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개치는 갤럭시S8 불법 보조금, 예약 구매자만 '호갱'
[IT동아 김영우 기자] 지난 5월 초 황금연휴 기간에 삼성전자 갤럭시S8의 불법 보조금이 과도하게 시장에 풀리면서, 사전 예약구매 고객들을 소위 '호갱(어수룩하여 속이기 쉬운 손님)'으로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온라인 휴대폰 전문 커뮤니티에는 출시 후 2주 밖에 지나지 않은 갤럭시S8 시리즈가 최저 10만 원대 후반에 판매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후 많은 네티즌들은 휴대폰 대리점 위치와 가격 정보를 끊임 없이 공유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불법 보조금이 기승을 부렸다.
갤럭시S8의 경우, 번호 이동 시 통신사와 제조사가 제공하는 공시지원금은 고가의 요금제를 이용하더라도 27만 원 전후에 불과하다. 갤럭시S8 출고가는 93만 5,000원으로, 합법적인 보조금이 20여 만 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60만 원 상당이 불법으로 지급된 셈이다.
'갤럭시S8 대란'이라 불릴 만큼 대량의 불법 보조금 지원이 정점에 이르렀던 지난 3일, 통신 3사의 번호 이동 건수는 28,267건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갤럭시S8 사전 예약 판매를 통해 100만 원 가까이 지불하고 구입한 소비자들은 불과 출시 2주 만에 벌어진 가격 차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휴대폰 전문 커뮤니티 '뽐뿌'의 한 예약 구매자는 '2주만에 갤럭시S8 예약 구매자들은 약 50만 원 정도 손해 본 듯하다. 심지어 사전 예약했는데 물량 부족으로 아직 받지도 못했다'며 분통의 글을 올렸다. 예약 구매자는 약 60만 원을 더 지불하고 10여 만 원 상당의 사은품과 보름 가량 먼저 사용했다는 이점만 얻었다. 게다가 출시 초반에 연이어 발생한 '붉은 액정'과 '와이파이 끊김 현상' 등 품질 문제로 인해 충성 고객을 베타 테스터로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마다 벌어진 불법 보조금 대란이 또 다시 활개치면서 단통법(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무용론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본래 단통법의 취지는 모든 고객이 평등하게 균일한 가격으로 단말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나, 실제로는 음성적 방편을 통해 '로또식' 혹은 '도박식'으로 싸게 사는 방법이 통용되고 있다. 이는 시장과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며, 결국에는 예약 구매를 하거나 출시 초기에 구매하는 충성 고객들을 잃을 수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