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구글 I/O 17] 모바일 기업에서 인공지능 기업으로, 구글의 변신
[마운틴뷰=IT동아 강일용 기자] 구글이 마침내 모바일 중심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벗고 인공지능 중심 기업으로 새로 태어나려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 기업에서 모바일 기업으로, 모바일 기업에서 인공지능 기업으로 변한 것이니 벌써 세 번째 변신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쇼어라인 앰피시어터에서 열린 구글의 연례 개발자행사 '구글 I/O 2017'에서 구글은 어떤 발표를 했을까요? 첫째 날 키노트에서 공개된 내용을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구글은 지난해부터 샌프란시스코 모니코니센터 대신 마운틴뷰 쇼어라인 앰피시어터에서 구글 I/O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높은 물가가 부담스러운데다가, 본사 바로 옆에서 행사를 하기 때문에 구글 내부 개발자들의 이동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본사 근처에서 개발자행사를 여는 것은 이제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전 세계 7,000명 이상의 개발자와 300명 이상의 미디어가 참여했습니다. 그 넓은 쇼어라인 앰피시어터(원래 락 음악을 위한 야외 공연장으로 유명한 장소입니다)가 개발자로 꽉 차서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쇼어라인 앰피시어터가 개발자로 꽉 찼습니다.>
<구글 I/O의 전통, 키노트를 시작하기 앞서 전 세계 시청자들이 참여하는 참여형 게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키노트의 시작은 당연히 최고경영자가 해야겠죠. 선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가 개발자들 앞에 섰습니다. 이날 피차이는 충격적인 선언을 하며 행사의 막을 열었습니다.
"구글은 이제 모바일 기업이 아닙니다. 인공지능 기업입니다. 모바일 퍼스트 기업에서 인공지능 퍼스트 기업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피차이의 이러한 선언은 구글을 비롯한 실리콘밸리의 IT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모바일을 대신할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선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
<모바일 퍼스트에서 인공지능 퍼스트로, 구글의 핵심 사업이 변하고 있습니다.>
이어 피차이는 구글의 사업이 얼마나 잘나가고 있는지 설명했습니다. 구글 검색, 안드로이드, 크롬 웹 브라우저, 유튜브, 구글지도, 구글 플레이스토어, 지메일 등 구글의 모든 주력 서비스의 사용자가 10억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습니다. 예전에는 사용자가 5억 명이 넘는 서비스와 10억 명이 넘는 서비스가 섞여 있었는데, 이제 예외 없이 모두 10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한 것입니다. 전 세계 인구 7명 가운데 1명이 구글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구글의 주요 서비스,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의 사용자가 이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구글 드라이브의 월간 활동 사용자수입니다. 8억 명을 돌파했다고 하네요.>
<구글 포토의 사용자도 5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출시 2년 만에 달성한 수치입니다.>
피차이의 회사 자랑 가운데 가장 주목할만한 부분이 바로 안드로이드 기기의 보급대수입니다.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의 숫자가 20억 대를 돌파했다고 하네요. 전 세계 인구 4명 가운데 1명이 안드로이드 기기를 이용하고 있거나,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입니다.
<전 세계에 깔린 안드로이드 기기가 20억 대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안드로이드 로봇이 2와 승리를 상징하는 V자 손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네요.>
이제 자랑은 잠시 접어두고 본론으로 들어가죠. 피차이는 이어 구글이 인공지능 연구를 통해 얻은 성과를 소개했습니다.
인공지능의 기능 가운데 사용자들이 가장 흥미로워할 것이 바로 자동답변입니다. 인공지능을 접목한 지메일 인박스 서비스는 현재 이메일 내용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최적의 자동답변을 제시해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지메일 인박스에서 인공지능이 자동답변을 추천해주는 모습입니다. 이미 상용화되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 중인 서비스입니다.>
음성인식 분야에서도 놀라운 발전이 있었습니다. 2016년 7월 구글 음성인식 서비스의 에러율은 8.5% 정도였습니다. 정확도가 91.5%라는 얘기죠. 이 정도만 해도 음성비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음성인식 능력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10개월이 지난 현재 에러율을 4.9%대까지 줄였습니다. 정확도가 95%를 넘은거죠. 이 정도면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더 말을 잘 알아듣는다고 해도 무리가 없겠습니다.
(물론 이 데이터는 영어 기준입니다. 하지만 구글은 한국어 음성인식 기능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구글 관계자에 따르면 구글이 보유한 한국어 음성인식 능력은 중국어 음성인식 능력보다 우위에 있으며, 아시아 언어 가운데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뛰어나다고 하네요.)
<음성 인식 정확도는 나날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영어 못지 않게 한국어의 인식 정확도도 상승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미지 인식 능력도 장족의 발전을 했다고 합니다. 2015년을 기점으로 해서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더 사진과 동영상을 잘 판독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다른 건 몰라도 CCTV나 사진 분석 같은 어려운 작업은 이제 사람 대신 인공지능을 투입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이미지 인식 능력은 이미 인공지능이 사람을 뛰어넘었습니다.>
구글은 이러한 이미지 인식 능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했습니다. 특정 사물에 가려진 피사체의 모습을 추적, 분석해서 사진을 사용자의 원래 의도대로 복구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서비스의 이름은 '구글 렌즈'입니다. 백문이 불여 일견이니, 다음 사진을 함께 보시죠. 철망 때문에 가려진 아이의 모습을 구글 렌즈를 활용해 복구한 것입니다.
<구글 렌즈를 활용해 펜스를 사진에서 제거하고 남은 부분을 복원한 모습니다. 올해 가을 정식 출시됩니다.>
인공지능이 가려진 모습을 추론해서 원래 모습을 찾아줄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한 것입니다. 구글 렌즈는 올해 가을 앱과 웹 서비스 형태로 출시되며,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구글의 인공지능 기반 사진 복원 서비스 '구글 렌즈'>
구글의 인공지능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소프트웨어적인 노력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적인 노력도 뒷받침 되었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인공지능 연산에 최적화된 프로세서 ‘텐서 프로세싱 유닛(TPU)’을 개발해 자사의 데이터센터에 배치했습니다.
TPU는 기존 인공지능 연산 시스템인 GPGPU(일반목적용 GPU)보다 전력 소모는 적으면서 더 효율적으로 인공지능 연산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알파고부터 구글 포토까지 구글의 모든 인공지능 서비스에 TPU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이렇게 인공지능 연산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글의 경쟁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TPU처럼 인공지능 연산에 최적화된 프로세서 '캐터펄트'를 만들어 상용화했습니다.)
<구글의 강력한 인공지능 뒤에는 인공지능을 위한 하드웨어 TPU가 있습니다. 개발자들은 구글 컴퓨트 엔진(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TPU를 직접 이용해볼 수 있습니다.>
<정확한 머신러닝 모델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개발자를 위해 최적(=가장 정확한)의 머신러닝 모델을 찾아주는 오토ML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