 계정을 통해 공개된 동영상은 자사의 신제품 TV를 타사의 OLED TV 모델명을 직접 언급하며 비교했던 만큼 화제가 됐다. 해당 동영상에서는 12시간에 걸쳐 두 TV를 통해 PC 게임을 연속으로 실행하고, 잔상(번인)이 나타났는지 확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게임의 경우 많은 UI가 특정 위치에 표시되는 방식인 만큼, 하루 서너 시간 정도 채널을 돌려가며 보는 일반적인 TV 시청과 달리 번인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12시간 동안 6명의 게이머가 돌아가며 쉬지 않고 게임을 실행한 만큼 이런 현상이 더 빠르게 나타난 셈이다.
삼성전자가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은 LCD 기반의 자사 제품이 상대적으로 번인에서 자유롭다는 점이었겠지만, 이를 자충수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대형 디스플레이가 아닌,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서는 입장이 정 반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출시하는 거의 모든 모바일 기기에 OLED 패널을 사용하고 있으며, 다른 제조사는 LCD 주로 사용하고 있다(관련기사: http://it.donga.com/27050/).
OLED 스마트폰의 확산
스마트폰 패널에 LCD 구현 방식 중 하나인 IPS를 주로 사용해오던 애플과 LG전자가 이번에는 OLED 패널을 사용한 스마트폰을 새롭게 출시했다. 애플은 아이폰8과 아이폰X에, LG전자는 V30에 이를 적용했다. 지금까지 IPS를 고집하던 두 제조사가 OLED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OLED는 기존 LCD와 달리 백라이트 없이도 빛을 낼 수 있는 자발광 소자다. 백라이트가 필요 없는 만큼, 두께를 더 얇게 제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곡면형 디스플레이는 물론, 실제로 휘어지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까지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항상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에 도전하는 애플인 만큼, 아이폰X 이후 어떤 스마트폰이 등장할지 기대해볼 만하다.
LG전자는 과거 G플렉스를 출시했을 때 OLED를 채택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했지만, 이번 V30에 OLED를 채택한 이유는 조금 다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구글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만큼, 이번 OLED 채택은 구글의 스마트폰 VR 프로젝트인 '데이드림'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구글 데이드림은 초당 60프레임을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서와 함께 OLED 디스플레이를 기본 사양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144를 넘어 240으로, 게이밍 모니터 시장 성장
올 한 해 PC 게임 시장은 지난해와 비교해 눈에 띄게 활기찬 모습이었다. 프로세서와 그래픽 카드 등 주요 부품의 기본 성능이 좋아진 만큼 일반적인 PC 제조사도 게이밍 PC를 내놓기 시작했으며, 게임 개발사 역시 이런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며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이러한 변화는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도 활력을 불어 넣었다. 지금까지 모니터를 단순히 게임 장면을 보여주는 용도로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게임을 더 실감나고 매끄럽게 즐길 수 있는 도구가 된 셈이다.
빠른 화면 전환에도 장면을 끊김 없이 보여주는 고주사율 모니터는 144Hz를 넘어 240Hz에 이르는 제품까지 등장했다. 1초간 화면에 표시할 수 있는 성능이 기존 60Hz 모니터의 4배에 이르는 만큼 빠르게 움직이는 장면을 놓치지 않고 이어지도록 보여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기업 역시 게이밍 모니터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32:9라는 독특한 비율을 갖춘 게이밍 모니터를 출시했다. 일반 모니터 두 대를 이어붙인 것처럼 가로로 긴 모니터로, 이러한 화면 비율을 지원하는 게임이라면 더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 LG전자는 타사의 고주사율 모니터와 달리 IPS 패널을 사용한 144Hz 모니터를 선보이며 고주사율 뿐만 아니라 색감까지 잡았으며, 엔비디아 G싱크나 AMD 프리싱크 등에 대응하는 고주사율 모니터를 선보이는 등 게이밍 모니터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