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시대의 은행 '클라우드 컴퓨팅' 이해하기 (2)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클라우드 서비스의 발전 방향

클라우드는 단순히 인프라와 IT 기술을 제공하던 과거의 형태에서 벗어나 기업이 인프라와 IT 기술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인프라 서비스(Infra as a Service, IaaS)'에서 '플랫폼 서비스(Platform as a Service, PaaS)'로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프라 서비스: 인프라 서비스는 클라우드의 가장 기본적인 제공 형태입니다. 클라우드는 인프라와 IT 기술만 빌려주고, 이를 활용해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은 기업과 기업 내 개발자의 몫입니다. 보통 서버, 스토리지(저장장치), 네트워크 장비, 서버용 운영체제 등을 빌려주면 인프라 서비스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클라우드 업체의 지원이 소홀한 것은 아닙니다. 가상머신, 오토스케일링 등 기업이 서비스를 구축하고 불편없이 이용하는데 필요한 모든 인프라 관련 기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다수의 기업이 인프라 서비스를 이용해 자체 서비스와 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서비스: 플랫폼 서비스는 인프라 서비스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클라우드 서비스입니다. 인프라와 IT 기술을 빌려줄 뿐만 아니라 기업이 보다 빠르고 편하게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것입니다.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서버용 운영체제 뿐만 아니라 각종 개발도구까지 함께 제공하면 플랫폼 서비스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사실 플랫폼 서비스라는 이름 자체가 '개발 플랫폼 제공 서비스'의 줄임말입니다.)

플랫폼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인프라 운영에 들어가는 노력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없애주는 '서버리스 아키텍처'와 앱이나 서비스 개발을 보다 빠르고 편하게 해주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응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컴포넌트 제공'입니다. 서버리스 아키텍처 기술을 활용하면 기업은 인프라 구축뿐만 아니라 운영에 들어가는 노력까지 절감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API 컴포넌트를 활용하면 앱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기초 기술을 일일이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기초 기술은 클라우드에 맡겨두고 고급 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이를 통해 서비스 개발 및 출시 기간을 극적으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클라우드 사업자가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인프라 서비스 위주에서 플랫폼 서비스 위주로 바꾸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플랫폼 서비스가 인프라 서비스보다 좀 더 고부가가치(=이용료가 더 비싸다)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소프트웨어 서비스: '소프트웨어 서비스(Software as a Service)'란 과거 PC나 서버 등에 설치해서 이용해야 했던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과거에는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구매해서 하드웨어(PC)에 설치해야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인터넷에만 연결되어 있으면 클라우드에 이미 설치되어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어도비, 오토데스크 등 해외의 유력 소프트웨어 업체뿐만 아니라 안랩, 한글과컴퓨터, 더존비즈온 등 국내의 대형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기존의 소프트웨어 패키지 대신 소프트웨어 서비스 형태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앱 장터가 있는 것처럼 클라우드에도 앱 장터가 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내의 앱 장터에 접속하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미리 만들어 놓은 다양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보안 솔루션, CRM/ERP, 오픈소스 패키지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이렇게 구매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기업이 클라우드 상에 구축한 서비스와 결합시켜 기업의 서비스를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바꿀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전경>

클라우드 컴퓨팅의 장점과 단점

클라우드는 기업의 서비스 운영에 관한 고민과 문제를 다 해결해주는 만능 해결사가 아닙니다. 수 많은 장점 못지 않은 명백한 단점도 존재합니다. 클라우드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클라우드의 장점

1. 신속한 인프라 도입

클라우드는 가입하고 10분 내로 인프라를 도입해서 서비스 구축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주문한 서버가 도착하는데 2~3주의 시간이 걸렸던 예전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그만큼 인프라 도입에 들어가는 시간을 절감할 수 있고, 서비스 제공 시기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2. 유연한 인프라 관리

과거에는 인프라를 도입하기 앞서 서비스 구축에 어느 정도의 인프라가 필요할지 미리 예상해야 했습니다. 예상이 맞으면 다행이지만, 만약 예상이 빗나가면 인프라 부족 또는 잉여 인프라에 따른 과도한 비용 지출이라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클라우드는 인프라를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증감할 수 있기 때문에 인프라 부족 또는 과도한 인프라 도입이라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서비스의 규모가 확대되면 그에 맞춰 클라우드에서 인프라를 임대해오면 됩니다.

3. 예상치 못한 트래픽 폭주 대응

과거에는 서비스에 사용자가 몰려 트래픽이 폭주하면 대응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남는 인프라가 있다면 다행이지만, 만약을 대비해 예비 인프라를 남겨두는 기업은 거의 없죠. 트래픽이 폭주하면 기업은 사용자가 빠지길 기원하며 데이터 압축이나 사용자 순차 접속 등의 조치 밖에 취할 수 없었습니다.

반면 클라우드는 서비스의 트래픽이 폭주하면 이에 맞춰 재빨리 인프라를 늘릴 수 있습니다. 트래픽 폭주로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트래픽 폭주에 맞춰 기업이 별도로 인프라를 확충하지 않아도 알아서 인프라를 늘렸다가, 트래픽이 줄어들면 이에 맞춰 인프라를 줄이는 자동 트래픽 증감 기술 '오토 스케일링'이 개발되어 기업이 더욱 편리하게 인프라를 관리할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4. 손쉬운 글로벌 서비스

많은 클라우드 사업자가 전 세계 주요 대륙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보통 30~40개, 많은 곳은 100개가 넘는 데이터센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전 세계 어디에나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기업이 직접 특정 대륙 또는 지역 별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해야 했지만, 이제는 클라우드 사업자가 미리 구축한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면 됩니다. 그만큼 글로벌 서비스가 손 쉬워진 것입니다. 기업뿐만 아니라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도 클라우드를 활용해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5. 강력한 보안과 장애 없는 서비스

클라우드 사업의 근간은 데이터입니다. 때문에 많은 클라우드 사업자가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보안에 신경쓰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클라우드 사업자가 최신 소프트웨어 보안 기술 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 분리된 상호 보완용 데이터센터(리전)와 강력한 방화벽 등 최신 하드웨어 보안 기술을 자사의 서비스에 도입하고 있습니다.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는 많은 데이터센터와 가상화 기술을 활용해 장애 없는 서비스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비즈니스 가운데 잠깐이라도 장애가 발생하면 치명적인 금전적 손실을 야기하는 서비스(미션 크리티컬)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서비스도 감당할 수 있도록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는 100%에서 99.98%의 가용성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엔터프라이즈 사업입니다. 사소한 문제도 기업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보안과 가용성을 자사 서비스의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6. 합리적인 요금제

클라우드는 서비스를 이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면 됩니다. 이용료가 딱 알기 쉽게 정해져 있어 기업은 이에 맞춰 어느 정도의 비용이 나올지 손쉽게 추산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인프라를 도입하기 위해 업체들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비용을 놓고 협상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인프라 구매 대수 등에 따른 협상력의 차이로 같은 인프라를 도입해도 도입 비용과 운영 비용이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여기에 데이터베이스나 라이선스 등 추가 서비스의 이용 비용이 복잡하게 얽히면 기업 구매 담당자도 왜 인프라 구매, 유지 비용이 이렇게 책정되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클라우드는 이렇게 복잡한 인프라 관리 체계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게 해줍니다.

AWS
AWS

클라우드의 단점

1. 생각보다 비싼 이용 비용

많은 기업 관리자의 생각과 달리 클라우드는 결코 저렴한 서비스가 아닙니다. 기업의 서비스 구축과 운영을 빠르고 편리하게는 만들어주지만, 서비스 운영 비용을 절감해주지는 않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료보다 기존의 서비스 호스팅 사업자의 이용료가 더 저렴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풀랫폼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기술을 많이 이용할 수록 클라우드 이용 비용은 더욱 커집니다.

2. 점점 커지는 클라우드 의존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용할 수록 클라우드에 대한 의존도 역시 함께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인프라 관리자를 최소화하거나 아예 고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탓에 추후 클라우드에서 벗어나려 해도 인프라 관련 인력이 없어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서비스를 개발할 때 클라우드 사업자가 제공하는 기술을 많이 이용했다면, 관련 기술을 대체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3. 데이터 보관의 불안함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많든 적든 기업의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보관될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클라우드 사업자가 입을 모아 고객의 데이터를 내부에서 보지도 않고 외부에 제공하지도 않는다고 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불안한 것이 사실입니다. 기업의 핵심 경쟁력인 데이터를 외부에 보관한다는 것 자체에 불만을 갖는 관리자도 많습니다. 때문에 데이터의 외부 유출이 곤란한 기업이나 공공 기관은 클라우드 도입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각광받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장점을 누리면서, 데이터 외부 보관이라는 단점을 상쇄하기 위해 고안된 서비스 방식입니다.

'클라우드(Cloud)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 나아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최첨단 정보기술(IT) 클라우드의 중요성에 대해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선 비즈니스 현장으로 들어가면 '과연 많은 돈을 들여 클라우드를 써야 하는 것일까'하는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비즈니스인사이트와 IT동아는 클라우드가 미디어부터 제조업, 유통업, 금융업, 스타트업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고, 향후 어떻게 비즈니스 생태계를 변화시킬 것인지에 관해 비즈니스맨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오늘부터 클라우드가 바꾸는 비즈니스 환경, 다시 말해 Biz on Cloud라는 주제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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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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