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구글 I/O 17] '안드로이드O'와 가상현실 '데이드림'에 힘 실어주는 구글
[마운틴뷰=IT동아 강일용 기자] 한때 구글의 가장 중요한 사업이었지만, 이제 인공지능에게 중요성이 뒤로 밀린 서비스의 얘기를 해볼까요? 바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얘기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공개되었습니다. 코드네임 '안드로이드O'입니다. 아직 정식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O로 시작하는 디저트가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네요.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기기가 20억 대를 돌파했습니다.>
<데이브 버크 안드로이드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
<안드로이드는 시계, 내비게이션, TV, 노트북 등 다양한 기기에 탑재되고 있습니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쩍 언급하고 넘어간 안드로이드 씽즈, 사물인터넷 기기를 위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입니다. 그래픽 사용자 환경을 제거하고, 사물인터넷 기기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모듈만 남긴 모바일 운영체제입니다. 올해 가을 출시될 예정입니다.>
안드로이드O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자연스러운 경험'과 보다 '강력한 수명'입니다.
자연스러운 경험을 위해 안드로이드O에는 세 가지 기능이 추가됩니다. 바로 '픽처 인 픽처', '오토필 위드 구글', '지능형 클립보드'입니다.
픽처 인 픽처는 영상통화를 하던 도중에도 자연스럽게 다른 앱을 실행해서, 이를 영상통화중인 상대방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오토필 위드 구글은 보다 강력해진 아이디/패스워드 자동완성 기능입니다. 구글 아이디에 저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앱과 서비스에 바로 로그인하고 개인정보를 채울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교체할 때 앱과 서비스에 일일이 로그인하기 귀찮아했던 사용자들을 위한 기능입니다.
지능형 클립보드는 단순히 복사/붙여넣기만 있던 기존 클립보드에서 벗어나 복사한 내용이 무엇인지 분석한 후 해당 내용에 맞는 앱과 서비스를 찾아주는 기능입니다. 예를 들어 복사한 내용이 전화번호라면 통화와 메시지가, 주소라면 지도 앱이 클립보드 단축키에 나타납니다.
<안드로이드O의 신 기능 지능형 클립보드, 기존의 복사/붙여넣기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해 복사한 내용을 파악한 후 이에 맞는 앱과 서비스를 단축키 창에 표시해줍니다.>
구글은 '텐서플로 라이트'라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카메라를 관리하는 DSP(Digital Signal Processor) 유닛에 텐서플로를 구동하는 전용 프로세서를 접목해 스마트폰의 이미지 처리 기술을 인공지능과 대등한 수준으로 강화하자는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보다 강력한 이미지 처리 및 인식 능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DSP 유닛의 성능을 더욱 강화시켜줄 텐서플로 라이트>
강력해진 바이탈은 더 견고해진 보안과 늘어난 배터리 사용시간을 의미합니다. 안드로이드O에는 이제 악성코드 탐지를 위한 백신이 기본 탑재됩니다.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라고 이름 붙여진 이 백신이 악성코드와 불량 앱을 걸러내서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방지합니다. 윈도우10에 기본 탑재된 바이러스 백신 '윈도우 디펜더'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안드로이드O는 불필요한 앱의 실행을 강제로 정지해서 안드로이드 7.0 '누가'보다 2배 더 뛰어난 배터리 관리 효율을 보여줍니다. 다만 구글이 배터리 관리 효율을 향상시켰다고 꾸준히 주장한 것에 비해 사용자들의 체감 배터리 사용시간은 별 차이가 없었던 것이 현실입니다. 이번에도 구글이 큰소리만 치는 것 아닌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구글 안드로이드에도 이제 기본 탑재 바이러스 백신이 생깁니다.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가 바로 그것입니다.>
<배터리 관리 효율이 2배 더 향상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일반 사용자는 관심 없어할 부분입니다만, 개발자라면 환호할 소식이 있습니다. 안드로이드O는 이제 개발을 위한 기본 프로그래밍 언어가 '자바'에서 '코틀린'으로 바뀝니다. 자바와 100% 호환되면서 프로그래밍 문법은 현대적으로 간결해진 최신 프로그래밍 언어입니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은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을 더욱 단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안드로이드O와 함께 제공될 안드로이드앱 개발용 프로그램 안드로이드 스튜디오 3.0에서도 코틀린을 기본 개발언어로 지원합니다.
<자바를 대신해 안드로이드의 새 개발언어가 된 코틀린>
인도 등 제 3시장을 위한 저가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프로젝트 '안드로이드 원'도 '안드로이드 고'라는 이름으로 더욱 강화됩니다. 안드로이드 고는 더욱 가벼워진(=낮은 성능에서 쾌적하게 실행되는) 운영체제, 용량을 적게 차지하고 오프라인에서도 주요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앱, 안드로이드 고 전용 앱만으로 모아둔 구글 플레이 스토어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고를 바탕으로 인도를 비롯한 제 3시장을 공략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저변을 확대하고,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구글의 서비스가 탑재되어 있지 않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제 3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방지할 계획입니다.
<사미어 사맛 안드로이드 및 구글 플레이 프로덕트 부사장>
<안드로이드 고용 앱은 데이터를 적게 소모하고, 오프라인에서도 실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페이스북 라이트, 스카이프 라이트, 라인 카메라 등 안드로이드 고를 위한 가벼운 앱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가상현실에 대한 얘기를 할 차례네요. 구글은 가상현실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경쟁사 MS가 PC 기반의 가상현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반면, 구글은 모바일 기반의 가상현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단 구글의 가상현실 프로젝트 '데이드림'에 참여하는 기업이 늘어납니다. 데이드림은 스마트폰을 연결해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와 플랫폼의 이름입니다. 지금까지는 구글 픽셀 등 몇몇 스마트폰에서만 데이드림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여름 삼성전자 갤럭시S8과 갤럭시S8 플러스를 시작으로 AMOLED를 탑재한 스마트폰 대부분에서 데이드림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아쉽지만 LG G6는 AMOLED를 탑재하지 않아서 데이드림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구글은 LG전자의 차기 스마트폰부터 데이드림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클레이 베버 구글 가상현실 담당 부사장>
<올해 여름 갤럭시S8과 갤럭시S8 플러스에서 구글 데이드림을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데이드림은 두 가지 형태로 진행됩니다. 스마트폰을 가상현실을 위한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스마트폰 VR과 스마트폰 없이 단독으로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스탠드얼론 VR로 나눠집니다. 스탠드얼론 VR HMD는 스마트폰, PC와 연결하지 않아도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 전용 기기입니다.
구글은 스탠드얼론 VR HMD를 만들기 위해 퀄컴, HTC, 레노버 등과 손잡고 준비 중입니다. 올해 말 퀄컴 스냅드래곤을 탑재한 스탠드얼론 VR HMD가 HTC와 레노버를 통해 시장에 출시됩니다.
<데이드림은 두 가지 형태로 제공됩니다. 스마트폰이 있어야 하는 타입과 스마트폰이 없어도 이용할 수 있는 타입입니다.>
<스마트폰이 없어도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HMD는 퀄컴, HTC, 레노버 등이 만듭니다.>
구글의 증강현실 프로젝트 '탱고'의 기능도 한층 강화됩니다. 탱고는 이제 구글 맵과 결합되어 사용자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재구성해서 보다 현실감 넘치는 증강현실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구글의 교육 프로젝트 '익스피디아'와 결합해 학생들에게 증강현실을 활용한 생생한 체험교육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구글의 증강현실 탱고가 학교 교육 현장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키노트를 끝내기 앞서 구글은 조금 엉뚱한 서비스를 공개했습니다. '구글 포 잡'은 쉽게 말해 구글이 직접 제공하는 구인/구직 서비스입니다. 일반 구인/구직 서비스와 다른 점은 사용자가 직접 구인/구직을 하지 않고, 인공지능이 헤드헌터를 대신해 사용자와 기업의 상황에 맞는 구인/구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헤드헌터의 역할을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있을까요? 구글 포 잡의 성공 여부를 지켜보면 알 수 있을 듯합니다.
<구글 포 잡, 인공지능이 구직자의 스펙을 분석해 최적의 직장과 자리를 찾아줍니다. 헤드헌터도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일까요?>
구글이 모바일 퍼스트에서 인공지능 퍼스트로 사훈을 변경했지만, 이것은 모바일을 소홀히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모바일에 인공지능을 더하겠다는 뜻입니다. 기존 IT 시장의 대세였던 모바일에 IT 새로운 흐름인 인공지능이 접목됨으로써 더욱 놀랍고 편리한 서비스가 등장할 것입니다. 인공지능 빅뱅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선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는 구글이 모바일 퍼스트에서 인공지능 퍼스트로 변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