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빨' 향상시키는 HDR 기술, 대중화 '본궤도'
[IT동아 김영우 기자] '고화질'의 기준으로 흔히 제시되는 것은 해상도다. SD보다는 HD가, HD보다는 4K UHD 4K 더 해상도가 높아 한층 정밀한 화면을 볼 수 있다. 다만, 해상도가 아무리 높아도 색감(컬러)이 좋지 못하다면 시각적인 만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최근에는 해상도 외에 HDR(High Dynamic Range)의 지원 여부 역시 고화질의 기준으로 대두되고 있다.
HDR은 화면 전반의 명암 및 컬러 표현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이를 적용하면 화면의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보다 세밀하게 구분할 수 있고, 한층 풍부한 컬러를 감상할 수 있다. 덕분에 기존의 디스플레이(SDR, Standard Dynamic Range)에서는 제대로 보지 못했던 밝은 하늘의 햇살, 어두운 공간에서의 그림자 등을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
모바일, 콘솔, PC에 이르기까지 HDR 지원 기기 속속 등장
한편, HDR 콘텐츠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소스기기와 콘텐츠, 그리고 디스플레이가 모두 HDR을 지원해야한다. 소스기기의 경우, 4K UHD BD 대응 블루레이 플레이어, 플레이스테이션4 프로나 엑스박스원 엑스와 같은 최신 콘솔 게임기, 그리고 삼성전자 갤럭시S8, 갤럭시노트8, LG전자 V30과 같은 최신 스마트폰에서 HDR을 지원한다.
PC 역시 HDR 콘텐츠용 소스기기가 될 수 있다. 엔비디아 지포스 10 시리즈 및 AMD 라데온 RX 400 시리즈 등의 신형 그래픽카드, 혹은 인텔 7세대 및 8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내장 그래픽을 이용하는 PC에서 HDR 출력이 가능하다(일부 모델 제외).
특히 지난 10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우10 크리에이터 업데이트(버전 1709)를 실시하면서 윈도우 설정 메뉴로 직접 HDR 모드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사용자 PC의 그래픽카드 및 모니터가 HDR을 지원하는 제품이라면 해당 메뉴가 활성화된다.
넷플릭스, 유튜브도 HDR 지원 본격화
콘텐츠 시장의 경우, 4K 블루레이 영화 타이틀,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4 프로 및 엑스박스원 엑스 출시 이후에 등장한 콘솔 게임 타이틀의 상당수가 HDR을 지원한다. 그리고 대표적인 온라인 비디오 공급 서비스인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올해 중순부터 정식으로 HDR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아직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모든 콘텐츠가 HDR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수는 점차 늘고 있다.
TV 시장에서 HDR 경쟁 본격화, 문턱 낮춘 HDR 모니터도 출시
디스플레이 기기 시장에도 최근 HDR 지원 제품이 다수 출시되고 있다. 4K UHD급 TV 중 상당수가 HDR을 지원하며, 특히 LG전자 OLED TV와 삼성전자 QLED(QD-LCD) TV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는 4K UHD와 함께 HDR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한편, 모니터 시장은 상대적으로 HDR 지원 제품의 투입이 더딘 편이었다. 일반 AV 기기(홈씨어터, 게임 콘솔 등)나 모바일 기기(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비해 PC에 최적화된 HDR 콘텐츠가 아직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쉐도우 워리어2, 스타워즈 배틀프론트2 등 HDR을 지원하는 게임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내년에 출시될 파이널판타지15 PC 버전 역시 HDR 지원을 예고하는 등,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모니터 시장 역시 TV와 마찬가지로 4K UHD급 고가 제품군에 HDR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보다 저렴한 WQHD급, 풀HD급 모니터에 HDR이 적용되는 경우도 제법 보인다. 사용자 PC의 사양에 따라 콘텐츠의 구동 능력에 차이가 나는 만큼, 저사양 PC에서도 원활하게 구동 가능한 풀HD급 해상도에서 HDR 콘텐츠를 즐기고자 하는 사용자도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된 벤큐(BenQ)의 EW277HDR 같은 모니터가 27인치 풀HD급이면서 HDR까지 지원하는 대표적인 제품으로, 시력 보호용 아이케어(eye-care) 기술까지 갖추는 등, 대중성을 강조했다.
대중들과 접점 넓혀 보급 노리는 HDR 기술
HDR은 4K UHD와 함께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키워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작년 하반기부터 관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보급이 본격화 되었기 때문에 아직은 이용자 수가 적은 편이지만, 실제로 HDR 콘텐츠를 경험해본 사람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특히, 유튜브와 같은 대중적인 서비스 플랫폼에서 HDR을 지원하기 시작했으며,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실용성이 높은 풀HD급의 HDR 디스플레이가 출시되는 등, 일부 마니아층이 아닌 일반대중과의 접점이 확대되고 있다. HDR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보급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의지도 강한 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마킷은 지난 7일 발표한 조사결과를 통해 4년 후인 2021년까지 HDR 지원 TV의 수는 현재보다 300%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