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IT총결산] 지능형 앱과 서비스, 클라우드에 맡기시라
[IT동아 강일용 기자] 2017년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시장은 '인텔리전스(지능형) 앱과 서비스'로 요약할 수 있다. 인텔리전스 앱과 서비스란 인공지능을 품고 있는 앱과 서비스를 뜻한다. 물론 완벽한 인공지능이 적용된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 가운데 일부가 제한적이나마 적용된 것이다. 하지만 일부 기술이라도 인공지능을 앱과 서비스에 적용함으로써 기업은 자사의 앱과 서비스의 품질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인텔리전스 앱과 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로 번역, 챗봇, 불량 이미지 필터링 등을 들 수 있다. 인공신경망 기술이 적용된 번역 서비스는 기존의 통계 기반의 번역보다 훨씬 뛰어난 품질의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어나 구문별로 번역을 진행하지 않고, 사람처럼 문장 전체의 뜻을 해석한 후 번역을 진행한다. 챗봇의 경우 사용자가 궁금해하는 것을 문장으로 물어보면 이를 이해한 후 알맞은 답변을 제공해준다. 불량 이미지 필터링 기술의 경우 인공지능이 서비스에 업로드되어서는 안되는 불량 이미지나 동영상을 찾아내서 업로드를 막아준다.
즉, 인텔리전스 앱과 서비스를 통해 과거에는 사람이 처리해야 했던 일을 제한적이나마 앱과 서비스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완벽한 인공지능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까지 이용되는 과도기적 인공지능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기업이 이러한 인텔리전스 앱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자사의 인공지능 기술을 API 형태로 공개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인공지능 관련 기술이 부족하더라도 재빨리 인텔리전스 앱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이는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흐름이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흐름은 인프라 서비스(IaaS)에서 플랫폼 서비스(PaaS)로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에게 인프라만 제공하는 것을 핵심 사업으로 삼았다면, 현재는 인프라와 함께 IT 기술도 함께 제공하고 있는 것. 클라우드가 기업에게 제공하는 IT 기술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인프라 운영 자동화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이다.
AWS, 여섯 가지 신규 인공지능 기술... 누구나 인공지능 만드는 세상 꿈꿔
AWS(아마존웹서비스)는 명백한 클라우드 업계의 리더다. 2017년 3분기 45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전 세계 수많은 기업뿐만 아니라 3000여 개의 정부 기관, 8000여 개의 학교, 20000여 개의 비영리 단체가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AWS가 등장한 이후 기업의 온프레미스(자체 IT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옮겨주는 클라우드 SI 업체도 등장했다. 현재 AWS 생태계에서 일하고 있는 클라우드 SI는 액센추어, 메가존, GS네오텍, 베스핀글로벌 등 총 2000여개에 달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AWS는 전체 인프라형 클라우드 시장에서 44.1%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AWS를 제외한 나머지 10위권 내의 기업의 점유율을 합친 것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AWS의 작년 점유율은 39%였다. 1위 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AWS는 작년에만 1000여 개의 신규 클라우드 기술을 공개했다. 올해에는 1300여 개의 신규 클라우드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고, 이를 거의 달성한 상태다. 이제 AWS는 클라우드 시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인공지능 시대를 이끌어나가는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AWS는 원래 세 가지 인공지능 API를 제공하고 있었으나, 12월 초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아마존 레코그니션 비디오, 아마존 키네시스 비디오 스트림 등 여섯 가지 신규 인공지능 기술을 발표함으로써 기업이 더욱 쉽고 빠르게 인텔리전스 앱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AWS가 발표한 인공지능 기술 가운데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아마존 세이지메이커다. 아마존 세이지메이커를 활용하면 기업은 아무런 기술 기반이 없어도 손쉽게 기계학습 모델을 만들고, 이어 학습과 배포를 진행할 수 있다. 세이지메이커를 활용하면 기업은 인텔리전스 앱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서버나 클러스터 등을 관리할 필요가 없다. 오직 인공지능 모델의 데이터 학습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나머지 부분은 AWS 클라우드에서 알아서 처리해준다.
MS 애저, 지능형 클라우드로 기업 인공지능 개발 돕는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가 지능형 클라우드로 거듭났다고 강조했다. 지능형 클라우드란 기업이 지능형 앱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의미한다. MS의 지능형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기업은 컴퓨터 비전(보는 능력), 언어 이해(읽는 능력), 스피치(말하는 능력), 애널리틱스(데이터분석), 외국어 번역. 데이터 검색 등의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을 직접 개발할 수 있다.
MS의 지능형 클라우드는 29개에 이르는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을 갖추고 있다. 고객 응대 서비스를 자동화할 수 있는 기업용 챗봇을 개발할 수 있는 ‘MS 봇 프레임워크’, 영상 속의 사람과 사물을 판독하고 움직임을 데이터로 수치화할 수 있는 ‘맞춤형 비전 서비스&비디오 인덱서’, 인공신경망을 활용한 번역 기술이 적용된 MS 번역 API와 이를 프레젠테이션 도중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 프레젠테이션 번역, 기업이 개발한 인공지능의 성능을 클라우드상에서 테스트하고 강화할 수 있는 실험실 ‘애저 배치 AI 트레이닝’ 등이 MS가 이번에 공개한 인공지능 신 기술의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MS는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을 위한 인공지능 분야에서 경쟁사보다 한 발 빠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MS는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을 위한 인공지능 ‘그래프’와 기업용 인공지능 비서 ‘택트’를 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했다. 기업은 두 인공지능의 API를 자사의 CRM/ERP 및 문서도구에 접목해 비즈니스 영역에서 인공지능의 조언과 도움을 얻을 수 있다.
NCP,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 제공해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 못지 않은 경쟁력 갖춰
네이버 그룹의 인프라를 관리하는 계열사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은 올해 4월 인프라와 IT 기술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NCP)'을 시장에 선보였다. NCP는 갑작스레 등장한 서비스가 아니라 2012년 내부 인프라의 클라우드 전환을 완료한 후 오랜 테스트를 거쳐 시장에 선보인 서비스다.
NCP는 네이버가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로봇 등 인터넷 서비스에서 첨단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로봇 등을 개발하는데 꼭 필요한 클라우드를 네이버가 직접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와 대등하게 겨루려는 것이다.
NCP는 글로벌 사업자 못지 않은 인프라와 IT 기술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을 주목할만하다. 네이버는 클로바와 파파고라는 자체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한 경험을 토대로, 두 서비스를 개발할 때 활용한 얼굴 인식(컴퓨터 비전), 음성 인식(스피치 레코그니션), 자연어 처리 기술을 NCP를 통해 다른 기업에게 공개했다. 얼굴 인식 기능을 활용해 비슷한 얼굴을 찾아낼 수 있는 '클로바 페이스 레코그니션', 문자를 사람의 목소리로 재생해주는 '클로바 스피치 신세시스', 사람의 목소리를 문자로 변환해주는 '클로바 스피치 레코그니션' 등이 네이버가 제공하는 인공지능 기술의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의 앱과 서비스가 인텔리전스 앱과 서비스로 전환되는 것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러한 흐름을 선도하기 위해 대부분의 클라우드 사업자가 자사의 인공지능 기술을 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했다. 2018년에는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기술 가운데 자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한 후 재빨리 인텔리전스 앱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하는 과제가 기업에게 주어질 전망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