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에어콘을 스마트 에어콘으로? 비결은 인공지능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인공지능(AI) 시대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인공지능 서비스라고 부르는 것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실체가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CPU와 GPGPU(인공지능, 암호해독 등을 처리하기 위한 범용GPU)인프라 위에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통해 훈련시킨 인공지능 모델을 올린 후 이를 서비스 형태로 사용자와 기업에게 제공하고 있다. 구글 알파고, 아마존 알렉사,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 등 현재 상용화된 인공지능 서비스는 예외없이 모두 이러한 형태를 띠고 있다.

클라우드는 누구나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IT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많은 대기업, 스타트업, 개발자가 클라우드에서 인프라와 IT 기술을 빌려 인공지능 모델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있다. 국내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아스크스토리(AskStory)도 마찬가지다.

온도 제어, 구인 구직과 인공지능 서비스의 만남

아스크스토리는 한국에서 보기 드문 정통 인공지능 스타트업이다. 사물인터넷, 구인구직(HR), 음성비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먼저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고, 이 모델을 특정 목적을 위해 추가로 학습시켜 인공지능 서비스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권지훈 아스크스토리 대표에게 아스크스토리가 어떤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지,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할 때 클라우드가 어떤 도움이 되는지 자세히 물어봤다. 권 대표는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공과대학을 졸업한 후 삼성전자에 입사해 무선사업부에서 핸드폰 카메라 개발을 진행한 인물이다. 갤럭시 시리즈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제품을 개발하던 도중 데이터의 중요성을 깨닫고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 삼성전자, 팬택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출신 인력 20명과 함께 2011년 창업에 나섰다.

권지훈 아스크스토리 대표
권지훈 아스크스토리 대표

<권지훈 아스크스토리 대표>

"아스크스토리는 두 가지 인공지능 서비스를 상용화했습니다. 첫 번째는 상황에 맞춰 에어컨을 조절해주는 사물인터넷 기기 '마이온도(MyOndo)'입니다. 마이온도는 집안의 온도 제어에 특화된 인공지능 엔진 '아스키 에너지'를 활용해 개발된 서비스입니다. 아스키 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 머신러닝, 자연어처리, 통계기술, 모션센서, 데이터 분석 등을 활용했습니다."

"두 번째 인공지능 서비스는 인공지능 기반의 구인 구직 서비스 '와이미(WhyMe)'입니다. 와이미는 데이터 분석과 자연어 처리 기술에 특화된 인공지능 엔진 '아스키 HR'을 활용해 개발한 서비스입니다."

사용자가 성장하면 에어콘 모드도 함께 성장

"마이온도는 인공지능이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분석한 후 이에 맞춰 자동으로 실내 온도를 최적화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마이온도 기기와 스마트폰 앱만 설치하면 최신 스마트 에어컨을 구매하지 않아도 인공지능을 통해 쾌적환 실내환경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마이온도
마이온도
<마이온도>

"마이온도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의 이용 패턴 변화에 맞춰 인공지능의 에어컨 제어 방식이 변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많은 에어컨 제조사가 아기들에게 필요한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해서 '아이 모드'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성장해서 청소년이 되고, 성인이 되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 모드는 쓸모없는 기능이 됩니다. 사용자 이용 패턴 변화에 맞춰 에어컨이 변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마이온도는 인공지능이 사용자의 이용 패턴을 분석한 후 변화에 맞춰 자동으로 최적의 모드를 찾아줍니다. 아이가 청소년이 되면 아이 모드는 청소년 모드가 되고, 성년이 되면 성년 모드가 됩니다. 사용자의 변화에 맞춰 서비스도 함께 변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인공지능이 사물인터넷과 결합함으로써 가져다 주는 이점입니다."

"인공지능은 서비스의 개인화도 가능하게 해줍니다. 사용자별로 쾌적함을 느끼는 온도가 미묘하게 다릅니다. 어떤 온도를 얼마나 유지해야 하는지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하지만 현재 에어컨은 표준화된 온도 모델을 따르고 있어 사용자의 이러한 요구를 만족시켜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이온도는 사용자의 온도 조절 패턴을 분석해 사용자가 쾌적함을 느끼는 온도를 자동으로 찾아줍니다. 이렇게 사용자가 쾌적함을 느끼는 온도를 찾음으로써 불필요한 에어컨 조작을 막아 에너지 낭비도 막을 수 있습니다."

"마이온도는 계속 진화 중입니다. 현재는 인공지능이 에어컨만 조작할 수 있지만 향후에는 모든 실내 기기를 조작해서 사용자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스마트홈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인공지능 엔진 '아스키 에너지 2.0'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마이온도
마이온도

"현재 아스크스토리는 별도의 기기를 통해 사용자에게 마이온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향후에는 에어컨이나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서도 마이온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국내 이동통신사, 일본 소프트뱅크, 하이얼 등 중국 3대 가전업체 등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헤드헌터가 목표

"와이미는 인공지능 기반의 구인 구직 서비스입니다. 사용자가 자신의 이력이나 경력(데이터)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이에 맞는 기업을 찾아줍니다. 기업도 원하는 인재상을 입력하면 이에 맞는 이력과 경력을 갖춘 인력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헤드헌터의 역할을 대신 해주는 것입니다."

"와이미의 목표는 기업이 인재를 찾을 때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해주는 것입니다. 대기업은 원하는 인력을 구하기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입할 수 있습니다. 전담 인력도 많고 돈에도 여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인력 확보를 위해 이런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입하기 어렵죠. 때문에 원하는 인력을 찾기 매우 힘듭니다. 와이미가 제공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매칭 시스템은 비용과 시간을 적게 투입하고도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찾을 수 있게 해줍니다. 수십 만 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인재를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와이미는 9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합니다.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핵심 데이터는 직접 보관, 데이터 분석은 클라우드로

"아스크스토리는 이렇게 특정 목적을 가진 인공지능을 개발함으로써 인공지능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쌓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아스키 에너지와 아스키 HR을 결합하고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 엔진을 만들 것입니다. 2020년 완성을 목표로 계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스크스토리는 온프레미스(자체구축)와 클라우드를 함께 활용해 인공지능 서비스를 구축했습니다. 보안과 안전을 위해 인공지능 알고리즘 등 핵심 영역은 온프레미스에 구축했고, 데이터 수집, 분석, 보관 등 인공지능 고도화를 위한 작업은 클라우드를 통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를 채택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비용을 절감하고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서비스 초창기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이용했지만, 새로 오라클의 컴퓨트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해 둘을 함께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이용하던 클라우드 서비스를 변경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이유는 내부 개발자들이 기존 오라클 기반의 IT 기술을 이용하는 것을 더 익숙하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익숙한 환경에서 개발을 진행함으로써 개발 속도가 더 빨라지고 개발 난이도가 더 낮아졌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AWS보다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오라클 클라우드를 이용해도 서비스 성능적인 부분에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옮김으로써 가상머신 이용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오라클 클라우드의 가상머신 마이그레이션(전환) 기능을 적극 활용해 분석할 데이터가 늘어날 때 가상머신을 빠르게 확충하고 신속하게 데이터 분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Cloud)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 나아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최첨단 정보기술(IT) 클라우드의 중요성에 대해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선 비즈니스 현장으로 들어가면 '과연 많은 돈을 들여 클라우드를 써야 하는 것일까'하는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비즈니스인사이트와 IT동아는 클라우드가 미디어부터 제조업, 유통업, 금융업, 스타트업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고, 향후 어떻게 비즈니스 생태계를 변화시킬 것인지에 관해 비즈니스맨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오늘부터 클라우드가 바꾸는 비즈니스 환경, 다시 말해 Biz on Cloud라는 주제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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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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