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키보드 특집] "네이버 스마트보드, 마음 읽는 키보드로 발전할 것"
[IT동아 김영우 기자] 풀스크린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보편화되면서 소프트웨어 키보드(S/W 키보드, 가상 키보드) 역시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최근의 소프트웨어 키보드는 단순한 입력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전반적인 디자인이 향상된 것 외에도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과 결합, 사용자의 의도를 정교하게 분석하며 한층 향상된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최근에는 대표적인 글로벌 IT 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어 자사의 기존 서비스와 접목한 똑똑한 소프트웨어 키보드를 내놓고 있다. 구글의 '지보드(Gboard'가 대표적이며, 네이버 역시 지난 6월, '스마트보드(SmartBoard)'를 출시하며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IT동아는 네이버 스마트보드 프로젝트를 이끄는 반동현 리더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스마트보드의 개요, 그리고 소프트웨어 키보드 시장에 임하는 네이버의 자세 등에 대해 살펴봤다.
어떤 앱을 쓰더라도 네이버 서비스 이용 가능
IT동아: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반동현: 2006년 입사 이래로 쭉 검색 서비스 관련 업무를 해 왔습니다. 네이버 스마트보드 프로젝트를 맡게 된 건 작년 여름부터 입니다.
IT동아: 네이버 스마트보드의 개발 경위를 소개해 주세요.
반동현: 검색이나, 모바일 플랫폼에 관심있는 사업자들이라면 모두 소프트웨어 키보드 관련 사업을 한번쯤은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모바일
시대에서는 이용자들이 매우 다양한 버티컬 앱(특정 기능에 특화된 앱)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는데, 그 다양한 앱들의 화면 위에 항상 동일하게
떠있는 것이 키보드입니다. 키보드앱 경쟁이 심한 모바일 시대, 특히 10대, 20대 이용자들 사이에서 앱을 쓸때 네이버 스마트보드를 사용하게
하는 것이 전략이죠.
또한, 네이버와 같은 검색 사업자는 키보드를 통해 추천을 하는데 있어서, 데이터나 AI기술을 제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조직입니다.
키보드앱 안에서 검색 결과를 바로 얻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지요.
IT동아: 스마트보드에 적용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반동현: 스마트보드는 키보드앱의 기본 입력 기능 외에 '나의 사용 패턴'을 고려해 제공되는 추천어, 교정어, 이모지(이모티콘), 네이버
검색, 파파고 실시간 번역 등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와 기능, 기술을 균형 있게 담고자 했습니다.
인공지능 추천 시스템 더해 '나를 이해하는 키보드'로 발전할 예정
IT동아: 향후 네이버 스마트보드에 적용될 개선점이나 추가 기능은 무엇이 있습니까?
반동현: 현재는 기본적으로 이용자에게 같은 추천어를 제공하고, 그 안에서 키보드 입력에 따라 랭킹이 바뀌는 정도인데, 향후에는 문맥추천
기술을 기반으로, 이용자가 네이버외 다른 영역에서 행하는 입력, 콘텐츠 소비를 고려한 단어/검색결과 추천까지 하려고 합니다. 일례로, 여름철
친구와 주말에 만나 무엇을 할지 스마트폰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을 설정해본다면, 스마트보드가 '상영영화'나 '워터파크' 같은 친구와 함께할
수 있는 검색어를 스마트보드 검색창이 열렸을 때 바로 제공하죠.
또한, 네이버는 사용자들로부터 받은 생생한 피드백을 실제로 서비스에 반영,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그 중 '키보드 높이 조절'과 '블루투스 키보드 지원'에 대한 사용자 의견이 가장 많았던 점을 고려해 지난 달 업데이트에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 스페이스바를 드래그해 입력 언어를 전환하는 기능, 일본어 자판 지원 등의 기능도 하반기 중 적용할 계획이지요.
앞으로는 네이버의 인공지능 추천 시스템인 AiRS등 인공지능 기반 기술이 계속 추가 접목되면서 비서처럼 ‘나를 이해하는 키보드’로 성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모든 스마트보드 이용자가 공통적인 카드 뉴스를 보게 되는데, 향후 AiRS를 적용하게 되면 개인마다의 관심사에 따른 뉴스가 추천될 것이라는 의미죠.
스마트보드 쓰면 네이버가 나를 감시? 그건 오해
IT동아: 소프트웨어 키보드는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수집해서 이를 빅데이터 구축용 솔루션으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 스마트보드에도 그런 기능이 있습니까?
반동현: 키보드앱을 설치해 사용하는 분들이 가장 불안해 하는 것이 '내가 입력하는 것들을 다 보고 있지 않을까'라는 것인데, 작년에 구글의 Allo 메신저에서 그런 류의 활용 기능이 있는 것이 발표되어 개인정보 보안 이슈가 된 적이 있고, 우리나라 이용자들에게도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라 생각합니다. 이용자 입력 텍스트 자체를 그대로 서버로 전송 받아 활용하기보다는, 스마트보드 앱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개인화에 활용되는 방향을 시도하려고 합니다.
스마트보드에서 개인화 추천단어가 제공되는 것은 스마트보드 내에 추천을 위한 로직이 내장되어 있어 가능한 것으로, 이 데이터는 스마트보드 내에만 존재하고 앱을 삭제하면 함께 지워지는 형태라, 내가 입력하는 대화내용을 들여다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스마트보드에서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자주 쓰는 문구"라는 기능이 있는데 여기에 있는 데이터도 암호화되어 스마트보드 내에 저장되지요.
우수한 한글 처리, 손그림 그리기 등, 구글 G보드 대비 우위 자신
IT동아: 유사한 콘셉트의 다른 소프트웨어 키보드와 비교해, 네이버 스마트보드의 차별점은?
반동현: 검색 사업자이다 보니 대표적인 비교 대상은 아무래도 구글의 G보드일 것입니다. 우선, 아직은 G보드에서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 반면,
스마트보드는 네이버가 쌓아 온 기술을 바탕으로 한층 정교한 한글 처리가 가능합니다. 손그림 그리기 기능을 어느 메신저에서든 사용할 수 있게
키보드에서 자체적으로 구현합니다. 이용자들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림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고, 약도 등 설명을 위한 그림을 그릴
수도 있죠. 예전에는 흰 화면에 그리는 것만 가능한 상태로 발표했는데, 지금은 사진을 불러와 그 위에 그림을 덧그릴 수 있어서 더 다양한
활용이 가능합니다.
그 외에도 한자 변환 기능도 장점이며, '자주 쓰는 문구'나 '퀵문자'도 다른 키보드앱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기능이죠. 또한, 어느 앱에서 이용하건 입력 중에 네이버 검색 결과를 키보드 화면 안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스마트보드만이 갖는 장점입니다. 어느 제조사의 단말기에서도 미려한 디자인 경험을 제공하고요.
IT동아: 네이버 스마트보드의 해외 시장 공략 상황은?
반동현: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계획은 없지만, 현재도 파파고 기능을 적용해 실시간 번역이 가능하고, 한국어, 영어 외 자판과 음성으로
인식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해 나갈 예정입니다. 일단은 서비스, 기술 고도화 등, 제품의 성능 충실화에 힘을 기울일 겁니다.
입력 도구가 아닌 하나의 플랫폼, 스타트업들과 관점 달라
IT동아: 소프트웨어 키보드 분야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활동이 활발한데, 네이버와 같은 대기업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반동현: 스마트보드 프로젝트가 시작되던 시점에 제일 많이 검토한 부분입니다. 일단 대형 검색 사업자와 스타트업이 소프트웨어 키보드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고 봅니다. 스타트업들은 입력 도구로서의 충실함을 중시하는 반면, 다양한 기술 기반으로 검색과 컨텐츠 서비스를 하는 네이버로서는
키보드앱을 입력 도구가 아닌 하나의 플랫폼으로 바라봅니다. 스마트보드는 네이버가 생각하는 키보드앱의 한 형태이고 키보드앱 시장은 하나의
정답이 아닌 여러 개의 모범답안이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을 읽는 키보드'의 가능성
IT동아: 향후 소프트웨어 키보드 시장의 전망은?
반동현: 인공지능 기반의 추천 시스템이 적용돼 비서처럼 나를 이해하는 키보드, 더욱 스마트한 키보드가 각광받을 것입니다. 나아가,
타이핑하려고 첫 글자를 눌렀는데 정말 스마트하게 맥락을 파악해서 ‘이 시간에 이 말을 하겠구나’ 라고 분석해 직접 입력을 최소화 키보드도
나올 수 있겠습니다.
또한, 키보드를 자판기로서 입력을 하는데, 언젠가는 타이핑을 하지 않는 시대가 올 수도 있습니다. 물리적인 키보드 앱이 없어지고, 시간, 장소 정보를 분석해 알아서 입력하는 모델이 키보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모티콘, 스티커 등도 상황을 적절히 감지해서 키보드에 올려 전송하는, 감정을 읽는 키보드까지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IT동아: 마지막으로, 고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반동현: 키보드앱을 해보자, 라고 마음을 먹었을 때 가장 우려되었던 요소는 ‘키보드앱 설치’라는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발전할 것이 많은 서비스인데도 그 진입장벽을 깨고 사용해 주고 계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무슨 앱을 쓰건 텍스트 입력하는
상황이면 무조건 보게 되는 것이 키보드앱이고, 그러다 보니 하루에도 가장 많이 보게 되는 화면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지금의 스마트보드는
네이버가 생각하는 키보드의 10% 정도만 보여드린 것 같은데, 앞으로 이용자 피드백을 가장 중요한 발전 방향으로 삼아, 더 많은 분들이
즐겁게 사용하실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