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50만 원으로 집안에 영화관 만들기
[IT동아 김태우 기자] 100인치 이상의 대형 화면을 만들 수 있는 프로젝터를 활용해 집안에 극장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소위 홈시네마족이 은근 많다. 다만 쓸만한 프로젝터의 경우 100만 원이 넘고, 5.1 채널 등 사운드까지 제대로 갖추려면 비용이 만만찮다. 가격 장벽이 꽤 높은 셈이다.
이 때문인지 최근에는 덩치와 가격을 대폭 낮춘 미니 프로젝터가 큰 인기다. 다나와리서치에서 2016년 1~10월까지의 취합한 프로젝터 판매 데이터 보면, 미니 프로젝터 비중이 53%나 된다. 고가의 프로젝터에 비하면 성능이 많이 떨어지긴 하지만, 활용도가 높다 보니 소비자의 마음을 얻고 있다.
이런 미니 프로젝터를 활용해 단돈 50만 원으로 그럴싸한 홈씨어터를 만들어 볼 수 없을까? 비용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효과는 최대한으로 높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직접 꾸려봤다.
미니 프로젝터도 가성비를 따져라
미니 프로젝터는 가장 잘나가는 LG전자 PH550(54만 원, 다나와 최저가)를 비롯, SK텔레콤 UO 스마트빔 레이저 NX BIGBANG10(38만 2940원, 다나와 최저가), SONY MP-CL1A(51만 240원, 다나와 최저가), LG유플러스 포켓빔(34만 9800 원, 출고가) 등 이미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이들 제품 중 가성비를 따져 제품을 고르다 보니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LG유플러스 포켓빔이다. 언급한 제품 중 가격이 가장 낮지만, 성능은 50만 원대의 소니 MP-CL1A보다 모자람이 없다. 오히려 더 나은 부분도 보인다.
▲ LG유플러스가 출시한 포켓빔
일단 미니 프로젝터임에도 해상도가 좋다. 소니와 같은 1920 x 720이다. LG전자나 SK텔레콤 제품은 1280 x 720 밖에 되지 않는다. 방식은 레이저를 쓴다. 안시루멘은 63으로 다소 낮아 보이기는 하지만, 레이저를 쓰기 때문에 빛을 스크린 전체에 균등하게 쏜다. 같은 안시루멘이더라도 다른 방식보다 더 선명하게 보인다. 100안시루멘 수준이라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이다. 소니 제품은 32 안시루멘이다. 명암비는 8만 : 1이며, 최대 250인치 크기까지 볼 수 있다.
외형은 스마트폰을 닮았으며,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로 휴대성이 좋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를 쓴다. 전면에 품고 있는 터치스크린을 마우스처럼 활용해 조작하게 된다. 와이파이를 통해 안드로이드 게임을 직접 내려받을 수 있으며, 동영상이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를 품은 빔 프로젝터인 셈이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에 저장된 콘텐츠를 즐길 수도 있다. 모두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 특히 아이폰은 와이파이로 직접 연결해 에어 플레이를 쓸 수 있도록 했다. 마이크로 SD 카드도 지원한다. 배터리 용량은 3500mAh로 마이크로 SD 카드로 영화를 본다면 약 2.5시간 작동한다고 제조사는 밝히고 있다.
물론 이보다 저 저렴한 미니빔 프로젝터도 많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만큼 기본 성능도 낮은 제품이 태반이다. 기본 밝기가 낮거나 해상도가 높거나, 아니면 밝기가 좋더라도 명암비가 낮은 제품들이 많다. 무엇보다 광원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LG유플러스 포켓빔은 '가성비'를 고려하다보니 나온 결과다.
화면을 투사할 스크린
프로젝터를 샀다면 화면을 투사할 스크린이 필요하다. 60인치, 100인치, 120인치 등 다양한 크기가 판매되고 있다. 스크린도 5만 원 이하에서부터 30만 원이 넘는 제품까지 천차만별이다.
화면은 크면 클수록 좋다. 하지만 스크린의 크기는 클 수록 단가가 올라간다. 그래도 욕심을 부려 100인치 제품을 살펴보니 윤씨네 아쿠아비전 족자형 스크린 J-SV 시리즈가 눈에 띈다. 롤 스크린 방식이 더 마음에 들지만 더 비싼 탓에 족자형을 선택했다. 배송비 포함 3만 6400원(다나와 최저가)이면 살 수 있다.
▲ 윤씨네 아쿠아비전 족자형 스크린 J-SV 시리즈
어디서나 이용하기 위해서는
보통 빔 프로젝터는 천장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프로젝터는 고정이 되어 버린다. 이에 비해 미니 프로젝터는 부피가 작으므로 어느 곳에 놓고 써도 상관없다. 그렇기 때문에 탁자 등에 올려놓고 쓰기도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삼각대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집안 어디서나 설치해서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캠핑 등 야외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포켓빔은 디지털카메라처럼 삼각대에 올려놓을 수 있는 동일한 홈이 제공되기 때문에 추가 액세서리 없이 삼각대만 있으면 된다.
삼각대도 가격이 엄청 다양한데, 미니 프로젝터에 주로 쓸 요량이라면 굳이 비싼 제품을 살 이유는 없다. 5만 원 이하에서도 쓸만한 제품이 제법 있다. 그 중 선택한 삼각대는 OMT OCA-Q111이다. 2만 7900원(다나와 최저가)에 판매되고 있다.
▲ OMT OCA-Q111
이와 함께 고민해 봐야 하는 것이 배터리다. 미니 프로젝터는 보통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긴 하지만, 장시간 쓸 수는 없다. 집안에서야 전원을 연결해서 쓰면 되지만, 전원 코드의 위치가 멀거나 야외에서는 내장 배터리를 써야 한다.
제품에 따라 전용 어댑터로 충전해야 하는 경우가 있지만, LG유플러스 포켓빔은 마이크로 USB로 충전하기 때문에 외방 배터리를 활용해 충전할 수 있다. 전원을 연결하지 않더라도 사용 시간을 대폭 끌어 올릴 수 있는 셈. 외장 배터리는 샤오미 제품을 선택했다. 1만 mAh 용량의 배터리가 배송비 포함 1만 1810원(다나와 최저가)이다.
포켓빔의 용량은 3500mAh다. 1만 mAh면 거의 3번 충전할 수 있는 용량이다. 제조사에서 밝히 포켓빔의 사용시간은 마이크로 SD 카드로 영화 관람 시 약 2.5시간이니, 외장 배터리 하나로 사용 시간이 10시간가량으로 늘어난다. 몇 박의 캠핑도 버틸 수 있으리라.
▲ 샤오미 외장 배터리
꼭 챙겨야할 사운드
영상에서 소리는 중요한 부분이다. 소리가 빵빵하면 훨씬 몰입감이 좋아진다. 미니 프로젝터는 내장 스피커를 지니고 있지만, 성능이 좋을 리 없다. 그러므로 다른 비용은 낮추더라도 스피커에는 최대한 투자를 하고 싶었다.
2채널 스피커도 고려했지만, 야외에서의 사용성을 고려한다면 선택은 휴대용 스피커였다. 디자인과 성능 등을 고려해 고른 제품은 소니 SRS-X2다. 크기에 비해 출력은 20W로 높은 편이고, 부족하기 마련인 저음을 강화하기 위해 작은 스피커에 적용하기 어려운 베이스 리플렉스 구조를 도입했다. 이 때문에 기대 이상의 박진감 넘치는 소리를 들려준다. 다나와 최저가는 7만 620원이다.
▲ 소니 SRS-X2 휴대용 스피커
집안 어디서나 대화면으로 즐긴다
고가의 프로젝터에 비해 미니 프로젝터의 성능은 많이 아쉬울 수 있지만, 100인치가량의 큰 화면으로 콘텐츠를 즐기기엔 그리 나쁘지 않다. 특히 집안 또는 야외 어디서나 간편하게 설치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는 더 높다.
▲ 가성비 위주의 홈씨어터 꾸려보기
단순히 미니 프로젝터에 그치지 않고, 주변 기기에도 조금만 투자한다면 큰 금액 들이지 않고서도 그럴싸한 이동식 홈씨어터를 꾸밀 수 있다. 노트북으로 영화 보는 자취생, 아이와 큰 화면으로 같이 영화를 보고 싶은 부모 등이라면 미니 프로젝터도 눈여겨볼 제품이 아닐까 싶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