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감 넘치는 생생한 소리, 스테레오 사운드
[IT동아 이상우 기자] 녹음한 소리에 생생함을 더하려는 노력은 계속 이어져 왔고, 이를 통해 입체음향(스테레오 사운드) 기술도 발달해왔다. 단순히 마이크 하나로 녹음해 소리의 방향 구분이 없는 모노 사운드와 달리, 스테레오 사운드는 두 개 이상의 마이크를 통해 여러 방향에서 나는 소리를 녹음하고, 다수의 스피커를 통해 재생하면 소리의 공간감이나 입체감이 그대로 전달된다.
녹음 기술이 발달하면서 더 생생하고 입체적인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
최근 유통되는 음원은 대부분 2채널 이상의 스테레오 방식으로 녹음됐고, 우리는 2개 이상의 스피커를 통해 이런 음악을 감상한다. 2채널 스테레오 사운드는 녹음을 위해 최소한 왼쪽/오른쪽을 나눠서 녹음할 수 있는 마이크가 필요하고, 홈씨어터에서 많이 쓰이는 5.1채널의 경우 좌우뿐만 아니라 앞, 좌후, 우후 등 다섯 방향에서 나는 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 마이크가 필요하다. 물론 이렇게 녹음한 소리를 들을 때도 마이크 수에 맞는 스피커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5.1채널 스피커라면 5방향의 소리를 담당하는 각각의 스피커와 저음을 담당하는 우퍼가 필요하다.
이러한 입체음향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스피커 사이의 거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피커가 서로 너무 가까이 있다면 소리 방향이 제대로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노트북 내장 스피커의 경우 기본적으로 출력이 낮은 데다 물리적인 거리도 제한돼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입체 음향을 듣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제대로 된 입체음향을 구현하려면 스피커의 물리적인 거리도 멀어야 한다
블루투스 스피커 역시 이러한 경향이 있다. 블루투스 스피커는 휴대성을 강조하는 만큼 크기가 작은 제품이 많다. 크기가 작아서 제품 내부에 여러 개의 스피커를 떨어트려 놓을 물리적인 공간도 작다. 이 때문에 스테레오 블루투스 스피커라 하더라도 좌우 소리가 잘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저가형 제품의 경우 아예 스피커 유닛을 하나만 탑재하는 모노 스피커인 경우도 많다.
앞서 말한 것처럼 스피커도 양쪽 스피커의 사이를 충분히 띄우면 공간감을 잘 살릴 수 있다. 실제로 홈씨어터 등에서 사용하는 고급 스피커는 제법 떨어진 두 스피커 사이를 연결할 때, 길이가 긴 케이블의 저항 때문에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순도가 높은 구리 케이블을 사용하기도 한다.
블루투스 스피커 역시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조금 더 질 좋은 입체음향을 만들 수도 있다. 작은 스피커 하나에 두 개의 스피커 유닛을 넣는 대신, 스피커 두 개를 스마트폰 같은 음원 기기 하나에 연결해 입체음향을 구현한다. 특히 양쪽 소리를 나눠서 담당하는 두 스피커는 유선이 아닌, 무선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스피커 배치가 더 자유로우며, 이어폰으로 듣는 수준의 2채널 입체음향도 구현 가능하다.
두 개의 스피커를 무선으로 연결해 2채널을 구현하는 블루투스 스피커 엔보우 투빅스
애초에 두 개로 나뉜 블루투스 스피커를 한 세트로 판매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원래는 모노 사운드만 구현하는 스피커지만, 이를 각각 구매해 연결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최근에는 5만 원 내외의 보급형 블루투스 스피커도 이러한 기능을 갖추면서 상대적으로 부담 없는 가격으로도 고급 스피커 느낌을 낼 수 있다.
사실 이어폰 만큼 입체음향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기기도 드물다. 좌/우 소리를 완벽히 구분해서 들려주기 때문에 입체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런 특징을 이용해 공간감을 극대화한 바이노럴 레코딩이라는 녹음 기법도 있다. 녹음 시 마이크를 사람의 양쪽 귀와 같은 방향으로 배치하고, 소리의 방향이나 이동을 입체감 있게 표현하는 기법이다. 최근에는 유튜브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ASMR'이라는 이름의 콘텐츠를 제작할 때 이 기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바이노럴 레코딩 기법을 사용해 ASMR 콘텐츠를 만드는 모습
디지털 녹음 기술이 발달하고, 이러한 소리를 스마트폰 같은 휴대용 기기에서도 손실 없이 재생할 수 있게 된 만큼 이를 내보낼 수 있는 음향기기의 중요성 역시 커졌다. 녹음 기술로 실제 환경에서 나는 소리를 더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게 된 만큼, 우리도 더 다양한 기기로 이러한 입체음향을 즐겨보자.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