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회사는 롯데쇼핑?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지속가능발전소, 2014~2016년 지분율 데이터 분석 결과 공개
비재무 분석 로보애널리스트…순환출자, 영향력있는 기업도 찾아내

최근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놓고 많은 논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영향력을 가진 회사는 롯데쇼핑이라는 조사가 나왔다. 비재무 리스크 분석 전문기업 지속가능발전소(대표 윤덕찬)는 2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국내 67개 대규모 기업집단의 1,736개 계열사의 지분관계를 분석하고, 그 중 순환출자고리를 갖고 있는 대표적인 7개 그룹사의 소유지분도를 온라인(www.whosgood.org/article)에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67개의 순환출자를 이루고 있으며, 롯데쇼핑(주)이 호텔 롯데보다 계열사에 미치는 영향이 20%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롯데그룹 입장에서 롯데쇼핑을 지주회사로 하는 지배구조 개선이 보다 비용효율적이라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순환출자 등으로 주식보유가 복잡하게 이루어진 대기업기업집단에서 특정 기업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기업의 수를 정규화하는 알고리즘을 활용, 그룹 내 기업들의 주식간 상호연관성 분석을 통해 검증한 것이다. 지속가능발전소는 지난 2014년 빅데이터학회 학술심포지엄에서 ‘소셜네트워크분석을 활용한 대규모 기업집단의 지배구조와 오너리스크 분석’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은 알고리즘을 발표한 바 있다. 지속가능발전소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순환출자구조를 보유하고 있는 그룹은 총 8개로, 이들의 총 순환출자 수는 94개로 조사됐다. 그룹사별로는 롯데가 가장 많은 67개로 조사됐으며, 삼성 7개, 영풍 7개, 현대산업개발 4개, 현대자동차 3개, 현대백화점 3개, 현대중공업 1개, 대림 1개다.

흥미로운 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2014년 발표결과 롯데 그룹의 경우 1주 이상의 순환출자 고리는 95,033개 인 반면, 지속가능발전소의 분석결과는 1,131,564개로 백 만 개가 넘어 큰 차이를 보였다.

삼성그룹의 경우 계열사가 2014년 74개에서 2016년 59개로 15개 줄고, 순환출자 수는 167개에서 7개로 줄어, 지배구조 개편 노력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지배구조 개편의 결과가 고스란히 그룹내 영향력에 반영되고 있는데, 2014년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 삼성생명보험,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에버랜드 순이었으나, 2016년 4월 기준 삼성물산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자연스레 삼성물산의 영향력이 더 커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삼성물산이 그룹내 지주회사 역할까지 하는 수준의 개편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지배구조
삼성전자 지배구조

지속가능발전소 윤덕찬 대표는 “외국투자자에게 한국기업은 저평가된 매력적인 투자처이지만, 오너리스크 등 지배구조 리스크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면서 “데이터에서 팩트(fact)를 찾아내는 기술을 통해 투자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고, 기업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했던 리스크를 발견하고 관리, 개선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고 말했다. 기업별 자세한 분석 내용과 소유구조를 시각화한 내용은 후스굿 홈페이지(www.whosgood.org/article)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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