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라이젠, 게이밍 PC 시장에서 '꿈틀'
[IT동아 김영우 기자] PC 시장이 정체기에 이른 것은 사실이지만, 성장 동력이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게이밍 부문의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의 지난 8월 발표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 PC 시장은 전년 대비 3.2% 성장했으며, 이는 게이밍 PC, 울트라슬림 노트북, 망분리 PC 부문의 선전에 힘입은 결과라고 전했다.
게이밍 PC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고성능이다. 최신 게임을 원활히 구동하기 위해서는 CPU 및 메모리, 그래픽카드 등을 비롯한 주요 부품의 성능이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판매 가격 역시 높기 때문에 PC 제조사 입장에서는 입맛 당기는 아이템이다.
인텔 CPU 일변도였던 게이밍 PC 시장에 난입한 AMD 라이젠
게이밍 PC 부문에서 최근 주목할 만한 변화라면 CPU다. 작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게이밍 PC가 코어 i7 이나 코어 i5로 대표되는 인텔의 CPU를 탑재하고 있었으나, 올해 3월 AMD의 라이젠(Ryzen)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AMD CPU가 탑재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AMD의 라이젠 시리즈는 기존 AMD 제품 대비, 28nm(나노미터, 10억분의 1미터) 공장보다 미세해진 14nm 공정을 도입해 소비전력과 발열을 억제했으며, 클럭 당 성능이 최대 52% 향상된 젠(Zen) 아키텍처를 적용했다. 또한, 유사 가격대의 인텔 제품에 비해 더 많은 코어를 제공해 가격대 성능비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PC 업체, 라이젠 기반 게이밍 PC 다수 출시
2017년 9월 현재 라이젠 CPU 기반의 게이밍 PC를 국내에 출시한 업체는 HP, 레노버, 델, 에이수스 등이다. 특히 HP의 '오멘' 시리즈와 에이수스의 'ROG' 시리즈의 경우, 과거에는 AMD CPU 기반 모델이 거의 없다시피 했으며, 모델이 존재하더라도 한국에는 출시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올해 출시된 HP 오멘 시리즈의 경우, 라이젠7 1800X CPU에 지포스 GTX 1080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오멘 880-025KR 등 3종의 라이젠 CPU 기반 데스크탑을 출시했으며, 에이수스 ROG 시리즈의 경우, 라이젠7 1800X CPU에 지포스 GTX 1070 그래픽카드를 갖춘 ROG G11DF-KR008T 등 4가지의 라이젠 CPU 탑재 데스크탑을 한국 시장에서 판매 중이다.
플랫폼의 형태도 다양해졌다. 아직 라이젠 기반의 게이밍 PC는 데스크탑 형태가 대부분이지만, 델의 인스피론 7775 시리즈와 같은 올인원 PC도 있다. 올인원 PC는 모니터와 본체가 일체화된 제품으로, 공간 활용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대표 모델인 델 인스피론 7775-D272I7775103KR 제품의 경우, 라이젠7 1700 CPU에 라데온 RX 580 그래픽카드를 탑재, 데스크탑형 게이밍 PC에 비해 손색 없는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AMD 관계자는 IT동아와의 통화에서 “예전에는 주로 조립 PC용 위주로 팔리던 AMD CPU가 라이젠 출시 이후부터는 완제품 PC에도 많이 탑재되고 있다” 며, “향후 모바일용 라이젠이 출시되면 게이밍 노트북 시장에서도 활약을 기대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